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입니다

홈커밍데이 홍보가 한창이다. 이제 아는 후배보다는 졸업생 선배가 더 많고 보니 벽에 붙은 홍보물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레 소식이 온다. 그들은 한동대 이름만으로도 설레며 기대한다. 왜 한동 졸업생은 유별나게 학교를 사랑하고, 자랑하고, 그리워할까? 난 그 애틋함이 그들이 개척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감자밭을 일구고, 천마지 길을 닦았다. 물난리 단수에 화장실이 막혀 휴지 들고 수풀을 찾아가고, 인터넷 없이 밤엔 그저 도란도란 수다 떨 도리밖에 없어도 신났던 것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건 하기에 달렸다. 지금보다도 훨씬 불투명한 미래에, 훨씬 열악한 시설이어도 그 희망이 그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한동이 달라졌다고 우려한다. 그 말은 한동 문화가 변했다는 뜻이다. 문화의 변화는 삶의 양식의 변화를 말한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는데 95년 신입생과 06학번이 어찌 같은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겠는가? 문화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즐겨 사용하는 도구부터가 다르니. 허나 그것이 옳고, 좋은 기준의 다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문화에서 그 방식에 적합한 최선을 찾는 것은 그 문화의 주도자인 구성원들의 일이다. 때문에 문화가 변화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역시 구성원에게 있다.
문화가 서로 다르며, 현재 각 문화가 급변하는 세태 속에 형성된다는 사실은 ‘지금’의 문화 는 현재형인 동시에 미래형임을 말해준다. 문화란 늘 새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문화를 살아가는 우리는 개척자다. 형이 일구어낸 문화에 빌붙어 사는 못난 동생이 아니라 현재 한동 문화의 창조자이다. 이 ‘첫 마음’이 중요하다. ‘처음’이란 앞날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동이 10년 지났다? 10년만큼 수명이 줄었다? 아니다. 지금은 시작이다. 시작의 힘은 한계를 정하지 않는 데 있다. ‘이젠 끝이야’라고 설정하는 순간이 끝이다. 자라는 것은 늙지 않는다. 자라는 것은 ‘새로움’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전통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고, 물려줘야 할 전통은 바로 이 ‘새로움’의 전통이니까.
내년의 홈커밍이 기대된다. 끊이지 않고 솟아나는 샘물처럼 그 때는 이전에 내가 마셨던 물이 아니라 새로 솟아난 달콤하고, 시원한 물을 맛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황은혜 (언론정보문화학부)



기대

이 글을 쓰기 전 주변에 우려가 컸다. 하지만 그들을 축복하는 맘으로 이 글을 담대하게 시작한다. 진심은 언제 어디서나 통한다는 말을 믿기에 이글을 통한 하나님의 선하신 영향력이 드러나길 소원함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군 복학 후 내가 생각하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 중에 하나는 예전보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속속 보인다는 것과 학교 안에 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난 그들이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기뻤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이런 마음보단, 하나님 안에서 동일한 비전을 가지고 같은 길을 간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고 또 그만큼 격려하고 보듬어주고 싶었다. 군에 있을 때 사고로 인해서 휴가를 제한 당한 적이 있었다. 각박한 시간 속에서 5일 이라는 자유는 나에게 있어선 너무나 억울했고 큰 아픔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쓰시기 위한 또 하나의 훈련이었고 준비 과정이었다. 이후에 동일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나에게 계속해서 보여주셨고, 나의 상처가 그들에겐 더욱 큰 위로였고 힘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내 것을 주어서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부어주셨고 그 안에서 그 분 일하심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기대한다. 그들의 상황을 통해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일하실 하나님을,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며 큰 위로와 도전을 받고 결단하며 일어날 사람들을..
한동을 더욱 한동답게 하는 큰 이유가 되는 그들의 행보에 감히 박수를 보내며 더욱 큰 비전을 품어주길 부탁한다. 그들을 통해 일하실 하나님을 온 맘 다해 축복하며 기대한다.

안형진 (전산전자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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