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장순흥 총장이 한동대의 총장직을 역임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현재 한동대가 마주한 문제와 총장이 바라는 한동대의 모습에 대해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김정원 기자 kimjw@hgupress.com

 

Q 지난 6월에 한동대의 정신적 지주이셨던 김영길 초대 총장님이 별세하셔서 많은 한동대 관계자들이 슬퍼했습니다. 총장님은 지금 한동대를 이끌고 계시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부담이나 더 큰 슬픔으로 느껴졌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물론, 저도 여러분과 똑같이 애석했죠. 은퇴하셨지만 저는 동역자라고 봤어요. 정말 오랜 동역자를 잃어서 정말 아쉽더라고요. 인간적으로 슬픈 건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은 그분이 꿈꿨던 비전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더 발전되게 하는 거예요. 한동대가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는 대학이 되었으면 좋겠고, 세속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죠. 

 

Q 한동대 초창기부터 한동대와 함께해오신 1세대 교수님들이 대부분 은퇴를 하셨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의 빈자리를 충원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학생과 좋은 교수님을 뽑는 게 제일 중요하죠. 좋은 학생과 교수님을 뽑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합니다. 저희가 그동안은 공모만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좋은 분이 있으면 특채도 하면서 연중으로 찾고 있어요. 공모만 가지고는 (좋은 교수님을 찾기) 힘들어요. 타이밍이 안 맞을 수도 있고. 참 사람을 찾기 어려워요. 신앙도 좋고, 실력도 있고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찾는 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또 그 두 가지를 갖추고 있는 분이 또 한동대에 와야 하는 거잖아요. 그분이 미국에 있겠다, 서울에 있겠다 그러면 할 말이 없는 거죠. 그래서 우선 좋은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을 데리고 오기 위해서 최대의 설득과 지원을 해야죠.

 

Q 교수님들은 전반적으로 한동대에 만족해하시는 편인가요?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좋은데 만족도가 떨어지는 단 한 가지가 있죠. (가족이랑) 직장이 여기 있으면 좋은데 직장이 수도권이 더 많다 보니까, 떨어져 있다 보니까 (수도권과 포항을)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지치는 사람들에게는 만족도에 문제가 있어요. 그리고 학술 활동이나 많은 활동이 서울에서 이루어지니까 그런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나는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해요. 행복한 사람을 우리가 뽑아야 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인문계열 학부와 자연계열 학부의 지원이나 전임 교수 재적수 등이 차이가 나면서 인문계열 학부들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건 여러분도 알다시피 절대로 그런 게 아니에요. 요즘은 자연계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지원해요. 통계를 보면 알아요. 자연계열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하니까 거기에 맞추는 거죠. 자연계는 (지원을) 더 늘렸다든지 이런 게 아니에요. 정원이 없잖아요. 여러분의 선택에 맞춰서 그렇게 하는 거예요. 지방대학에서 이공계 교수를 뽑는 게 쉬운 게 아니에요. 저는 얼마든지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맞추는 거죠. 그게 기본 원리고요. 나는 절대로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요. 우리 학교 교수들이 이공계에도 인문계적인 자질들이 많아요. 그리고 나는 학생들이 인간도 알고 인문과 사회도 알고, 기술도 알아야 한다는 게 철학이거든요. 우리 학생들이 양쪽을 다 하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이 내가 보기에는 앞으로 세상을 이끄는 리더를 할 거예요.

 

Q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한동대가 중요하게 보는 건 뭔가요?

나는 사실 입학 사정관제를 처음 만들 때 생각한 건 인성 좋고, 체력 좋고, 긍정적인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 내가 박사를 많이 지도해봤는데, 성공하고 실패하고는 능력 차이가 아니에요. 누구나 (공부)하다 보면 어려움이 닥치는데 긍정적인 사람은 그걸 극복을 해요. 그런데 긍정적이지 못한 사람은 어려움이 생기면 그치는 거예요. 내가 원하는 건 학생들이 항상 믿음이 있고, 긍정적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들어와서 체력 관리도 해서 건강했으면 좋겠어. 사실 개인적으로 성적이 좋다 나쁘다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좀 더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죠.

 

Q 우리 학교가 수시 100%로 전환을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그렇죠. 좀 더 다양한 학생을 뽑고 싶어서. 정시로 하면 그냥 점수대로 하는 거 아니에요. 과연 여러분, 수능이 뭐 99점은 붙고 98점은 떨어진다 했을 때 그 차이가 뭐가 있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99점을 맞기 위해서 밤을 새우고, 학원을 가고. 학교 수업이 잘 안 되는 거예요. 내가 보기엔 그럴 필요 없어요. 인성 좋고, 책도 다양하게 읽고, 이웃을 돕고 그런 사람이 좋다는 거죠. 내가 제일 바라는 건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인 거예요. 지금 점수 잘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제일 강조하는 게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을 찾으라는 거죠. 학원이나 과외나 다니는 사람보다. 어떻게 보면 입학 사정관제를 통해서 전국적으로 골고루 뽑을 수 있고, 인성 좋은 사람을 뽑을 수가 있죠. 수능으로 하면 제일 나쁜 게 점수로만 하는 거예요. 인성 체력이 하나도 안 중요해. 그렇잖아요.

