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디터의 { }를 시작하며

보도 에디터의 중괄호는 한동신문이 집중하고 있는 한동 공동체의 구석구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동신문 구성원들끼리 어디를 향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독자들에게 소상히 알려주고 한동신문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마다 맥락을 짚어주려 합니다. 지금 한동신문은 한동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동의 정체성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부분은 기독교적 정체성이라 답할 것 같습니다. 혹자는 구체적으로 정직, 글로벌, 섬김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이 모두가 한동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교 이래부터 모든 한동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세워진 일련의 원칙이죠. 한동신문이 고민하는 지점은 정체성 자체의 정당성이 아닙니다. 한동신문은 한동의 정체성이 향한 지향점에 관해 물음을 던지려 합니다.

 

한동이 기독교적 정체성을 표방하고 있음은 명백합니다. 종종 스스로를 ‘하나님의 대학’이라 부르듯 말이죠. 그렇다면 하나님의 대학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각자의 답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학적인 논쟁을 펼칠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궁금할 뿐이죠. 누구든 스스로의 답을 지니고 살아갈 자유가 있으니 말이죠. 사실 한동신문이 진짜 궁금한 지점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한동에는 누구든 하나님의 대학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지니고 살아갈 자유가 있는가?”

 

일련의 과정이 저희를 헷갈리게 했습니다. 학생들이 이번 장순흥 총장 중임에 대한 의견을 표출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는지, ‘한동 스탠더드’는 구성원 각각의 신앙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는지, 공동체의 문화가 누군가의 신앙적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다소 대범한 고민일 수 있지요. 지금까지 유지해 온 한동만의 가치와 문화를 크게 흔들 수도 있는 질문이니 말이죠.  

 

제25대 총학생회 집행부 한걸음에서 진행한 학생들의 장순흥 총장 중임에 대한 평가에 의하면 “총학생회 회원들은 종합점수 6.81점으로 장 총장의 중임에 대해 약하게 찬성했습니다.” 중임이 확정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별다른 소통 없이 이사회의 결정 한 번에 뒤집힐 만한 수치 또한 결코 아니지요. 물론 한동대학교 정관에 의해 절차적 하자가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다만, ‘어떤 총장이어야 하는지’는 곧 ‘어떤 학교여야 하는지’와 같은 말입니다. 우리는 이미 한동이 ‘하나님의 대학’이어야 함을 인정했습니다. 결국 총장 중임, 인선은 곧 ‘하나님의 대학은 어떤 모습일지’를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민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에는 누구든 하나님의 대학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지니고 살아갈 자유가 있는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정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과정이 마련되었는지’는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총장 인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한동이 추구하는 정체성의 모든 요소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 가령 글로벌은 어떤가요? 학생들이 생각하는 글로벌 정체성과 학교 당국이 표방하는 글로벌 정체성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이 또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충분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정직, 기독교적 정체성, 한동 스탠더드,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신문은 여기에 집중하려 합니다.

 

한동신문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인지 매번 회의마다 3시간을 훌쩍 넘기곤 하죠. 따라서 답을 내리지는 않으려 합니다. 부탁드리기로는 “저희와 함께 고민해주세요.” 저희가 주목하는 한동의 곳곳을 소상히, 성실하게 전달하겠습니다.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부디 독자분들 스스로가 내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동의 정체성을 세우는 주체는 이사장도, 총장도, 한동신문도 아닌, 우리 모두여야 하니 말이죠.

 

그럼, 수많은 고민을 함께할 동역자로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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