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한동인

 

 

한동은 나에게 '안식처'다

학업과 공모전, 대내외활동으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대학생들의 자화상이지만, 잠시 서서 한 걸음 더 앞서 나간 선배의 경험을 듣는 것 또한 그대가 활짝 필 계절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선배의 경험을 듣고 자신의 나침반을 다시 맞추어보자. 선배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더 많은 것과 새로운 것을 꿈꿀 수도 있는 일이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졸업, 유엔대학 고등학술연구소(UNU-IAS United Nations University-Institute of Advanced Studies) 인턴, 유엔환경계획 (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참여. 강정훈(국제어문 06학번) 동문의 이력은 ‘나’보다는 ‘남’을 향해있다. 현재 유엔환경계획에 속해있는 빈곤퇴치 및 환경계획(PEI Poverty-Environment Initiative)팀에서 ‘배워서 남 주자’는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보이스톡을 통해 인터뷰했다. 한동대가 ‘안식처’라고 말하는 그는 요즘도 힘들 때 한동대에서 만난 친구들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일 년에 한 번씩은 학교를 방문해 채플에서 예배도 드린다고 한다. 뼛속부터 한동인인 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Q UNU-IAS의 인턴을 거쳐 UNEP에서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감이 어떻습니까?

인턴을 하면서 국제기구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있지만, 인턴이 하는 일의 범위가 매우 좁아서 넓게 알기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인턴을 하면서 환경 관련 분야로 더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직원처럼 더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6개월간 일을 했어요. 아직은 인턴이랑 비슷하죠. 인턴 때와 같이 배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있는 곳이 UNEP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입니다. 일하다 보면 한국인들이 많아요. 이분들이 다들 일도 잘하고 또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저도 폐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어떠한 경로를 통해 유엔에서 일하시게 됐나요?

유엔에서 일할 수 있는 경로는 매우 다양합니다.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와 같은 곳에서 파견 나오는 방법, 유엔에 계약직으로 오거나 UNEP의 정직원으로 오는 방법 등이 있어요. 그 중 제가 일하게 된 프로그램은 그 중 유엔봉사단(UN volunteer)입니다. 유엔봉사단은 외교부와 UNDP가 함께 주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유엔봉사단 소속으로 UNEP에 파견돼 일하고 있습니다.

Q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소속된 곳이 빈곤퇴치 및 환경계획 팀인데, 저희 팀의 목적이 ‘빈곤퇴치와 환경보호를 함께 이루자’ 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개도국이 정책을 세울 때 미처 고려하지 않는 환경, 가난, 성별과 같은 문제들을 정책에 장려하고 이러한 효과가 소규모 지방에까지 닿게 하는 것이 주요 업무입니다.
사실 이곳에서 제대로 직원처럼 일한 지가 6개월, 성취감을 느낄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면, 저희가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네팔의 시골 지역에 간 적이 있어요. 그 지역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피드백도 받고 지역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봤을 때, 나도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사업에서 단점도 있었지만 지역 사람들이 어떤 점은 만족해하고 있는 모습에 성취감을 느껴요

Q 국제기구를 목표로 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4학년 때 생겼고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논문 공모전에 <기후변화협약체제 대응을 위한 기후 관련 지원우선지수 개발 연구>라는 논문으로 참여하게 됐고, 그때 비전을 정하게 됐습니다.
공모전에 입상해서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UNFCCC 17차 당사국 총회’에 참여한 뒤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비전이 확고해졌습니다. 이후 기후변화와 환경과 관련된 일을 찾다가 국제기구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꼭 국제기구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국제기구에 환경과 기후변화와 관련한 흥미로운 일들이 많으니까 이 분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었죠.

