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이 체험하는 글로벌 VS 학교가 지향하는 글로벌
- Handong Global University, 그리고 체감 못하는 학생
- 글로벌 교류,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
- 학생 심층 인터뷰, 국제처장 인터뷰

“영어강의는 들어도 잘 이해가 안 가요”,”국제 학생들? 여기 많죠. 근데 저랑은 그다지 관련 없어요.”

 

HGU, Handong과 University 사이에는 Global이 있다. 본 뜻은 글로벌이 중심되는 정체성이었겠으나, 현재 많은 학생들은 글로벌적 삶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동대학교의 교육 이념과 교육목표에 의하면 한동대는 글로컬화', ‘창의융합을 바탕으로 한 학문적 탁월성', ‘인성·영성 교육'을 세부 목표로 교육을 해야 한다. 한동의 이념과 비전을 설명하는 한동 비전 선언문은 글로벌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동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으로 민족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21세기 지도자들을 교육하는 국제적인 대학교가 될 것이며, 탁월한 자질과 훌륭한 기독교적 인성, 특히 정직과 봉사의 희생정신을 겸비한 새로운 지도자들을 배출할 것이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대학교에서 학생들은 제한적으로만 글로벌함을 체감하고 있다. 11명의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한동대에서 경험한 일 들 중 어떤 글로벌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을 때, 11명 중 9명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한동대의 글로벌을 생활로 체감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동에서의 글로벌은 단순한 명칭이 아닌 정체성이다. 다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바와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분명히 다른 학교보다 열려있는 소통의 문화는 글로벌인 것 같은데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간극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동전의 앞뒤 : 글로벌, “우리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사전적으로 ‘글로벌’은 세계화, 전 세계의 사람, 기업, 국가 간의 교류가 막힘없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대학교는 “언어”라는 벽을 두고 한국 학생과 해외 학생으로 분류되어 있다. 본지는 한국 학생들과 국제 학생들, 각 그룹이 생각하는 ‘한동대의 글로벌 정체성이 가지는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 학생 11명과 국제 학생 8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설문을 진행하였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학생들이 생각하는 글로벌 : “다름에 구애받지 않는 교류”

