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그리고 1635
3: 일주일에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횟수
5: 한 번 배달을 시켰을 때 나오는 플라스틱 양
1635 : 3*5*109(=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수 )
출처 - 한동신문 '오늘은 얼마나 버리셨나요' 설문조사

포항시 1일 평균 쓰레기 배출량 평균 450t’

우리는 모두 숨 쉬듯이 쓰레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450t, 이는 코끼리 11마리에 이르는 양이다. 무언가를 먹을 때, 무언가를 살 때 모든 순간에 우리는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듯 입을 벌리고 있는 학관 앞 쓰레기통을 보면 포항시가 하루에 배출해 내는 쓰레기양이 조금은 납득이 된다. 넘치는 쓰레기통과 더 이상 둘 곳이 없는 쓰레기가 가득 찬 쓰레기봉투들, 우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가?

 

 ‘음식물이 묻었으니까 일반쓰레기에 다 버리자’

 

환경부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류에 음식물이 묻었을 경우 이를 모두 일반 쓰레기에 처분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리배출을 하려는 시도까지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취재를 위해 일주일에 4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학생회관 앞 쓰레기통을 관찰한 결과 다른 쓰레기 통보다 일반 쓰레기통이 빨리 가득 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일반 쓰레기통에는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붙은 플라스틱이 일반쓰레기통에 있는 사진 - 사진 이세빈 기자
음식물 쓰레기가 붙은 플라스틱이 일반쓰레기통에 있는 사진 - 사진 이세빈 기자

 

'쓰레기 배출, 한동인답게 잘 좀 합시다’

 

이는 9월 4일 한동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익명의 글의 제목이다. 여기서 아마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한동인답게’라는 부분일 테다. 과연 한동인답게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너코드와 쓰레기 배출, 이 두 가지 개념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한동대학교 쓰레기통의 실질적 관리자는 누구인가

한동대학교의 모든 쓰레기통 관리는 교내 시설관리팀이 담당하고 있다. 시설관리팀은 쓰레기통 수거에 드는 비용과 인력을 배치한다. 청소 노동자들이 생활관, 학생회관, 오석관 등 각각의 건물에서 나온 쓰레기 봉투를 특정 장소에 두면 ‘영일환경’ 이라는 수거 업체가 아침에 이를 모두 수거해 간다. 학교에는 적어도 각 생활관 휴게실 마다 3개, 생활관을 제외한 각 건물 마다 4~6개의 쓰레기 통이 설치되어 있다. 학생회관 앞은 학생들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쓰레기통 2개, 재활용쓰레기통 1개, 캔쓰레기통 1개, 음식물쓰레기통 2개가 설치되어있다. 현재 총학생회에는 한동대학교 쓰레기 처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따로 없다. 하지만 신송우 총학생회장(이하 ‘신 회장’)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담당부서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국에서 쓰레기 분리배출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복지국에서 쓰레기통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많은 쓰레기 ‘배출’의 주범은 무엇인가?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다들 시켜먹자고 하니까 어쩔 수 없어요’ , ‘코로나 시국에 밖에 나가서 먹기 부담스러워요’

본지가 9월 6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중 ‘언제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나요?라는 질문에 배달음식이 87.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흥해읍에 위치한 한동대학교의 지리적 특성상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버스를 타고 학교 밖 음식점을 가는 것이 꺼려지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에 배달음식을 아예 근절 할 수는 없다

배달음시을 일주일에 몇 번 시켜먹나요?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배달음시을 일주일에 몇 번 시켜먹나요?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한 번 배달음식을 시켜먹을때 플라스틱이 몇 개 정도 나오나요?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한 번 배달음식을 시켜먹을때 플라스틱이 몇 개 정도 나오나요? - 일러스트 이지혜 기자

위 그래프와 같이 일주일에 2~3번의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한 번 배달 음식을 먹을 때 나오는 플라스틱 개수는 5개가 넘어간다. 즉 100명이 하루에 한 번씩 배달을 시키고 그날 플라스틱 5개 나온다면 대략 500개 정도의 플라스틱이 하루에 버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한 번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때 플라스틱이 몇 개 정도 나오나요? (수저 포함, 뚜껑, 그릇 따로 셈)라는 질문항목에 ‘10개 이상’, ‘너무 많이 나와서 문제라고 생각할 때 가 많습니다’ 라는 답변도 있었다.

