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부협력회(이하 학협)는 내부 인원의 업무 진행에 대해 인건비를 지급했다. 디자인을 담당했던 학협 위원들에 대해 8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 예산안에 적은 60만 원보다도 20만 원이나 많은 돈이다. 예산안에 명칭을 잘못 기입한, 일차적인 기록의 문제는 학협도 다른 기관도 모두 그 과오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내부인건비’ 자체에 대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부인건비에 대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위원들의 입장은 제 각각이었다. ‘어떻게 내부 사람한테 돈을 줄 수 있는가’라는 입장과 ‘업무 이외의 일을 더 한 그 보상인 것’이라는 입장 각이 첨예했다. 그러나 ‘업무 이외의 일’이라는 개념에 의문이 든다. ‘업무 이외의 일’의 범위는 함부로 결정짓기 쉽지 않다. 행사 스태프로 뛰는 일은 그들의 업무 내에 있고, 디자인은 밖에 있는 것인가. 그 업무에 특화된 내부인이 해당 업무를 맡게 되면, 그건 업무 밖의 일인 것일까. 어떤 일이 업무 밖의 일인 것일지 일단 이러한 의문을 해결해 줄 ‘기준’이 없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 부족도 주목해 볼 수 있다. 2015년 제17차 임시 전학대회에서, 일부 위원은 명확한 기준이 없음을 이에 대한 원인으로 인식했고, 일부는 관련 부분 회칙과 장치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학기의 끝과 함께 마무리된 이 사안에 대해 적어도 이번 전학대회 위원들의 ‘토의’라도 필요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6년 제1차 전학대회에서 다뤄진 건, ‘재정위원회에서 이에 대해 토의가 있었다’는 설명이 전부였으며, 1차 전학대회 회의록에는 ‘내부인건비’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재정위원회에서 나눈 의견 또한 올해 내부인건비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과 앞으로도 내부인건비 사용을 ‘지양’하겠다는 것이었다.
 전학대회 위원들의 임기는 10년도, 20년도 아니다. 적어도 1년 뒤면 우리는 새로운 얼굴을 우리의 ‘대표’로 접하게 된다. ‘우리는 지양하겠다’고 그들은 말하지만, 1년 뒤 그들의 자리에 앉아있을 이들 중 이를 ‘지양’하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할 이가 몇이나 된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토드 스트라써의 <파도>라는 책에 나온 유명한 말이 있다. ‘기억하지 않는 비극은 되풀이된다.’ 비극이란 단어가 거슬릴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기억하지 않는 문제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언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지 알 수 없다. 그 ‘기억’은 적어도 ‘지양하겠다’라는 표현으로 끝날 만큼 간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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