글로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두 집단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집단 모두 글로벌화의 기본은 교류이지만, 실제 국내 학생들과 국제 학생 사이 교류는 많지 않다고 응답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11명의 한국 학생들과 8명의 국제학생들은 입을 모아 글로벌의 요건으로 “상호 간의 자유로운 교류”를 이야기했다. 인터뷰에 응답한 11명의 한국 학생 중 7명은 “국제 문화권 간의 교류”를 글로벌 정체성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김한욱(전산전자,20)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를 이해 및 존중하며 지내는 것”이라 답했고, 김진영(경영경제,20)은 “언어나 문화의 차이에 제약을 받지 않고 세계 어느 나라의 사람이든지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 답했다. 8명의 국제 학생들 역시 한동의 글로벌을 “다름에 구애받지 않는 교류”로 정의했다. 국제학생 A(커뮤니케이션,20)은 “자신의 배경, 국가, 민족의 틀에 제한되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현상”이라 답했고 B씨(글로벌리더십,20)는“전 세계 사람들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에 응한 8명 중 7명의 국제학생들은 다름(Different)과 교류(Interaction)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각자가 생각하는 글로벌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과 국제 학생, 두 그룹이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교류”에 대해 “잘 이뤄지고 있는가?”를 물었을 때에는 둘 모두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교류가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상호 간의 언어 차이”였다. 한국 학생들은 “국제학생과 교류했던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음. 찾으면 교류할 수 있는 길은 있었겠지만 영어 울렁증 때문에 딱히 하지는 않았다.”, “아마 제가 속한 동아리도 외국인이 없었고 더불어 수업 중에 외국인이 있더라도 교류할만한 기회 및 매개체가 없어서 그런듯하다.”라고 답하며 국제학생과 교류하는 경험이 없음을 나타냈다. 국제학생 역시 “다양한 한국 학생과 교류했던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내 친구들은 거의 다 국제사회에서 왔고 나는 아직 한국 친구가 많지 않다.”,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국제관 외의 한국인들과 교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로써 국제학생들 역시 국제관 밖의 한국 학생과 교류하는 경험이 거의 없음을 나타냈다. “교류”가 글로벌을 실현하는 요건임에는 동의하지만, 언어적 차이로 인해 교류를 시도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셈이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 “모든 활동을 따로 하니까 만날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실제로 한국 학생 서면 인터뷰 당시 질문이 되었던 “한동글로벌대학교가 더 글로벌 해지기 위해 실시했으면 하는 행사나 제도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채아(경영경제, 20)는 “수업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영어로 꼭 해야 하는 수업은 한국어를 쓸 여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고 또한 서예진(ICT창업, 20)은 “영어수업 시간에 영어 시험을 쳐보니 실제로 쓰이는 부분의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시험이었다. 한동에서 정작 영어 100% 수업을 듣거나 외국 친구들과 교류하는 등 정말 글로벌을 위한 기초 발판이 되는 영어 실력을 측정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라고 답하며 현재보다 체계적인 언어교육을 요구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국제학생들과 한국학생들의 생활권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교류가 안되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한동 학생들에게 “한동에서 RC와 관련된 글로벌적인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물었다. 이에 대해 한권희(국제지역,20)는 “일단 내가 속한 RC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본 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언어장벽이라든가 문화적 차이, 생활패턴 등의 차이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라고 답했고 또한 박예은(생명,20)은 “모든 활동을 따로 하니까 만날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고 답하며 생활권 자체의 차이로 인한 교류 부족을 설명했다. 국제학생 A씨(커뮤니케이션,20)는 “나는 국제관에 살고 있고, 나는 국제관이 너무 좋다. 나는 이곳에서 여러 국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국제 기숙사가 다른 기숙사와는 격리된 느낌이었다.”라고 답하며 국제학생 역시 생활권의 차이에 의한 교류 부족을 언급했다.

 

학교가 생각하는 글로벌 : “교류하는 글로벌 소통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한동대학교가 추구하는 글로벌의 근본은 글로벌 크리스천 마인드를 갖는 것입니다.”

 

사진 : 이세빈 CD

 

"한동대학교가 바라보는 글로벌 정체성의 핵심은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한동대학교는 성경 안의 말씀에 기반하여 지어졌고 예수님은 어느 한 국가만 사랑하시는 것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 모두의 사랑하십니다. 한동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이라는 정체성을 부여받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 이란 성경적인 삶 즉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학교가 지향하는 글로벌의 방향성은 학생들이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으로서 필요한 소양과 능력을 갖추어 세상에 올바른 영향력을 끼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

 

“사실 한동에서 말하는 글로벌 시티즌십의 삶을 살기 위해선 은 글로벌 역량인 언어와 IT 등을 기반으로 한 소통 능력과 전문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능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문제와 필요를 해결해 주는 것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이 글로벌 성경적인 삶을 사는 것의 근본에는 크게 3가지 기본적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는 창세기 1장 27절과 28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인간을 존중하는 마인드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우리를 창조하셨기에 '저 사람이 나만큼 귀하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청지기적인 마인드입니다. 28절에서 나오는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라는 말같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 자원과 환경을 잘 관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힘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창세기 12장 3절에서 볼 수 있는 복의 통로가 되는 자 (복덩이)의 마인드입니다. 사람들에게 받으려 하기보다는 앞서 명시한 마인드들을 갖춘 인간으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실체화하는 통로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소명을 따라가면 책임질 것도 많고 어떤 때에는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의 소소한 행복도 중요하지만 섬기는 공공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안에서 경험하게 되는 보람, 소망과 기쁨, 그리고 삶의 의미를 우리 학생 여러분이 체험하기를 궁극적으로 소망하고 있습니다.”

