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진실성은 기독교적 구별됨에 필수적이며, 결국은 공적 무대에서 기독교 선교를 하는 데 필수적이다. 진실성은 우리의 사적·공적 ‘모습’이, 우리 삶의 성과 속이, 일터에 있을 때의 내 모습과 교회에 있을 때의 내 모습이, 말하는 것과 행하는 것이, 우리가 믿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 양분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 <하나님 백성의 선교>, 크리스토퍼 라이트

 

라이트의 말에 의하면 선교의 핵심은 ‘우리가 믿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 양분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행동으로 보여줘라’ 정도의 진부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다만, ‘사적 영역’에서의 행동의 구별됨, 즉 내 가족, 친구, 옆 집 주민과의 관계에서 구별된 행동거지를 보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선교를 생각해 보면 다소 심오하다. 선교지가 아닌 곳이 없기 때문일 테다.

 

제16차 한인세계선교사대회가 한동대학교에서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게 됐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 선교, 성찰과 제안’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본 대회는 노골적으로 ‘선교’가 그 목적이자 취지임을 밝히고 있다. 4년에 한 번씩 초교파적 단위로 개최되는 대회로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일이라 한다. 본 대회가 한동 캠퍼스에서 개최되는 만큼 때로는 가슴 뜨겁게, 때로는 심오하게 다가오는 선교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본 대회가 한동에서 열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인서계선교사협회 협회장 최근봉 선교사와 본 대회 준비위원장 김수길 선교사를 만나 보았다.

 

▲왼 최근봉 선교사, 우 김수길 선교사 - 사진 황요섭 기자 hwangys@hgupress.com
▲왼 최근봉 선교사, 우 김수길 선교사 - 사진 황요섭 기자 hwangys@hgupress.com

 

Q 이번 대회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게 되는 걸로 아는데, 그 취지가 무엇인가요?

김수길 선교사: 한국 선교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적으로 쇠락기를 맞고 있고, 선교도 노령화되어 있습니다. 이제 한국 선교도 오랜 시간이 흘러왔는데, 그 100년가량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기 위해 한국에서 열게 됐고, 이번 대회 주제처럼 ‘한국 선교의 반성과 통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담기 위해 한국에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특히 한동대는 시작부터 선교사 자녀들에게 많은 문을 열어 놓았고, 선교사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있는 대학 중 가장 가까운 대학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 대학이 이번 선교사대회를 개최하고, 기꺼이 재정적, 시간적 부담을 안아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선교사들도 또 다른 도전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나요?

최근봉 선교사: 전체 주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 선교’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시간을 반성해 보고, 앞으로, 미래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제안해보자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4일간 성찰, 통찰, 제안, 소망 등 네 가지 주제로 대회가 진행됩니다. 먼저는 지난날을 돌아보고, 후에는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논해보고, ‘그래도 한국 선교는 아직까지 소망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한번 더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며 나아가자.’라는 취지의 행사들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사실 선교사뿐만이 아니죠.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체질적으로 복음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함께 마음을 모으고, 가던 길 계속 가자는 거죠. 환경, 상황 등에 머뭇거리지 말자는 의도가 있는 거예요. 선교사이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고, 그냥 평신도이기 때문에 뒤에 있는 게 아니고, 함께 같이 가자는 의도가 있는 거죠.

 

Q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시는 선교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최근봉 선교사: 선교지에 나가서 복음을 전한다는 건 엄청나게 대단한 일입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선교지나 내 주변이나 어느 곳에서나 최선을 다 해 내는 것, 주변 사람들과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모든 일이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으로서, 학생으로서 우리가 주어진 우리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 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잘 감당하는 것이 선교의 가장 우선순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가 학생들에게 나중에 길도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이루지 못하는 꿈만 꾸기 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 나가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번에 오실 많은 현장 선교사님들과 교제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배우는 것도 참 중요할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이러한 선교적 자세의 회복이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김수길 선교사: 선교 현장이 옛날에는 정말 멀리 떨어져 있다고 봤는데, 요즘 같은 글로벌시대에는 문만 열면 내가 마음에 품었던 현장의 사람들이 다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곧 바로 손길을 내밀 수 있게 됐습니다. 이처럼 ‘선교지’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곳이 곧 바로 선교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선교적 사명감이겠죠. 한동대에서 선교사대회가 개최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그 속에서 도전을 받게 된다면 그게 하나님이 원하신 뜻이 아닌가 생각되어집니다. 그리고 선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도전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본지는 이번 학기 한동의 글로벌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동의 선교는 무엇인가.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에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에 왠지 모르게 포함시켜야 할 것만 같은 부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동의 다짐이 향하는 세계는 항상 방돌이, 방순이로 시작해 지구 반대편으로 뻗어 나가는 광범위한 영역이었다. 우리가 바꿔야 할 세상의 시작은 지금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서 선교는 준비가 되었는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명, 즉 ‘그럴 생각이 있는지’의 문제이다. 7월 개최되는 한인세계선교사대회는 정확히 그 지점을 건들 예정이라고 한다. “선교지로 향하는 우리의 첫 마음을 기억하자.” 최근봉 선교사는 그 첫 마음을 회복하는 역사가 선교사 사회뿐만 아니라 한동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뤄지기를 바랐다. 바로 옆 사람을 향한 선교를 마음먹은 적이 있다면, 혹 그런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면, 이번 대회가 선교사들의 그 첫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선교지가 내 옆에 있다. 복음이 임한 사람의 행동을 하느냐, 마느냐, 전적으로 우리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리가 믿는다고 여기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양분되지 않을 때, 내 옆의 선교지에 복음이 뿌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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