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방역, 대답 없는 메아리.

잠에서 깨어 휴대폰을 들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78명…이틀째 400명대 후반.” – 동아일보

대전 학원매개 코로나19 확진자 속출…중.고생서 가족으로 연쇄감염”- 한국일보

오늘도 어김없이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나 보다.

 

신발을 신고 생활관을 나왔다.

행복해 보이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인 평봉필드,

행복관 벤치에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휴대폰 속 세상과 한동은 사뭇 다르다.

 

같은 대한민국을 살지만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한동대학교는 평화롭다. 그리고 이질적이다. 마냥 평화로울 찰나,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우리, 진짜 이래도 되는 걸까?

 

한동대학교(이하 한동대)가 코로나19 속 세 번째 학기를 맞이했다. 한동대 교무처는 지난 2월 3일 2021-1학기 수업방식이 대면 및 비대면 병행으로 운영될 것임을 공지했다. 이에 지난 학기 대비 많은 학우들이 기숙사에 입주했으며, 대면 수업의 비율도 높아졌다. 한동대는 코로나 TFT구성,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등 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곳곳에서 한동대가 스스로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동대가 코로나19 상황에 세운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짚어봤다.

 

학교당국은 어떻게?

지난 2월, 한동대는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한동대학교 대응 매뉴얼’(이하 코로나 매뉴얼)을 개정했다. 해당 개정에 의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매뉴얼이 세분화됨에 따라 전년도 대비 코로나19 방역이 한층 강화됐다. 해당 매뉴얼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학교 당국이 제시한 기준을 확인했으니, 기준대로 방역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본지는 학교 당국이 제시한 기준대로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고자 설문을 진행했다. 위 매뉴얼을 기준으로 지난 4월 1일부터 5일까지, 본교생을 대상으로 ‘한동대 코로나19 대응 조치 현황’에 관한 설문을 ‘구글 폼’에 담아 진행하여, 총 68명의 응답을 받았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 방역 물품 비치 및 시설 관리 등”은 대체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다중이용시설(기숙사, 도서관, 식당, 대형 강의실 등) 출입문에 손소독제는 부족함 없이 상시 비치돼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 68명 중 66.1%(45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또한 교내 다중이용시설의 자주 접촉하는 부분(엘리베이터 버튼, 강화도어 손잡이 등)에 항균 동 필름이 부착돼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68명 중 50%(3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추가로 항균 물티슈 배치 등의 질문에서도 대체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아스 메디컬 고준태 원장(이하 고 원장)은 추가적으로 학교가 하고 있는 방역 조치 및 노력에 관한 질문에 “학교 당국에선 안전한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열이 있는 경우 격리실로 격리, 지속적인 공지를 위해 주의를 주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야외에선 비말이 분산되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이 낮으므로 야외 테이블을 더 많이 마련했으며,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게 상대적으로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를 더 잘 활용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한동대 학생들은 어떻게?

 