 

Q 한동대가 가진 기독교 학교라는 정체성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첫째는 복음의 핵심은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핵심을 확실히 믿는 세속적이지 않은 학교를 유지하는 거죠. 나는 이미 하고 있다고 봐요. 복음의 정체성은 지키지만 가장 자율성을 주려는 학교. 우리 학교는 최대의 자유를 주는 학교예요. 두 번째는 우리 학교가 글로벌한 학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포항 시민인 동시에 세계 시민이다. 그게 지방 대학으로써 중요하다고 봐요. 외국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려고 해요. 자유 학기를 통해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제일 먼저 실리콘 밸리도 보내고 있어요. 우리 학교가 이스라엘도 가는 데 도와주려고 그러고요. 선진국만이 아니라 개발도상국, 아프리카도 많이 보내려고 해요.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게 우리 한동대 학생들은 문제 해결 능력이 좋은 학생으로 만들겠다는 거예요. 수업도 교수님한테 계속 강조하는 게 교수님 위주로 수업하지 마라. 학생들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능력을 찾게 하라는 거죠. 21세기에 제일 필요한 게 문제해결 능력이에요. 우리 학교 학생이 문제해결 중심 수업을 해서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거죠. 문제 해결 능력 수업을 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느는 거예요. 창의력이 느는 거고 비판력이 늘어요. 이걸 강화하기 위해서 교수님들한테 계속 강조하는 거예요. 그래서 2020년대에 이 사회가, 이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만들겠다는 거죠.

 

Q 한동대가 개교 초기와 비교했을 때,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한동대가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이 있을 텐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도를 유연하게 하려고 그래요. 학생들이 자신 있는 과목은 그레이드로 듣고, 자신 없는 과목은 P/F로 듣는 거예요. 내가 제일 바라는 건 과목을 다양하게 들어야 한다고 봐요. 다양한 과목을 듣다 보면 학점이 나쁘게 나오다 보니까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안 듣고 비슷한 과목만 듣잖아요. 그래서 내가 맨 처음 오자마자 생각해낸 게 자신 있는 과목은 그레이드로 듣고, 자신 없는 건 P/F로 들으라 그거죠. 학생들이 알아서 다양한 과목을 들으면서 학점도 좋은 게 좋잖아요. 그리고 자유학기제를 실시해서 학교라는 게 학점보다는 체험이 중요하다고 봐요. 나는 앞으로 더 보내려 그래요. 선진국, 개발 도상국, 실리콘밸리 등. 자유학기는 내가 장학금을 90%까지 주려고 그래요. 우리 학교는 학생설계전공이라는 게 있어요. 전공은 뭐든 선택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과목이 없으면 섞어서라도 하라는 거예요. 여러분한테 최대의 기회를 주겠다. 여러분의 창의력을 살려주고 싶다. 그런 얘기죠. 우리 학교가 돈이 많은 학교는 아니지만, 시설을 강화하고 있어요. 오자마자 계속 건물을 짓고 있어요. 시설도 앞으로 계속 지으려고 해요. 필요한 시설은 지으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학생들이 행복해야 창의력이 있다는 거예요. 내가 그런 사정으로 입학 사정관제를 시작한 거예요. 학생들도 저녁이 있는 삶이 있어야 한다. 체력이 있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거죠. 이 시점에 한동에 느끼는 게 비슷한 게 있어요. 지금 내가 계속 보고받는 것은 한동대 학생들이 너무 지쳐있다. 이런 얘기를 많이들 해요. 총장은 그런 걸 원하지 않아요. 총장은 여러분들이 행복하기를 바라요. 쓸데없는 것들은 최대한 줄여주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자유학기도 했던 거고. 내가 제일 학교에서 원했던 거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좀 더 행복해지게 하는가에요. 행복해지면 공부도 더 잘하고 창의력도 있기 때문이죠. 한 학기에 한 주는 쉬자. 이런 것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소통을 하면 좋겠어요. 건의해주면 최대로 반영할 거예요. 우리 학교의 좋은 면은 학부모들도 (학교와 학생에게) 관심이 많잖아요. 여러분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한동은 하나님의 대학으로써 모든 차원으로 볼 때 좋은 대학이에요. 우리 학교가 중도 탈락률도 적은 학교잖아요. 학교에 자부심을 가지면 그 학교는 좋은 학교에요. 좋은 학교가 될 수밖에 없고. 총장을 비롯한 교수님들이 여러분들을 참 사랑해요. 여러분도 (한동에) 자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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