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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러를 기다리며
한동대학교학보사  |  hgupress@handong.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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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8  0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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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성
(생명과학 97, 포항제일교회 청년부 목사)

최근에 대한민국은 아픕니다.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었고, 이에 앞서 약 1년 전에는 현직에 있던 대통령이 탄핵되어 구속되었습니다. 두 소식 모두 대한민국에 큰 아픈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였던 이들이 구속에 이르게 된 과정과 원인이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입니다. 아프게 할 뿐 아니라 국민들을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라놓는 상처를 남겼고, 지금까지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남겨진 큰 상처가 될 것이기에 더욱 아픈 것 같습니다.
두 대통령의 구속 앞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았습니다. 두 대통령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그것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법집행이며, 나아가 불법이라며 항변하였습니다. 반면 두 대통령의 구속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그것이 음모론이 아닌 팩트에 근거한 올바른 법집행이며, 나아가 두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쌓인 폐단들을 제거하는 법집행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부류의 생각이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져,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최근에 한동도 아픈 것 같습니다. TV 뉴스에까지 오르내리며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페미니즘 강연 이후 사건들 때문에 한동이 다시 한번 세상에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동성애 논쟁은 한동 안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단순히 페미니즘 강연의 내용과 동성애 논쟁 자체에 국한된 문제 때문에 한동이 아픈 것은 아니겠지요. 강연 후에 학교와 학생들 간에 오고간 일들과 그리고 학생들 안에서 강연의 내용과 성정체성 문제를 놓고 오고간 말들이 한동을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는 관련된 이들을 징계하기에 앞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생각과 마음을 보듬어줄 여유는 없었을까? 정말 징계가 정답이었다고 생각하였을까?’
‘관련된 이들은 강연의 주제와 내용이 학교와 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여, 필요한 과정들을 거치면서 조금 더 신중을 기하여 강연을 준비할 수는 없었을까?’ ‘동성애를 놓고 그것이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는 없을까?’
‘성정체성에 관한 갑론을박 속에서 한동 안에서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이런 생각들이 지나가면서, 다시 한번 한동의 역사 안에 남겨질 상처들이 떠올랐습니다.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에서는 아직 그것이 진리라고 용인되기 전까지는, 진리를 탐구하는 모두가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받아줄 용의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얕은 수준의 생각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 단정 짓고, 다른 이의 그것을 정죄하고 비판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자신을 먼저 살피는 겸손이 아쉬운 순간입니다. 서로를 먼저 마음으로 받지 못하고 정죄하고 판단하게 되는 것들이 결국은 한동의 구성원들을 서로 아프게 하고, 나아가 우리 한동의 역사를 아프게 합니다.
학교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놓여진 허들을 봅니다. 이 허들의 모양은 달랐지만, 한동 안에 언제나 존재하였던 것 같습니다. 한동 역사의 초창기에도, 지나온 시간 속에서도 그것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허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는 그것을 뛰어넘기를 연습하는 <허들러>를 기다립니다. 허들이 너무 높아서 그것을 넘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약하여 허들넘기를 시도하는 <허들러>를 기대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넘어야 할 허들을 먼저 보는 이가 그 <허들러>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 <허들러>가 한동을 밝히고, 나아가 이 세상을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한동을 졸업한지 10년이 훨씬 넘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 외부인으로 한동을 바라보는 입장에 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느낀 아픔이 피부에서 시작되어 가슴 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포항에서 청년사역자로 살아가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한동을 오고가는 횟수도 늘어나니까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프지만 그래도 한동을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은 외부자임에도, 한동을 가슴으로 안고 희망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한동 곳곳에 필요한 그 <허들러>를 오늘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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