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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한 줄, 악성 댓글
이지혜 기자, 정하람 수습기자  |  leejih@hgupress.com, junghar@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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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3  15: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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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1일, 검색 포털 다음(Daum)의 연예 섹션 뉴스 댓글 서비스가 잠정 폐지됐다. 다음 뉴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카카오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장으로써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건강한 소통과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해 왔다”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이를 개선하고자 다음 연예 뉴스 댓글 잠정 폐지를 결정했다.

이처럼 ‘악성 댓글’은 뉴스의 댓글 창이 사라지게 했다. 악성 댓글은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아왔다. 최근에는 악성 댓글로 인한 유명 연예인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금 악성 댓글의 심각성이 떠오르고 있다. 악성 댓글은 무엇이며, 왜 오랜 시간 동안 문제가 되었으나 해결되지 못했을까.

 

   
일러스트 정지은 기자 chungje@hgupress.com


악성 댓글의 세 가지 기준

악성 댓글의 사전적 의미는 ‘인터넷의 게시판 따위에 올려진 내용에 대해 악의적인 평가를 하여 쓴 댓글’이다. 그렇다면 악의적인 평가의 기준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악성 댓글이라 할 수 없다. 악성 댓글은 법적으로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첫째, 악성 댓글에서 비방하는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 즉, 다수나 집단을 향해 비방하는 것이 아닌 특정인이 지목돼야 한다. 특정인의 실명을 쓰지 않았더라도 제삼자가 봤을 때 누구를 특정하는지 추측이 가능하다면 악성 댓글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야 한다. 피해자의 사회적 이미지나 평가 등이 악성 댓글로 인해서 심각하게 해쳐질 정도인지를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댓글의 게재 장소가 공연성을 지녔는지 판단한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성 댓글

악성 댓글은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꿀 정도로 그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 악성 댓글의 타깃은 주로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는 연예인이다. 어릴 적부터 배우로 데뷔해 가수로 활동하던 고(故)유니 씨는 배우 활동 당시 배역의 이미지 때문에 악플에 시달렸다. 가수 데뷔 후 고(故)유니 씨가 미니홈피를 개설하면서 악성 댓글은 더욱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결국, 2007년 고(故)유니 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배우 고(故)최진실 씨는 한 차례 유언비어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또한, 고(故)최진실 씨가 지인의 사망 사고의 가해자라는 거짓 소문이 퍼지면서 고(故)최진실 씨에 대한 악성 댓글의 수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로 인해 그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2008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연예인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발생하기도 한다. 2007년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고등학생은 일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후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솜방망이가 아닌 진짜 처벌로

대부분 악성 댓글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개인 SNS에 게재된다. 따라서 댓글 게재자에게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통신망법) 제 70조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일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를 유포할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청이 공개한 ‘사이버 모욕죄 및 명예훼손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5년 1만 5,043건 ▲2016년 1만 4,908건 ▲2017년 1만 3,348건 ▲2018년 1만 5,926건으로 월평균 1,00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악성 댓글로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악성 댓글의 유형이 다양해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대부분의 가해자는 실형 대신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법원은 11월 6일, 가수 출신 배우 심은진 씨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에게 악성 댓글을 단 30대 이 모 씨에게 징역 5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는 기존의 판결과 비교했을 때 법원의 이례적인 선고로, 법원이 앞으로의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막을 대안은

악성 댓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돼야만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과거에 악성 댓글 문제로 한 차례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됐던 적이 있다. 2007년 7월부터 하루 방문자 수가 20~30만 명이 넘는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에만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는 이른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2012년 헌법 재판소가 시행 5년 만에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 명예훼손 등의 불법 정보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악성 댓글에 대처하는 다양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인터넷 실명제는 이미 위헌판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도입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월 21일,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댓글 아이디의 전체이름을 공개하고, IP를 공개해 온라인 댓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같은 달 25일에는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혐오 표현 등을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혐오·차별적인 표현의 악성 댓글 등을 불법정보에 포함해 당사자만이 아니라 그걸 본 누구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정보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동대 안 악성 댓글 문제

본지는 한동대 재학생, 휴학생을 대상으로 악성 댓글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이번 설문은 구글 양식으로 작성된 설문 조사 페이지를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응답자 중 63%는 타인의 댓글로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동대 학생들은 한동대 교내사이트에서 악성 댓글 문제가 심각하다고 절반가량(49.6%)이 응답했고, 이들 중 95%는 *에브리타임에서 악성 댓글 문제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로 보아, 한동대 안에서 대부분의 악성 댓글은 에브리타임에서 볼 수 있고, 이 악성 댓글로 인해서 피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악성 댓글의 힘은 한 생명을 꺾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열 번 좋은 말보다 한번 나쁜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는 것처럼 말 한마디로 사람 목숨 빚을 질 수 있다. 악성 댓글 작성의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악성 댓글 작성자는 작성 전 자신이 사람 목숨을 빚질 수도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에브리타임: 전국 400개 대학을 지원하는 대학교 커뮤니티 및 시간표 서비스. 학교별 익명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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