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한동대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매주 뉴스룸 회의,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는 “한동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입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몇백개의 “대학교” 앞에, “한동”이 붙은게 무슨 의미이길래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왜 이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지방에 위치한 가난한 학교를 그리 사랑하는 것일까요? 도대체 한동이 무엇이길래, 그저 그런 대학교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저에게 한동은 “30만원”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 지면에 담아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께 질문을 드렸다면 저의 답을 소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동대학교 학비 정말 비쌉니다. 그래서 다들 한동대학교에 다니기 위해서 방학에는 알바를 하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나 근로를 통해 비용을 충당합니다. 장학금은 문득 열어본 카카오톡 선물함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GS25 3000원권 기프티콘 같은 존재입니다. 모자란 저에게 장학금은 일상이 아닌 사건입니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다음 학기 등록이 어렵고, 구멍난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덧대야 합니다. 새내기이던 2019년, 첫 학기를 끝내고 다음 학기를 위해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연락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분께서 본인은 “학비를 어찌어찌 다 해결했는데, 뜻하지 않은 돈이 생겼다”고, “이걸 어떻게 사용하는게 좋을까 하다가 나보다 정말 필요한 사람이 누굴까 기도했다. 그래서 너에게 이걸 빌려주려고 한다. 나중에 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행동으로 갚아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과 함께 30만원을 보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지만 그 돈을 받을만큼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수차례 거절했습니다. 그러다가 펑펑 울면서 그 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돈은 한 학기동안 제 푸드포인트로 쓰였습니다.

 

제가 한동대학교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이유입니다. 30만원이라는 금액보다, 그 돈을 건네던 손에 담긴 마음을 알기 때문에요. 멀리서 보면 특이한 한동이 가까이서 마주하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사랑하는 한동대학교가 위기라고 합니다. 한동대학교의 인지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고, 지방이다 못해 땅 끝에 위치한 절망적인 입지는 교육, 문화적 기회와 결부되어 입시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한동대학교가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한동대학교의 총장 선임과 관련된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동은 세 번째 총장을 맞이할 것입니다. 총장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어떠한지 우리는 김영길 총장, 장순흥 총장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과제, 학점, 취준, 대외활동 등에 지쳤던 탓에 묻어두었던 고민을 다시금 되뇌여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총장이라는 존재는 적어도 지금의 한동대학교에게는 경쟁력입니다.

 

매일 치열한 삶을 살아내는 한동인들에게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알면서도 총장선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동신문이 총장선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느꼈던 감정은 불안함이 아니었습니다. 한동대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위기감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가난했던 2019년의 저를 닮은 누군가가, 앞으로도 한동에서 30만원만큼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선배님께서 제가 부탁하셨던 “필요한 행동으로 갚아달라”라는 말을 잊어본 적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질문합니다. 지금이 아닌 십년, 이십년이 지나고서 이 질문을 던진다면 이미 늦어버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당신에게 한동대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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