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으로서 극복해야 할 문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헌신할 목적으로 하나님의 대학교에 왔습니다”

현재 우리학교에 재직 중인 대다수의 교수들이 우리학교에 올 때 갖고 있던 마음가짐이다. 이를 역으로 해석해 보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지 않았거나 정말로 헌신하는 자세를 갖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학교에 오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그다지 많지 않은 수의 교수들이 우리학교에 지원하여, 신임교수 채용률이 떨어지고 일부 전공수업의 대형강의 문제나 교육의 질 하락, 팀 제도의 비효율성 등과 같은 문제와 직결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 수많은 유능한 교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학교에는 신임교수 지원율이 저조한 것일까? 바로 우리학교만의 까다로운 특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수들이 우리학교에 지원하려고 할 때 걸림돌이 되는 사항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신임교수 채용 시 학교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영성과 교육이념이다. 이는 우리학교의 기독교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실제로 적합한 교수들을 찾기가 어려워 신임교수 채용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입 교수 채용 요건' 기사 참조)

다음으로, 전공수업의 영어강의. 영어강의가 전공수업을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르는 우리학교의 상황을 볼 때 전공교수가 뛰어난 영어강의 실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담사회복지학부의 한 교수는 “미국에서 오래 살고 또 학교도 졸업했지만 영어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실제로 우리학교에 지원하는 많은 신임교수들이 영어강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갈등한다고 한다.

논문 및 연구환경이 열악한 것도 특징이다. 우리학교는 교육 중심의 대학이다. 교육이 제대로 되기 위한 연구는 필요하지만 이 또한 상대적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연구환경이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제어문학부의 한 교수는 “전공의 특성상 오래된 서적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학교의 이러한 연구환경은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학교의 역사가 짧아 고(古)도서 장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점, 팀제도로 인해 교수의 연구 시간이 부족한 점, 연구비와 연구시설이 부족한 점 등이 열악한 연구환경의 원인이 된다. 연구를 중시하는 교수의 경우에는 우리학교의 이러한 연구환경과 맞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녀 양육 환경도 교수생활 여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특징이다. 교수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에는 당연히 자녀의 교육 및 양육 환경을 고려하기 마련이다. 윤상헌 교수(국제어문)는 “자녀가 중학생 이상일 경우 포항이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제약 때문에 교육환경이 신경 쓰인다. 교직원 자녀를 위한 교육시설이 마련되어 있다면 교수들이 안정적으로 교수생활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며 자녀 교육 환경의 조건에 대해 말했다.

이 밖에도 기독교 대학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기독교적인 신념의 개인차, 학교의 지리적 접근 취약성, 봉급 문제 등이 신임교수가 우리학교에 지원할 때 생기는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리한 점들로 인해, 우리학교는 실제로 신임교수를 모집하는 단계에서부터 국내외의 우수한 교수 인력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학교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학교의 특수성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해외 유수 타 대학 수준의 신임교수 채용률을 달성하여 학생들에게 보다 높은 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교수 인사 위원회의 박혜경 교수는 “하나님의 대학으로서의 특수성과 우수 인재의 양성을 위한 양질의 교육을 공히 잘 감당할 수 있는 교수채용이 우리학교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학교 당국은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냈던 국내외의 성공대학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내외적으로 갖은 노력을 동원할 것이 요구된다.

전경완 기자 davidm0114@hotmail.com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