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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시30분, 포항시 흥해읍 ‘한사랑교회’의 예배당에는 15명 남짓한 신도가 앉아서 찬양을 했다. 청장년층을 합쳐 30명 이하면 미자립교회로 본다는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 박재열 목사의 기준을 빌리면, ‘한사랑교회’는 미자립교회다. 신도들은 예배가 끝난 후 한 방에 모여 식사를 했다. 점심 메뉴는 ‘카레라이스’. 신도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레라이스를 식탁에 올려두고 정다운 이야기를 나눴다. 목사님부터 집사, 권사님까지, 초등학교 아이부터 장년층까지 허물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여야 하지만 어색했다. 지금은
오피니언
김문구 기자
2014.12.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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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성남시 수정구에서 미자립교회를 운영하던 김성권 목사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생활고 때문에 대리운전 기사 일명 ‘투잡(Two job)을 하던 그는 고장 난 차에서 내려서 다른 차들이 피하도록 수신호를 하다 그를 못 본 다른 차에 치였다. 겸직을 하는 목사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대부분의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겸직을 하는 이들이 상당 수다. 예장합동의 제 96회 총회 자료에 따르면, 미자립교회는 4,112개에 달한다. 이들 교회 다수는 경제적, 심적 어려움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제적 어려
사회
김문구 기자
2014.12.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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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만 명, 2005년 통계청이 실시한 에서 기독교 신도를 통계 낸 결과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의 는 약 860만 명이 넘는 기독교 신도수를 두고 한국교회가 이미 성장기를 지나 쇠퇴기로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앞의 통계청의 결과에서 이단으로 보는 150만에서 250만 명 정도를 제하면 한국교회는 한 세대가 지난 후, 400만 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독교 신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전국 기독교 단체 수와 종사자 수는 매년 늘고 있다. 통계청
사회
김문구 기자
2014.12.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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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철학자 마이클 센델(Michael J. Sandel)은 그의 저서 에서 “내 고장에 대한 애착은 시민들이 개인적 목표와 추구를 넘어 공통의 삶을 공유하고 공적인 일에 관여함으로써 유지될 수 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현대경제연구원의 공동체 의식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를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정도(68.4%, 전국 성인 남녀 809명을 대상)는 공동체 의식 수준을 낮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낮아진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있는 움직임이 있다. 지역주
사회
김문구 기자
2014.11.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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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부 홀잡펠 교수와 신현길 교수 연구실의 지요셉 박사과정생은 남들은 한 번이라도 받기 힘든 *젊은 과학자 상(Young Scientist Award)을 5번이나 수상했다. IPC(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on Probiotics and Prebiotics)로부터 김치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쥐에게 섭취하게 했을 때 쥐의 *장내균총이 변하고 살이 빠지는 결과를 연구한 논문으로 상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이와 관련된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낙엽이 지는 수요일 오후, 느헤미야 3층 3
사회
김문구 기자
2014.11.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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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구를 고르러 나온 어르신들과 여러 공구 가게를 뒤로하고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대구예술발전소(이하 예술관).’ 예술관은 공구골목으로 유명한 대구광역시 중구 달성구에 있다. 외형만 보면, 흔히 보는 예술관의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는 창고다.기능이 사라진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다예술관은 1층부터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옛 창고답게 높은 천장에는 이선규 작가의 이 전시돼 있었다. 검은 한지로 된 검객들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압권이다. *레지던시가 있는 4층에서 설명을 듣기로 했다. 주
문화
김문구 기자
2014.10.15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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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일요일 오후, 포항영일만신항 인입철도(이하 인입철도)가 놓이는 곡강1리를 찾았다. 마을 입구부터 전봇대 곳곳마다 붙어있는 빨간 글씨의 ‘철도 결사 반대’ 팻말과 현수막은 추석이 막 지난, 정겨운 시골의 분위기를 무색하게 했다.안동 MBC 뉴스에 따르면, 주민들은 마을에 측량 깃발이 꽂히고 나서야 을 알게 됐으며 공단이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총사업비 1,814억 원의 공사가 곡강리 전체 주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로 진행된 것이다. 이와 함께 피해보상
사회
김문구 기자
2014.10.0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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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에 관한 기사를 쓰기 전 일이다. 쌀쌀한 가을 날씨를 신문사의 열린 문틈으로 슬며시 맛보며 시간을 죽이던 나에게 토치에 바싹 구워진 울릉도 오징어가 들려졌다. 신문사에 새로 들어온 기자가 고기 구울 때나 쓰는 토치로 열심히 익힌 것이다. 질겼다.오징어를 맛보라고 주는 사람도 있고, 같이 오징어를 열심히 뜯고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나는 고독하지 않았다.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임을 지적하며 “고독을 사랑하는 자는 야수가 아니면 신이다”라는 금언을 남긴 바 있다. 고독은 인간이 견디기 힘든 것이지만 놀랍게도 대한민
오피니언
김문구 기자
