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세빈 기자 leesb@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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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켰다. 사람들의 이동이 감소하면서 소비시장이 위축됐고, 이는 지역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포항시의 경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에 위치해 경제적인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큰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포항시 내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대학 근처 상가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특히 한동대가 1학기 전체 온라인 개강을 결정하면서 양덕동과 육거리 지역의 상권은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본지는 양덕동과 육거리에서 영업하는 업주들이 처한 경제적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자 업주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대학생이 사라진 대학 상권, 양덕동

 

지난 4월 27일 오후, 평소라면 대학생들로 북적였어야 할 양덕동이 잠잠하다. 한동대와 포항대가 온라인으로 개강하면서 지역 상권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의 온라인 개강 결정은 양덕동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양덕동 카페 ‘그냥 커피 주세요’의 사장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절반밖에 안된다”라며 “올해부터 HGU shop에 등록돼서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한동대의 오프라인 개강이 늦춰지면서 별 효과를 못 봤다”라고 말했다. ‘설빙 양덕점’의 사장은 “계절상품 특성상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보다 매출이 70%나 감소했다” 라며 “개강까지는 버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동대가 한 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결정하면서 운영에 더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태는 비단 요식업계만의 사정이 아니다. 양덕동 PC방 ‘PC토랑’의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면서 직원 없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매출 감소를 넘어 적자에 도달한 매장들도 존재한다. 양덕동 만화카페 ‘만화라떼’의 사장은 “매출이 작년 대비 90%나 줄었고 곧 문 닫아야 될 상황이다”라며 “평일의 경우는 문 열어봐야 적자가 나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또한 만화라떼의 사장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월세, 전기세도 안 나오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양덕동 양식당 ‘배고픈 은태’의 사장은 “장사한지 4~5개월째인데 통장에 있는 장사 예비자금이 오픈했을 때보다 감소한 상태이다. 장사 초창기때 벌어들인 돈을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잃은 상황이다”라며 “*1고정지출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요즘 들어 점심시간엔 혼자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이세빈 기자 leesb@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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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끊긴 시내, 육거리

 

육거리의 소상공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상당수가 육거리 중앙상가를 방문한 이력이 나타나면서, 육거리를 방문하는 포항시민이 크게 감소했다. 육거리 카페 ‘사랑싸개’의 사장은 “당시 확진자의 동선 때문에 중앙상가가 거의 공황상태에 빠졌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포항시 내 대학들이 온라인 개강을 진행하면서 대학생 할인 제휴 매장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중앙콘택트안경’의 사장은 “이번 3, 4월달 매출이 전년 대비 6~70%가 감소했다”라며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내줄 여건이 안 되다 보니 직원들을 교대로 무급 혹은 유급 휴가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육거리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지진 등의 피해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재 육거리의 소상공인들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이전보다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이다. 육거리에 위치한 ‘일번가 공인중개사사무소’ 임동현 공인중개사는 “코로나19 이후로 매장 폐업률이 증가했다”라며 “(육거리의 경제가) 코로나19가 오기 전부터 힘들었는데,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손님들이 감소하게 되어 상인들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 공인중개사는 “많은 상인들이 폐업을 하고 싶어도 임대차 기간 때문에 폐업도 못하고 있다. 매장의 문을 열어도 손해를 보고 안 열어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울상 짓는 전국의 소상공인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의 소상공인 경제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손님이 감소하면서 매출의 급격한 감소는 물론, 폐업까지 고려하는 매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 동안 서울 시내 음식점 1700여 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중소기업부에 접수된 폐업 지원 신청만 1600여건에 달한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아르바이트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문제도 발생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9만 5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 4천명, *2무급가족종사자는 8천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는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않고 사장 혼자서 경영하는 가게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대구경북지역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 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3월 대구경북 *3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4.6으로 전월(92.8) 대비 18.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78.4)보다도 3.8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포인트 미만이면 앞으로의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4개월 뒤인 9월 대구경북 소비상황을 예상하는 소비지출전망*4CSI(소비자동향지수)는 85 포인트로 전월(103) 대비 1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지수가 100 포인트보다 낮다는 것은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나선 포항시

 

포항시는 *5추경예산을 편성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 4월 13일 코로나19 대응 예산으로 2693억원을 추가 편성하여 총 2조 2786억원의 추경 예산 편성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추경 예산 중 소상공인 지원 예산으로는 매출액이 1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들에게 50만원을 지원하고, 확진자 동선 공개업소에 3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 예산은 176억원이 편성됐다. 또한 지난 3월부터 매출액 1억 5천만원 이하의 포항시에 주소를 둔 소상공인에게 한 업체당 최대 50만원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사업에 23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이외에도 상하수도 요금 감면에 40억원, 중소기업 *6이차보전금 추가 지원에 25억이 편성됐다.

 

지역사회에서도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포항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포항사랑 나눔 착한 임대료 범시민 운동’을 전개하여, 포항시 내 민간 건물주들이 임대료 인하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4월 10일 기준으로 617개의 업소가 해당 운동에 참여했고, 지금까지 해당 운동이 포항지역사회의 건물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배고픈 은태’ 사장은 “건물주분께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3개월 치 월세를 10% 인하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동대 학생들이 저희 가게를 많이 찾아와 주셨어요. 학생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은혜를 입고 있습니다(‘배고픈 은태’ 사장)”, “근 2년 동안 알바생들을 한동대 학생들로만 쓰고 있어요. 한동대 학생들에겐 항상 고마운 마음이 많습니다(설빙 양덕점 사장)”, “한동대 학생들이 이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하나님께 겸손하고 담대하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사랑싸개 사장)”.

취재 과정에서 전달받은 양덕과 육거리의 상인들이 한동대 학생들에게 전하는 감사와 격려의 말들이다. 상권을 이용해준 한동대 학생들이 그들의 영업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대학생인 우리도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지역 상권 살리기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개인과 사회적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은 지역상권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고정지출: 월세나 세금 등과 같이 정기마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금액

*2 무급가족종사자: 자영업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으로서 임금을 받지 않고 해당 사업체 정규 근로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종사하는 사람

*3 소비자심리지수(CCSI):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총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하여 합성한 지수.

*4 소비자동향지수(CSI): 매월 한국은행이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전망 등을 조사하여 지수화한 것.

*5 추경예산: 예산이 성립한 이후에 생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예산

*6 이차보전금: 이자 차액을 보상해주는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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