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반가운 독자 여러분, 저희 한동신문사는 어김없이 지면 275호를 발행했습니다. 아직 생존하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명성은 더 이상 없는 ‘학보사’임과 동시에 ‘간혹 읽는 사람도 있는’ 정도의 종이 신문을 만드는 단체이지만, 유일 언론이라는 책임감 하나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존재감이 없어져도 한동의 구석진 곳에는 저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자리를 지키려 합니다.

다만, 변화는 필요했습니다. 그간 한동신문의 선배들은 시대의 흐름에 우리 매체를 맞추고자 여러 결단을 내려왔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결단은 단연 지면 발행주기를 대폭 줄인 점이겠지요. 왕년에 격주로 지면을 찍어 내며 업무량으로 악명높았던 한동신문은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대신 유튜브, 인스타그램, 온라인 홈페이지 등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보도를 이어 가고 있죠. 여전히 매체 홍보 문제, 유튜브 정체성 관련 문제 등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걸으려다 보니 적잖은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멈춤 없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이유는 당연 저희 매체의 본질은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눈이 향하는 곳, 말할 곳 없는 자가 울부짖는 곳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달려갈 누군가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7세 한동도 저희처럼 빠른 시대의 변화에 세대차이를 꽤나 겪고 있는 듯합니다. 한동 입장에서 나 때는 팀모임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는데 말이죠. 아직 내 머릿속에 생생한 ‘나와 같은 맘을 가지고 모인 귀한 친구들과 꿈을 나누던 아름다운 벽등 그 불빛’ 아래 꽃피던 공동체는 먼 나라 얘기 같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방금 제가 인용한 문구의 출처를 모르신다면, 한동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어느 정도 증명된 거 같습니다.

이제 한동 구성원 거의 대부분은 1996년 이후 출생의 Z세대입니다. 근래 Z세대에 관한 각종 논문과 전문 서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듯, 이번 신세대의 등장은 현시대에 의미하는 바가 큰가 봅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기로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주의’인데요, 한동과는 결이 많이 다른 개념이죠. 한동은 개교 이래로 계속해서 공동체성 강화를 중요시했습니다. 6학기의 공동체리더십훈련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시켜주지 않을 정도로 한동에 있어 공동체란 그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동 공동체의 정체성과 이를 구성하는 이들의 시대적 특성이 상충하게 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기 총장님의 주된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275호에는 선술한 고민에 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한동 공동체성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시대 담론의 흐름이 한동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뿐만 아니라 이와 상관없이 상존하는 한동 내 쓰레기 문제, 먹거리 문제 등 다양하게 다뤄 봤습니다. 이번에도 저희는 문제의 맥락을 짚고 약간의 솔루션만 제시하고 빠지겠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공론과 실천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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