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당신 앞에서 울며 약속했던 일을
하면 안되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해버린 적이 있었다.
마음 놓고 푹 자고 싶다고 떠들고 다니면서도
어떻게든 자지 않으려 애썼던 새벽이 많았다.
해가 지고 도서관에서 기숙사로 걸어갈 때 올려본 하늘은
너무 아름다워서 아무것도 없는 나의 모습이 매번 부끄럽고 우스웠다.
혼자서도 부끄러울 수 있고 우스워질 수 있는 곳이기에
더 힘들었고 더 아름다웠던 이 곳에서의 시간이 또 끝이 난다.
연혜은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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