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학생 대표자들은 지난해 세 차례 진행된 회칙 개정이 공고의 과정이 누락되어 위법하다 판단했지만, “한동 공동체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그 효력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이뤄진 회칙 개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는 2월 27일 제1차 전학대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규정위는 제2차 전학대회에서 지난해 세 차례의 회칙 개정에는 공고가 누락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해석했다.

 

동시에 행정소송법상 ‘사정판결’ 법리와 민법상 ‘추인’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위법성을 정확하게 명시하되 효력을 취소하지는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즉, 회칙 개정 절차가 회칙 상 잘못된 것은 맞지만, 회칙 개정을 취소 또는 무효화했을 경우 학생사회가 겪을 혼란이 크기 때문에 회칙 개정의 효력을 인정한다는 셈이다. 이에 소집된 전체학생대표자 제적인원 36명 중 36명 전원이 규정위의 해석에 동의하며 지난해 이뤄진 세 차례의 회칙 개정은 위법하지만 효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학대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 신설된 학부협력회 재난대책위원회RC자치학생회 등은 존립할 수 있게 되었다. 학부협력회 회칙 총학생회 운영위원회 세칙 평의회 회칙 ▲RC자치학생회 회칙 ▲RC협력회 회칙 ▲RC협력회 선거세칙 ▲평의회 회칙 등 지난 회칙 개정을 통해 개정 및 제정된 규정들 또한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규정위원회의 설명에 의하면 사정판결이란 “행정행위의 하자가 있더라도 공공복리의 관점에서 이해했을 경우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쪽이 더 유리할 경우 취소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 경우에는 위법함을 공개적으로 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규정위는 “추인이란 불완전한 법률행위를 사후에 보충하여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하는 일방적 의사표시”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회칙 개정이 법률이 무효함을 인지” ▲“무효 사유가 종료됨” ▲“새롭게 하는 법률행위가 유효” 해야 한다는 추인의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한다며, 그 법적 효력을 인정할 것을 제안했다. 즉, 규정위는 지난 회칙 개정이 위법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동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사정판결을 적용하여 효력의 취소를 막고, 추인을 통해 본 회칙의 법적 효력을 유효하게 할 것을 제안한 한 셈이다. 이를 전학대회가 받아들이며 위법성에 대한 판단과 회칙 개정의 효력 유지가 동시에 확정되었다.

 

지난해 세 차례 개정된 회칙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회칙에 어긋난 사안에 대해 법리를 소급적용해 합리화한 부적절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이에 총학생회 집행부 정은식 정무국장은 이에 대해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총학생회 집행부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 대표들이 같이 회칙에 의거한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미비한 회칙들은 추후 회칙 개정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끌 예정”이라 말했다. 또한 정 국장은 “이전에 있었던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게 학생 대표들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결정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더불어 회칙에 있어 법리를 적용할 때에 기준이 될 만한 체계가 없었다는 점 또한 문제로 남는다. 실제로 이번 사안의 경우 행정소송법상 법리와 민법상 법리를 동시에 유추적용하는 등 적합한 법리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정 국장은 이에 대해 “이번 판단에 있어 ‘유추해석’이 많이 사용된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회칙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회칙에 명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을 만한 총칙과 같은 법들이 보완되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회칙의 미비한 점을 수정하며 이 부분을 학생 대표님들과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회칙의 위법성 등을 판단할 기준법 마련을 논의해 볼 여지가 있음을 언급했다.

 

전학대회는 위와 같은 내용을 추후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 공지를 통해 학생 사회에 공포하기로 결정했으며, 동시에 학생 대표자들 차원의 ‘위법성 인정 고지’와 ‘재발 방지 약속’ 역시 히즈넷을 통해 공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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