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화목한 가정 속에 피어난 그의 사랑 - 장규열 교수

지난 1일 저녁 8시 20분, 7교시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의 인사를 받으며 도서관 계단을 내려오는 장규열 교수. 그의 오른편 어깨에는 노트북 가방이 메여져 있고 왼손에는 서류 뭉치가 들어져 있다. 그의 발걸음은 여느 때와 다르게 가볍다. 어느덧 장 교수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잠시 후 만나게 될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즐거운 것이다. 1공대를 지나 게스트하우스 7동 101호, 장 교수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 앞에는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와 딸이 장 교수를 반갑게 맞이한다.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여보,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어느 다른 행복한 가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관문을 지나면서 장 교수는 한 학교의 교수가 아닌 한 가정의 가장으로 돌아간다. 장 교수는 노트북 가방과 서류뭉치를 방에다 두고 그의 가정 생활은 시작된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보이는 가족 사진들과 말씀들이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찬장을 비롯해 아기자기하게 잘 키운 화초들은 부인의 솜씨가 느껴진다. 미국에서 가져온 소파와 가구들은 응접실의 분위기를 한껏 고급스럽게 만들고 있다.

응접실에서 가족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장 교수는 멀리 떨어져 공부하고 있는 큰 딸이 빠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큰 딸에게 전화와 싸이월드를 통해 매일 연락을 주고 받는다며 딸 사랑을 넌지시 표현했다.
둘째 딸 주연이 (Alison)는 한동국제학교 9학년으로 학교 입학 시험을 우수하게 치르고 월반한 우등생이다. 주연이는 미국에서만큼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아빠를 이해한다며 아버지 자랑을 늘어놓는다. “우리 아빠는 능력이 많아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말이면 우리들을 위해 여행도 가고 주중에는 밤늦게라도 방에 오셔서 한국어, 한국사 공부도 도와주는 아빠, 전 우리 아빠가 너무 좋아요!” 이런 둘째 딸을 바라보는 장 교수의 마음은 흐뭇하기 그지없다. “미국에서 있을 때만큼 잘해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항상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딸이 너무 대견스럽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반면, 아들 신태 (Alex)는 아빠에 대해 많은 불만으로 입이 삐죽하다. 신태의 입에는 아빠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미워 입을 열기가 쉽지 않다. 가까스로 아들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아빠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라는 한마디 외침이었다. 신태는 아직도 한국에서의 아빠 모습을 이해 못한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하루하루 생활이 깜짝 이벤트였는데 한국에서는 반복적인 일상이에요. 더군다나 아빠 얼굴은 아침 식사할 때 잠깐 보고 못 볼 때가 너무 많아요”라고 불평 섞인 말을 한다. 장 교수는 이런 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눈빛이다.

한편, 부인이 생각하는 장 교수는 항상 고마운 남편이다. “남편을 보면 주님 안에서 어떤 직분을 맡고 힘든 일을 하더라도 항상 즐거워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감사하다”며 남편의 얼굴을 지그시 쳐다본다. 이에 장 교수는 부인의 말에 화답하듯 사랑스런 눈길을 보낸다. 부인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장 교수는 이름난 애처가다. 이선영 교수(언론정보)는 “장규열 교수는 좋은 장소나 좋은 먹거리가 있을 때면 부인과 함께 오면 좋겠다며 말해 주위 교수들로부터 애정 어린 질시를 받는다”고 말한다. 이처럼 주위 교수들로부터 부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정평이 나있다.

장 교수는 바쁜 한동의 일정 가운데서도 가족뿐만 아니라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뒤로 미루지 않는다. 미국 유학생 시절부터 미국에서 시간을 보내 부모님에 대한 효도다운 효도를 하지 못해 항상 죄송스럽게 여겼다. 장 교수는 작년에 한국에 들어오면서 같은 땅에 살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나면 연락도 하고 찾아 뵙기도 하려고 한다. 평균 두 달에 한번쯤 가족들 모두 서울에 올라가 부모님을 찾아 뵈며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부모님이 내게 해 준 것을 갚으려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부모님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잠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가족들을 바라보며 장 교수는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요. 개인적인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우리학교에 오기로 했을 때 미국의 좋은 환경적 조건을 내려놓고 믿고 따라 준 가족들에게 너무 고마워요”라며 옆에 있는 작은 딸을 꽉 안으며 가족들에게 따뜻한 눈빛을 건넨다.

사랑이 물씬 풍기는 가정의 분위기 속에 빠져있던 3시간. 가정에서 장 교수는 항상 분주하고 정신 없어 보이는 학자와 교수의 모습이 아닌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오늘도 장 교수는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입가에는 사랑이 담긴 미소가 지어진다.

한지원 기자 milinium0321.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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