학교 당국에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 학우들 사이에선 어떻게 지켜지고 있을까? 본지는 지난 4월 1일부터 5일까지, 본교 학우들 대상으로 ‘교내 방역지침 준수 여부’에 관한 설문을 ‘구글 폼’에 담아 진행하여, 총 68명의 응답을 받았다. 이 중 생활관, 셔틀버스에 관한 질문은 생활관 거주자 및 셔틀버스 이용자인 각 58명, 62명의 응답을 받았다. 설문 조사 결과, 다중이용시설에선 ‘출입 시 손소독 및 마스크 필수 착용’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68명 중 현재 생활관 외 교내 다중이용시설(도서관, 식당, 대형 강의실 등) 출입 시 손소독 및 마스크 착용을 한다고 답한 학우는 86.1%(59명)이다. 그러면 생활관 상황은 어떨까?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생활관에선 ‘비접촉식 체온계로 매일 체온 체크, 손 세정제로 소독 후 입실’은 양호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설문에 응한 58명 중 생활관 출입 시 비접촉식 체온계로 매일 체크하고, 손 세정제로 소독 후 입실한다고 답한 학우는 63.8%(37명)이다. 기숙사 온도 체크 관리에 대한 비판 의견도 존재했다. 설문조사에 답한 학우 중 한 명은 “기숙사 온도 체크 의무화 중이고 따르지 않을 경우 벌점을 가한다고 알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온도 체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며 “그에 따른 벌점도 없는 것 같아 점점 사람들이 온도 체크를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동에서 코로나가 발생하면 접촉자는 셀 수 없이 많이 발생하기에 학교와 기숙사에서 책임을 지고 불이익을 주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라고 덧붙였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편 학우들 사이에서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존재했다. 설문에 응한 68명 중 수업 후 강의실 내 비치된 항균 물티슈를 이용해 본인 책상을 닦는다는 학우는 3%(2명)에 불과했다. 보통이라 답한 학우는 4,4%(3명)이었고 응답자의 92.7%(63명)이 아니라고 답했다. 한동대에 재학 중인 A 학생(상담사회, 20)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동대 코로나 매뉴얼에 이런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라며 “방역이 가장 중요한 때인 만큼 수업 시간 전이나 안내문으로 이에 대한 명확한 공지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생활관을 제외한 교내 다중 이용시설 중 다수의 학우들이 이용하고, 특정 시간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은 교내 식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내 식당 대기 시 거리 두기에도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68명 중 교내 식당에서 대긴 줄을 설 시, 앞뒤 사람 간 거리 두기를 안 한다는 학우는 72.1%(49명) 이었다. 셔틀버스 탑승 대기 거리 두기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설문조사에 응한 62명 중 학교 셔틀버스 탑승 대기 시 앞뒤 사람 간 거리 두기를 한다는 학우는 16.2%(10명)였고, 64.5%(40명)의 학우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본지와의 설문조사에서 한 학우는 “방역 시스템은 그럴듯해 보이나, 평동 모임, 학관 식사 줄 서기, 학관 2층 책상 등에선 방역수칙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국가근로 학생을 선발하여 코로나 방역수칙 요원을 좀 더 배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그렇다면 학우들의 동선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한동대 코로나 대응 매뉴얼에선 “건물, 강의실, 기숙사, 행정실 및 지정장소 출입 시 “스팟테일(비접촉식 동선 기록 시스템)App 의무 기록”이라는 사항을 명시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스팟테일’ APP 의무 기록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68명 중 72%(49명)은 스팟테일 APP 의무 기록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B 학생(ICT 창업, 17)은 “스팟테일 어플 공지는 몇 번 봤으나 실제로 사용하는 학생은 못봤다”라며 “사용방법에 대한 교육 및 공론화가 명확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고 원장은 “초반에는 스팟테일 같은 방식을 이용한 방식이 중요했으나, 지금은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가 25~30% 되고 사회 저변에 조금씩 퍼져있기 때문에 확진자의 주변을 열심히 추적하는 검사의 중요성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관리 방식이 바뀜에 따라 스팟테일을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한동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및 5인 집합금지 조치는?

정부는 현재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5인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한동대도 해당 조치로부터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지난 4월 1일부터 5일까지, 본교 학우들 대상으로 교내 야외시설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준수에 관한 설문을 ‘구글 폼’에 담아 진행하여, 총 68명의 응답을 받았다. 설문 조사 결과, 교내 야외시설에서 5인 이상 집합 금지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준수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우가 88.2%(6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설문조사에 답한 학우 중 한 명은 “다른 부수적인 것보다도 모임을 자제하는 게 아닌, 금지되도록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야외 테이블 혹은 팀원들끼리의 활동도 좋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5인 이상 모임을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른 학우는 “수업 외 시간에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이제는 강압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학교 당국의 강한 조치 시행을 제안했다.

학교 당국 매뉴얼을 살펴보자. 한동대학교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기본 원칙에는 “학생 대상 감염병 예방교육 강화, 환경 위생관리 및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감염 예방 철저”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고 원장은 “학교에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학생 자신들이 준수해야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야외는 실내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식사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대화해야 하고 서로 간의 간격을 띄우고 식사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협조를 강력히 요청했다.

 

방역은 누구의 몫?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는 매일 500명을 넘는 수를 기록하고 있다.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욱더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본지의 설문조사에서 한 학우는 “이 문제는 정말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보며 비유로 표현하자면,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가에 데려 놓을 수 있는 모든 최선의 방안을 강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감염병 사태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하에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학교 당국에선 명확한 공지 및 방역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매뉴얼에 명시한 ▲ 야외 및 교내 다중이용시설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관리 ▲ 생활관 온도 체크 필수 관리 등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학우들 또한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 고 원장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코로나의 감염력은 떨어졌으나, 학생들이 마스크 사용을 지혜롭게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질병은 감염원이 들어오는 요소가 있고, 방어적인 요소(면역)이 있다.”라며 “감염원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잠을 푹 자고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노력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를 함께 헤쳐나가며 학교와 학우들의 협조가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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