 

한동대학교 측에서는 학교 당국의 글로벌 정체성에 대해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십”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학교 측에서는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 양성”을 위해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동대는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 양성이라는 글로벌 정체성 아래 일관적인 정책들을 펼쳐 왔다. 원재천 법학부 교수 (국제처장) 은 인터뷰를 통해 한동에서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 양성을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 “글로벌 지표로서 국제 교류에 힘쓰고 있다.”

한동대학교는 원활한 국제 교류를 위해 미국, 유럽에 있는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교환학생 제도와 다양한 인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티즌’이라는 측면에서 타국에서의 국제사회 경험을 촉진하고자 도입한 제도로 교내에서만 글로벌 정체성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국제사회에 부딪혀 볼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 볼 수 있겠다.

 

둘째, “해외 대학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영어 비율이 높은 교육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한동대의 강의는 학부 별로 30-40% 영어로 진행되고 있고, IT/ GM/UIL 같은 학부에서는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의 비율이 타 학부에 비해 100%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많은 외국인 교수들이 한동대 안에서 교육하며 같이 생활하므로 글로벌 학문과 생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유학을 가지 않아도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로 글로벌 선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원 교수는 “글로벌 경험과 교육을 바탕으로 길러진 역량을 활용하여 글로벌 개발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답했다. 대표적으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인 선교 중심의 개념을 지키기 위해 한인세계선교사 대회 등 각종 선교행사를 유치하여 공동 주최하고 있고, 전 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에 설립되고 운영되고 있는 기독교 대학의 교수요원과 지역개발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글로벌 석사/박사 과정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가 지향하고 있는 글로벌의 양상은 단순히 국가와 국가 간의 의사소통 안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지구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우리 학생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글로벌 크리스천의 청지기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의 명확한 입장이다.

 

결론 :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학교의 글로벌 정책과 제도가 학생들에게 잘 스며들어야 할 것이다.

학교는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십”이라는 정체성 아래 거시적 관점에서 글로벌을 바라보고 있고 학생들은 글로벌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교류와 존중’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것을 스스로의 글로벌 정체성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학교와 학생 간 인식의 괴리는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서로 하나의 관점을 공유해야 할 문제이다.

 

학교가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앞선 인터뷰에서처럼 한국 학생들과 국제학생들의 생활을 언어적 그리고 분리된 RC의 측면에서 자세히 조사해보고, “존중과 교류”의 결함이 있는 곳을 찾아 충분히 채워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스스로 말하는 글로벌 크리스천 시티즌십으로써 글로벌 정체성을 정확히 명시하고 학생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물론 학생들도 각자 익숙한 삶의 울타리를 넘어 글로벌 신앙공동체 체험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이미 학교가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학생들이 학업과 관계적인 부분에 대해서 서로 어울리는 일이 별로 없고 서로 간의 언어와 문화적 장벽은 분명히 존재하며 상호 간의 화합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지만, 학생들은 분명히 생활 속에서의 글로벌한 삶을 살기를 원하고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를 원하고 있다.

 

한동대는 영어 이름이 ‘Handong Global University’이다. 글로벌 정체성은 기독교 신앙의 기본적인 본질이기도 하다. 우리 한동대가 추구하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잔잔한 학생들의 목소리와 필요에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지금까지 멘토 멘티 제도와 영어예배 등 갖가지 글로벌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외국 경험이 없거나 기본적인 언어능력이 한계가 있는 학생들에겐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여전히 높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고 글로벌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선 먼저 나누어진 RC를 하나로 묶어주거나 일정 기간동안 국제관 생활을 의무화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 학생과 국제학생 화합을 도모하는 ‘인터내셔널 Week’ 등 새로운 RC 연합 이벤트를 더욱 활성화해보는 것도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번 학기 급속한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고 남미 출신 한 학우를 돕기 위해 헌혈을 하고 모금하는 운동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분명히 우리 한동대는 기독교 대학으로서 태생적인 글로벌 공동체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학교와 학생들이 더욱 글로벌 정체성을 실천하고 구체적으로 현실화하는데 더욱더 마음과 힘을 합쳐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일러스트 : 이지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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