 

한동 쓰레기의 운명

 

쓰레기 처리과정 - 일어스트 이지혜 기자
쓰레기 처리과정 - 일어스트 이지혜 기자

한동대학교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는 영일환경이라는 수거 업체에서 가져간다. 영일 환경은 한동대학교에서 수집한 쓰레기봉투 그대로 일반 쓰레기는 포항시 SRF(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재활용 쓰레기는 포항시 재활용 선별센터, 음식물 쓰레기는 포항시 공단으로 보낸다. 포항시 SRF 시설에서는 쓰레기를 850 도 이상의 고온으로 연소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폐열을 회수하여 인근 지역에 전력 및 난방열로 공급하게 된다. 재활용 쓰레기는 재활용 선별센터로 이동하여 각 제품의 종류와 소재에 따라 따로 재활용이 되고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는 모두 소각장으로 이동된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는 포항시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 6월 24일에 시설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현재는 포항시 공단으로 이동되어 타 지역에 처리 업체에 맡겨지고 있다. 이에 따른 비용은 따로 발생한다. 포항시 재활용 선별센터에서는 재활용품의 재질이나 합성원료에 따라 재활용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나누는 선별작업을 거친다.

 

재활용의 실태

 

1차적으로 버리는 사람이 분리배출을 해야 제대로 된 재활용이 가능하다. 포항시 SRF 홈페이지에 언급되어 있듯 배출되는 쓰레기 중 태워서는 안 되는 금속류, 병류, 건축 폐자재류, 플라스틱류 및 음식물 쓰레기 등을 제외하고 소각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일반 쓰레기에 플라스틱을 섞어서 버리게 되면 이는 소각되어 에너지로 변환 되지 못하고 모두 매립장으로 다시 이동된다. 이는 포항시 재활용 선별센터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담아주는 플라스틱은 재활용 표기가 없는 경우 녹는점이 달라서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쓰레기의 종류와 상관없이 다 같은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재활용 봉투에 넣으면 전혀 재활용되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는 잘 처리되고 있을까? 현재 포항시는 음식물 처리 시설부지를 색출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후보지 선정 작업도 다 못 끝낸 상태이다. 2001년부터 포항시 포항 음식물 자원화 시설 운영을 맡아온 영산만 산업과 포항시의 계약이 2020년에 해지됨에 따라 충북에 있는 그린웨이라는 업체가 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포항시는 영산만 산업과 계약했을 당시 수집·운반비와 처리비를 더해 1t당 15만 1천387원을 지급했으나 그린웨이와 계약에서는 27만 9천112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재활용’이라는 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쓰레기 수거 업체부터 SRF, 재활용 선별센터, 음식물 자원화 시설까지 각각의 시설로 옮겨지고 그곳에서도 인력자원과 기계 등을 통해 재활용을 할 수 있는 것들만 선별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같은 부차적 어려움에도 처하곤 한다.

 

이렇게 해결해 보자, 쓰레기 문제!

 

한동대학교 쓰레기 배출 문제에 대한 대안을 들어보기 위해 신송우 총학생회 회장, 도형기 교수그리고 한동대 비공식 환경단체 환꼭지에게 의견을 들었다.

