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는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한동대에 입학한 우리들과 2018년도 신입생으로 들어올 수험생들은 한동대가 가진 정신을, 그 이념을 따르고자 이곳을 선택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수험생 시절, 한동대의 정신에 반해 이 학교를 택했었다. 일단 한동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여지없이 모두 기독교 교양 수업을 들어야한다. 그 이유가 졸업을 위한 학점 채우기 용도가 됐든, 진심으로 하나님을 학문 안에서 만나고 싶은 이유든지 말이다. 처음 한동대에 입학했을 때, 스스로를 크리스천이라고 여기지 않는 학생들의 수가 많다는 사실에 한 번 놀랐고, 기독교적 정신에 입각한 수업의 내용들과 기독교적인 학내 문화에 불만을 가지는 주변인들이 많아서 두 번 놀랐었다.
나는 앞으로 남은 삶을 살아갈 때 나의 전공분야에서 하나님을 증거 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지니고 있는 나 역시, 가끔은 기독교 교양 수업이 지루하게 여겨지며, 중요한 과목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내 삶에서 내가 믿는 종교를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기독교라는 종교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필수교양으로 기독교 관련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이 고역일 것이요, 어떤 이들에게는 생소하고 허황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좋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일하는 인재를 세상에 배출하는 이념을 가진 대학을 다니는 학생으로서 한번쯤 귀 기울여 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 대학에 4년 동안 몸담던 학생으로서 한 번도 종교라는 영역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거나, 아무런 정보도 가지지 못한 채 학사모를 쓰고 학교를 떠난다면 그것 역시 그 사람의 지난 학교생활에 있어 큰 손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독교 교양수업을 필수로 이수해야한다’는 의제에 찬성하는 이유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와 같다. 첫 째,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세워진 학교를 다니는 학생으로서 학교의 근간이 되는 정신을 공부해야 한다. 한동대 학생으로서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어떤 정신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배경으로 학교가 출발했는지 몰라서는 안 된다. 둘 째, 단순히 믿는 종교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학문으로서 더 깊은 믿음에 도달할 수 있다. 기독교인인 우리들도 논리와 이성을 논하는 사람들에게 ‘믿음’이라는 애매모호한 영역을 설명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논리와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나갈 때 확신 없는 믿음보단 이성에 근거한 믿음이 더 굳건하게 우리들의 삶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셋 째, 종교를 가지지 않은 한동대생들이 일부러라도 기독교를 논리적인 시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수교양과목 이수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들이 한동의 삶에서 기독교 과목을 이수하기로 마음먹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필수교양과목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기독교 과목 필수 이수에 관해 의문과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나의 의견이 충분한 대답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내가 바라는 것은 기독교과목을 따분한 종교라고만 보기보다는 새로운 학문의 지평에 대한 도전으로 봐달라는 것이다.

 

이현정 (언론정보,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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