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게임이 단순한 하나의 재밋거리였는데 요즘은 사업이 된 것 같아요." 서울 안암동에서 게임 대회를 보러 온 송요한씨의 말이다. 그렇다. 게임은 이제 하나의 사업이다. 스포츠다. 그 뜨거운 열기는 굳이 먼데서 찾을 필요도 없다. 지난 축제 기간에 열린 miracle-HD배 스타크래프트, 위닝일레븐 대회는 200여명의 남학우들을 잠 못 들게 했으며 선수들은 기대에 부응, 멋진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를 기획하고 맛깔스러운 해설까지 도맡아 한 전종목(언론정보 03)학우는 "게임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학우들끼리 모여 하나되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전문적인 게임대회가 아니다 보니 가끔 네트웍의 불안정이 있었지만 학우들의 성숙한 관람 태도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기획 의도와 함께 경기 운영 소감을 말했다.

학교 밖의 게임 대회도 찾아가보자. 지난 10월 3일 세중 게임월드에서 펼쳐진 'KTF 프리미어리그' 스타크래프트 3주차 대회는 일찌감치 전국 도처의 팬클럽에서 온 관중들이 자리를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하루 12시간 이상 연습하고 치밀하게 연락을 준비해온 선수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향해 쉴 새 없이 플래시를 터트리는 모습,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터져 나오는 관중들의 함성. 어지간한 스포츠 게임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에 사는 K양은 "이곳에 오면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며 관람 뒤 즐거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리니지, 거상, 라그나로크, 메이플 스토리 등의 온라인 게임들도 점점 인기몰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들 게임은 온라인 상에서 하나의 사회를 방불케 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는데, 특히 리니지는 '혈맹 시스템(공동운명집단)'이라는 매력적인 카드로 우리 나라뿐 아니라 세계를 주름잡았다. 지난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도쿄 게임쇼에서의 폭발적인 관심은 독자적인 컨텐츠로 게임 강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게임에 '중독'된 나머지 게임이 낳은 폐해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 패턴은 피부질환, 수면부족, 안구건조증, 운동부족 등을 초래하고 불규칙적인 식습관은 건강을 해친다. 게임이 낳은 '귀차니즘', '게으르니즘'이라는 용어는 실생활에도 적용되어 무기력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십상,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한동인들에게 치명적이다. 더욱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해 고액의 아이템 거래와 무분별한 범죄행위의 자행은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에까지 이르고 있다.

'e-Sports'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게임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게임 시장의 주 고객 층인 우리 20대에게도 더욱 성숙한 분별력과 선용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그대, 혹시 '게임 폐인'인가, 아니면 '게임 문외한'인가.

지인수 기자 ultra194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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