 

우선 쓰레기통 모델부터 바꿔야 할 것 같아요’ 

한동대 쓰레기 처리 환경에 관한 대안을 물어보자. 신송우 회장은 ‘현재 학관 쪽 쓰레기통의 모델이 길고 좁아서 쓰레기가 가득 찬 줄 알고 쓰레기 봉지를 들어 올리면 반 밖에 안 차있는 경우가 있다’라며 ‘가장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관 쓰레기통을 조금 더 큰 모델로 바꿔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동대학교의 쓰레기 처리 실상에 대한 질문에 ‘쓰레기통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쓰레기통이 많다고 해서 처리가 잘 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또한 한동대학교의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해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지만 학생들의 인식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Think globally Act locally”

 

도형기 교수(이하 ‘도 교수’)는 코로나 시국 이전에 ‘환경과 인간’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함께 교내와 교외에서 쓰레기를 직접 치우는 등의 실습 위주 수업을 진행했다.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 이유를 묻자 도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쓰레기를 치움으로써 얼마나 쓰레기가 많이 소비되고 있는지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Think globally Act locally’ 이는 2017년 1학기 환경과 인간 프로젝트형 수업 최종 보고서 제목이다. 이 제목처럼 도 교수는 세계적인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에서부터 작은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도 교수는 코로나 이후에 가장 문제가 되는 문제가 ‘배달음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도 교수는 직접 실천하고 있는 배달음식 이용 시 다회용기 사용을 추천했다. 도 교수는 이러한 작은 실천이 환경을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도 교수에게 이러한 작은 실천을 제외하고 또 다른 쓰레기 처리방법에 대한 대안을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일반쓰레기, 재활용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별로 수거비닐의 색깔을 달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답했다.

 

“Reduce, Reuse , Recycle 이 세 개를 3R 이라고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refuse 와 recover 두 개를 덧붙여 5R 이라고 한다. 이제는 recycle 만 해서 될게 아니라 refuse 거절해야 한다는 거지“

 

 

조금만 신경 쓰면 제대로 분리배출 할 수 있어요”

 

환꼭지는 ‘환경 꼭 지키자’의 줄임말으로써 한동대 학생으로 구성된 자율적인 환경 단체이다. 환경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에 올리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환꼭지 대표 이시온(언론정보, 19)씨는 ‘10 중에 5 이상은 제대로 재활용을 하고 있는 같다라며 한동대 쓰레기 처리 실상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쓰레기통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에 음식물이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재활용쓰레기통에 버리거나 치킨박스에 기름이 묻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에 이를 버려져 있는 모습들을 통해 한동대의 쓰레기 분리배출이 잘 되고 있지 않아 보여요”

 

 

환꼭지의 박예람(언론정보, 19) 씨는 쓰레기 처리 방법에 대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해결 방법으로는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을 잘 씻어버리는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바베큐장 쪽에서 씻어서 버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 지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해결 방법으로는 ‘배달음식 안 시키는 날’을 정하는 것을 추천했다. 덧붙여 환 꼭지는 ‘현재 한동대학교에서 많이 시켜 먹는 음식점 혹은 한동대학교 안에 있는 카페들과 제휴를 맺어 일회용 컵, 일회용 수저 대신에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누구나 알기에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올바른 쓰레기 배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은 개인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는 넘쳐버린 쓰레기통을 보고 비닐을 들어 올려 묶고 새로운 봉투를 끼워두는 반면, 누구는 그 위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눈치 보며 그 자리를 떠나기 바쁘다. 하지만 이 둘은 모두 한동대학교 학생이다. 이 둘은 모두 입학 전 명예 서약서를 쓰고 학교에 입학했고 ‘아너코드’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고 있을 테다. 아너코드는 단순히 ‘정직’만을 나타내는 개념이 아니다. 아너코드는 정직, 성실, 사랑 등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가 지켜야 할 모든 가치를 포함하는 일종의 규칙이자 선언이다. 그렇기에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 배출하는 것,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지켜나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이어 나가야 한다.

 

진짜 바꿔요!’ – 박예람씨 인터뷰 중

 

분리배출하기, 다회용기 사용하기 등 환경을 위한 행동은 쉬운 듯 쉽지 않다. 환경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작은 행동까지 다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환경을 위한 행동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행동하지 않으면 오늘의 쓰레기는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썩지 않고 우리,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와 함께 할 게 분명하다. 한정된 공간에서 우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쓰레기만을 배출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환경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말로만 환경을 지키자고 소리쳐왔다.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이다. 자신이 한 작은 행동 하나가 곁에 있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이들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지금, 학관 앞 쓰레기통을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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