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간고사를 전후로 열람실의 좌석을 맡아두는 행위가 또 다시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시 되었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도서관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음식을 먹는 행위에 대해서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학업에 충분히 방해가 될 여지가 있는 이러한 문제들과 관련하여 대학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문화를 재점검 해보자.

빈 좌석을 지키는 얇은 책 한 권

우리학교 학우 93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집계에 의하면 열람실 좌석을 맡아두는 행위에 대해 664명(71%) 의 학우들이 ‘메뚜기 쪽지를 남겨두는 한에서 허용한다’고 답해 메뚜기 쪽지의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메뚜기 쪽지의 실용성 또한 낮아 일부에서는 타 대학에서 사용중인 전자좌석배치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학우들의 자발적인 의식개선에 달려있다. 박태원(상담복지 03)학우는 “모든 학우들이 자리를 비울 때 메뚜기 쪽지를 꼭 남기거나, 장시간 돌아오지 않을 경우 아예 짐을 들고 나선다면 꼭 필요한 학생들이 그때그때 마다 좌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전학생적인 의식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시끄러워서 도무지 집중이 안돼”

도서관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들을 살펴보면 핸드폰 진동음, 전화를 받으며 유유히 나가는 학우들의 통화소음, 통행 시 유난히 크게 들리는 구두 굽 소리, 노트북 타자치는 소리, 휴게실에서 들려오는 잡다한 소음 등으로 이것들은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학우들의 학업에 방해가 된다.

이러한 소음문제 역시 전학생 차원의 의식개선과 함께 시설보완을 통한 해결이 요구된다. 이것은 공공장소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의 문제이며 부실한 도서관 시설로 인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두 굽 소리나 노트북 타자치는 소리 같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소음에 관해서는 도서관 바닥에 카펫을 깔아 소음을 줄이거나 노트북 전용좌석을 확충하자는 등의 의견도 있다.

도서관? 식당?

자리문제와 함께 실시된 도서관 내 식(食) 행위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332명(37%)의 학우들이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한 반면 ‘있을 수 있는 일 이므로 괜찮다(14%)’,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서는 괜찮다(39%)’고 답한 학우들도 많아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한 학생들의 주장은 대체로 음식 냄새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냄새가 심하지 않은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 정도에 한해서는 허용한다 의견이 전반적이다.

한편 기타의견으로 제시된 답변들 중에는 ‘도서관 내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열람실과 분리된 공간에 따로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등 자유로운 식사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학술정보관 주병창 과장은 “부족한 좌석 문제와 같은 경우에는 열람실 사용인구가 급증하는 시험기간에 일부 학생들이 자리를 맡아두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전자좌석배치 시스템과 같은 시설을 도입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학교의 실정상 어려움이 있으므로, 학생들 스스로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의식개선 차원의 접근을 주장했다. 도서관 문화는 도서관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시설이 보완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될 것이다.

전경완 기자 davidm011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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