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한동대학교에 가장 일찍 도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청소미화원들로 길게는 28년간 학교를 청소해주고 계신 분들이다. 그런데 현재 이 청소미화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한동대학교를 대상으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미화원들은 주중에 매일매일 학생회관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현수막에 적힌 글이 그들의 목소리인 것처럼 조용히 시위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들이 그 자리를 지키며 하고자 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16년째 근무하고 계시는 정영숙(환경분회장 62세)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위를 진행하고 계신지 정확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는 학교에 세가지 요구를 하기 위해 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원을 충원할 것, 최소한의 교통비 지원을 해줄 것, 식대비 지원을 직원들 받는 금액으로 인상할 것을 학교에 요구하고 있어요.

 

Q. 교통비나 식대비 관련해서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는 학교에 오기 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카풀을 해서 다 같이 오는데 이 과정에서 드는 교통비가 상당해요. 안 그래도 최저시급 받으면서 일하는데 교통비로 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최저시급도 못 받는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교통비 지원을 호소하고 있어요. 그리고 식대비는 대학교 직원들은 13만 원씩 식대비를 받는데 우리가 원래 7만 원을 받았었어요. 저번 파업 이후로 그나마 올라가지고 10만원을 받기는 하는데 아무리 계약직 노동직이라 하더라도 식대비까지 차별받고 싶지는 않아요.

 

Q. 왜 학교와의 대화가 아닌 시위로 의견표명을 하고 계신가요?

 

우리도 학교랑 대화로 해결하고 싶죠. 그런데 맨날 학교는 재정문제가 있다는 얘기만 반복하면서 대화하려고 하지도 않고 노동자들과의 계약 문제에 대한 책임은 용역업체에만 넘기려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죠.

우리가 시위를 진행하는 것이 그냥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지가 않아요. 그래서 노동청에 있는 조정위원회라는 곳에 해당 사안으로 조정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조정위원회가 학교 측에 참석 요구를 했어요. 근데 학교가 응하지를 않으니 노동청에서 우리한테 쟁의권을 줬죠. 그니까 우리가 대학교 안에서 시위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도 아니고 현수막을 걸어둘 권리도 있는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우리가 여기서 일한 세월이 길어요. 제일 오래 한 사람들은 여기서 28년 동안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어요. 우리는 학교 입장도 생각하고 학생들 입장도 생각하면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해왔는데 학교가 이렇게 최소한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아서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학교가 우리와 대화하고 최소한의 요구를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2020년 시위와 협정

한동대학교가 2020년 6월 30일 청소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청소노동자들을 집단해고 하여 청소노동자들이 시위를 진행했었다. 본 시위는 수 개월간 지속되다가 10월 30일 전원 복직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새로운 협정서를 작성하였다. 협정서는 심각한 재정 타격 혹은 학생 수 감소가 있을 경우 비용 절감 등을 활용한 경영 안정화에 청소용역업체가 협조한다는 내용, 신축건물( 코너스톤 홀 외 1 )청소 인원 2.5명 2명으로 감축하여 운영하되 관리부서 간 협의를 통해 조정한다는 내용과 민원해소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협의서 문구에서 알 수 있듯 노조가 내세운 모든 조건은 학교의 안정화된 재정 상태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협의를 통해 이행 된다고 기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학교 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은 모두 이행 할 의무는 없어 보인다.

 

과연 노동자들의 요구는 타당한가?

대한민국에서 월급 209시간 기준 최저임금은 2,010,580원으로 대략 200만 원 언저리에 자리 잡고 있다.이 금액에 교통비 6만원(버스요금 1200원x(출퇴근)2x(근무일)20)이 고정적으로 지출된다면 200만 원도 되지 않는 임금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 준비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생활비’는 부부는 198만 7,000원, 개인은 124만 3,000원으로 부부 기준 최저임금으로는 최소생활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며 개인의 경우에도 최소생활비의 1.5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고려했을 때 교통비 6만 원 지원, 식대비 2만 원 추가지원이 최소한의 요구라는 노동자들의 말이 허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의 입장

한동대학교는 학교는 용역업체(선도종합관리) 1차적 계약을 통해 2차적으로 청소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노조원들의 요구는 원청인 학교가 아닌 2차 고용업체인 선도종합관리에 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노조 사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용역 업체에 4차례 공문을 보냈으며 대면으로도 회의를 진행했으나 용역업체 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종록 행정부총장은 최저임금과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학교 등록금과 교수님들의 임금은 15년째 동결인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에는 계약에 따라 일정한 금액은 매달 지급하고 있는데 여기서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본지에서 취재를 통해 알아본 바 현재 한동대학교가 1년에 청소노동자 계약을 위해 하청업체에 지금 하는 금액은 10억이다.

 

교내에 근무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는 총 33명으로 이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게 되면 학교에서 지출될 금액이 만만치 않다 보니 최소한의 요구라고 하지만 그 요구사항을 전부 수용했을 때 드는 금액이 가볍지 않다. 그렇다 보니 청소노동자들과 학교의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 지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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