2014.09.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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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고독의 사전적 정의다. 세상과 완전히 등지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고독 속에서 맞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홀로 죽음을 맞는 경우를 고독사라고 부른다. 정순둘 교수의 보고서를 보면, 이 용어는 핵가족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일본에서 사용됐다. 개념을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은 유품정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한 요시다 다이치(吉田太一)다. 일반적인 개념에 의하면, 자살이나 타살은 고독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독거노인이 돌봄을 받지 못하고 지병으로 숨을 거두면
사회
김문구 기자
2014.09.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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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은 나에게 '안식처'다학업과 공모전, 대내외활동으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대학생들의 자화상이지만, 잠시 서서 한 걸음 더 앞서 나간 선배의 경험을 듣는 것 또한 그대가 활짝 필 계절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선배의 경험을 듣고 자신의 나침반을 다시 맞추어보자. 선배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더 많은 것과 새로운 것을 꿈꿀 수도 있는 일이다.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졸업, 유엔대학 고등학술연구소(UNU-IAS United Nations University-Institute of Advanced
사회
김문구 기자
2014.09.06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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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을 잡기 위한 여정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았다.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포항시장은 지방자치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며 ▲국가사무를 위임받아 행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 감독하는 등의 권한을 부여받는다. 본지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포항시장 후보자들을 만나봤다. 기호 1번 새누리당 이강덕 후보와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으며, 기호 2번 새정치민주연합 안선미 후보, 기호 4번 무소속 이창균 후보는 후보들의 일정상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방식에 따라 질문과 내용이 다를 수 있다.
사회
김문구 기자, 이해진 기자
2014.06.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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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아픔 “내일, 모레 다 죽어갈 사람들, 정신이 없어서 자기 자녀 이름도 모르는데 증언을 받아 자료관이라도 만들어서 비치해놔야 역사가 남는데…” 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합천 지부장과 인터뷰 내용 중에 나온 말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된 피해자는 2,000여 명, 평균 연령은 79세이다. 많지 않은 수이지만, 이마저도 고령으로 인한 사망으로 줄어들고 있다.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면, 더 는 원폭 피해를 증언해 줄 증인이 사라지는 셈이다. 다시 시작된 악몽 1945년, 그 당시 히로시마, 나가사키에는 강제노
사회
윤예준 기자, 김문구 기자
2014.04.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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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무더운 8월, 경남 합천에서 매년 원폭피해자를 위한 위령제가 열린다. 강제노역으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원폭으로 사망한 원혼과 귀국한 후 피폭에 의한 후유증으로 고통 속에서 살다 숨진 원폭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이다. 여기에는 원폭피해자와 합천 군수, 합천군의회 의장과 250여 명의 유족이 참여한다.같은 달,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평화의 종이 울리면서 추모행사가 시작된다. 일본 총리가 참석하고, 각국 대사와 대표단, 5만 명의 시민이 운집한다. 총리는 일본이 유일한 전쟁 피폭 국가임을 강조하고 평화를 기원한다.같은
사회
김문구 기자
2014.04.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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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개선이 없다면, 패스트패션 시대는 우리에게 환경과 건강 그리고 미래를 요구할 것이다.”패스트패션의 폐해를 지적한 그린피스(Greenpeace)의 기사에 있는 문장이다. 우리가 무심코 구매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티셔츠에는 지구 반대편, 노동자의 눈물과 썩어들어가는 지구의 비명이 들어가 있다. 유니클로, 자라(ZARA), H&M…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SPA(Speciality retaili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들이다. 이런 업체들은 계절별로 상품을 기
문화
김문구 기자
2014.04.0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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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감사합니다.저희 부모님께 하나뿐인 아들이자… 저에게는 세상 유일한 오빠였던… 우리 가족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고 서명갑 소방장을 함께 추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기념회 사이트에 여동생이 남긴 글이다. 한 가족의 가장이자 아들, 오빠였던 고 서명갑 소방장은 폭우로 고립된 야영객을 구조하다 급류에 휩쓸러 순직하였다. 한 해 평균 7명 순직해 지난 2012년까지 5년간, 한해 평균 7명의 소방관이 소방활동 중에 순직했다.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
김문구,윤예준 기자
2014.03.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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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빈 내항 탐방기“……어부들은 폭풍이 잠잠해져 물고기들이 미끼를 쫓아 수면으로 올라올 때를 기다리며 카페에서 북적댔다. 서대기, 놀래기, 홍어가 밤의 여행에서 돌아올 시각을 기다리는 것이다. 날이 점점 밝아 왔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가 묘사하는항구에는 어부들의 삶이 묻어 나온다. 포항 동빈 내항도 마찬가지다. 지난밤의 달빛 같은 커다란 전구를 하나 매단 조그마한 고깃배가 서서히 내항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배들은 먼바다에서 갖가지 해산물을 싣고 와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배
문화
김문구 기자
2014.03.04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