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랑하는 것에 대해선 아낌없이 가치를 투자하곤 합니다. 각자의 연인에게 물심양면으로 아낌없이 대접한다거나,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이 나왔을 경우엔 소장을 하고 비싸더라도 콘서트에 가는 것, 정말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는 누가 밥값을 내도 아깝지 않은 그런 기분. 그런 것들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자본주의의 논리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 이상, 사랑과 돈은 절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한동은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갈대상자를 포함, 개교한 이래 한동에 모인 후원금이 900억 정도이며, ‘갈대상자’ 책이 출간 된 이후 꾸준히 모금액이 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한동은 지방이라는 핸디캡과 튼튼한 재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교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러 난관을 헤치고 지금의 위치에 서 있게 된 것입니다.

며칠 전 김영길 총장은 앞으로의 재정계획에 대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발생하는 부족분을 갈대상자 운동을 중심으로 채워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학우들의 갈대상자 참여를, 장기적으로는 졸업생들의 기부금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누리사업을 통해 우리학교는 당장 재정상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당장의 구조개혁의 칼바람은 비켜갔으며, 긴축재정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다지만 그것은 문제의 끝이 아닙니다. 누리사업의 수혜를 받은 학교들, 대학 통폐합을 통해 덩치를 키운 학교들과의 제 2 라운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의 진짜 위기는 그 때부터 일지도 모릅니다.

투자를 하지 않고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한동의 미래도 돈과 연결되어 있음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교수 수급에서조차 애를 먹고 있으며, 학교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기 보다는 현상유지에 주력하는 현 상황에서, ‘교육 중심 대학’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세운다는 학교의 계획은 공허한 외침으로 들리기만 합니다.

사랑엔 돈이 듭니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한동을 사랑하는 것 역시 돈이 듭니다. 한동을 조금 더 사랑하고 싶으시다면, 돈이 조금 더 들어갈 것 같습니다. 돈 없이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병욱 기자 do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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