Q 국제기구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사실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작년부터에요. 인턴을 하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준비했죠.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이 있지는 않아요. 목표로 하는 기구에서 요구하는 학위와 경력을 확인해야죠. 저는 국제기구를 위해 준비했던 것은 아니지만, 환경이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유엔회의도 여러 차례 가봤고 한국에서도 연구소라든지 아니면 관련 단체에서 일해본 적도 있고요. 국제기구에서 이런 경력들을 눈 여겨 본 것 같습니다. 그때는 국제기구가 아니라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아서 지원했지요.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일본 인턴(UNU-IAS)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도 국제기구가 원하는 스타일로 쓰기 시작했고 인턴을 하면서도 유엔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일자리를 계속 주시했고요.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구가 있으면 지원할 생각도 하고 있었고요.
경험이 중요해요. 유엔은 학점도 적지 않고, 영어성적을 기재하는 난도 없어요. 채용공고가 뜨면 유관분야에 경험 필요, 석사학위 이상 정도만을 요구해요. 그래서 지원하는 기구에 내가 가진 경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경험이 기구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채용을 판가름을 내는 요소지요. 저 같은 경우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경험이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구에서 선호했던 것 같아요.
어학능력은 뛰어날수록 좋지만, 기본적인 언어 습득능력이 있으면 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만 잘한다고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으니까요. 영어소통이 자연스럽게 된다면 훨씬 좋겠지만, 필수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괜찮아요.

Q 현재 가지고 계신 장기적인 비전이 있나요?

한동대에 다닐 때부터 기후변화와 환경 변화로부터 오는 피해를 막는 데 이바지를 하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어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높은 관심에 비해서 기후변화로 인해서 피해 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 같아요. 방글라데시나 아이티 이런 곳들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으니까 피해가 엄청납니다. 요즘에는 새로운 비전을 세웠습니다. 기후변화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 새로운 비전입니다.

Q 한동대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제 성향이랑 잘 맞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대는 역사가 짧습니다. 사회적 평판과 인식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학교죠. 다른 학교에 비해 국제적인 감각도 많이 가지고 있는 학교이기도 하고요. 여러 곳에서 이미 활약하고 있는 훌륭한 선배들을 보고 난 후 주저 없이 선택했습니다.

Q 학교에 다니면서 어떤 문화가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단연 팀 문화를 꼽고 싶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고마웠던 점은 팀제도가 있어서 교수님들로부터나 선후배 관계로부터 배운 부분이 많았던 것입니다. 어느 대학이나 그 분야에서 똑똑하시고 촉망 받는 훌륭한 교수님들께서 계십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마주하고 얘기도 하고 BBQ도 하고 MT도 가는 학교는 많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것들이 큰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느낀 것인데 팀 문화에서 배울 점이 선후배 관계에서의 예절도 있겠지만, 인성교육에 대한 측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버지 같은 교수님, 형, 동생과 함께 지내는 작은 공동체를 줬기 때문에 막 나가지 않고 예절도 배우고 서로 간의 비전도 나누면서 인성이 팀 문화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형, 동생들과 생활하면서 양보할 줄도 알고, 참을 줄도 알고, 배려할 줄도 알고 그런 면을 많이 배웠어요.

Q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활동이 있으신가요?

김준형 교수님의 국제관계학입문이었습니다. 국제 관계뿐만 아니라 가치관을 많이 배웠어요. 세상을 바라볼 때 그냥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관점을 가지고 바라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상주의적 관점이나 현실주의적 관점 또는 마르크스주의적 관점과 같은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수업이었어요. 제 나름의 세계관을 세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또한,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연락하는 친구들은 거의 다 총학생회 친구들이에요.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학교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애교심도 많이 생긴 것 같고요. AS로망이라고 학번 축구 동호회도 했는데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즐겁게 놀았어요. 생각이 많이 나네요.

Q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찾고, 싫어하는 것도 무엇인지 찾아서 배제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쪽으로 집중해서 졸업할 때에는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도 알고 나오면 앞서 나갈 수 있어요. 저보다 나이가 많아도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아쉬움을 느껴요. 대학생 시절이 그런 것들을 찾을 여유가 많을 때입니다. 사회에 나오면 돈도 벌어야 하고, 쉽게 여유를 갖고 그런 것을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공부는 기본적으로 열심히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빨리 찾아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사회에 나와서 혼란이 오지도 않고 빨리 치고 나갈 수 있거든요. 좋아하는 쪽으로 하면 즐겁고 일이 잘 풀려요. 계속 기회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계속 경력과 경험을 쌓아나가다 보면 좋은 것들이 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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