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조직원이 아니다. 부속품은 더군다나 아니다. 샐러리맨이라 부르는 것도 옳지 않다. 기자는 오직 단독자다.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고 쓴다.” 2011년 한겨례 안수찬 기자가 쓴 ‘내 나이 마흔, 그리고 대한민국 기자’라는 칼럼 일부다. 현재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보도 가치를 판단할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투쟁이 한창이다. 지난 4일을 시작으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는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공영방송 정상화’,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자’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섰다. 사실 그 투쟁은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었다. 그 누구도 미처 주의 깊게 살펴보려 하지 않을 때도,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뉴스가 보도된 후 ‘유배지’로 가게 될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면서도, 스스로 판단한 뉴스를 내보낸 그들.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2012년 MBC에서 진행된 파업 이후 200명이 넘는 이들이 부서를 이동해야 하거나 다른 일터를 찾아 떠나야 했다. 그리고 동일한 것을 바라보고 시작된 또 다른 파업이 2017년인 지금 진행되고 있다. 그 사이에 많은 언론인은 선택에 따른 결과로, 부당한 발령을 받아 ‘유배지’로 가야 했다. 눈앞에 많은 것들이 스쳐 갔을 테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눈물 흘리기도 했을 것이다. 남몰래 되새겼던 고민을 이제 마이크 앞에서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다행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문제가 가시화됐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의 짐을 대신해 지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해준 그들에게, 온 마음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민주주의는 어려운 게 아니라고 생각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서로의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가 민주주의가 이뤄지는 사회가 아닐까.” 기억 저편 어딘가 메아리처럼 남아있는 말이다. 그 말을 언제 들었는지, 누가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만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 만이 기억에 남아 있을 뿐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를 가지고 목소리를 내고자 하면, 득달같이 위협이 성큼 다가오는 이곳.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택할 수 밖에 없는 곳. 민주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모르더라도, 이곳이 민주 사회가 아님은 너무나도 명확해 보인다.
한동대는 어떤 모습일까. 작금의 실태를 보며, 이곳에 대한 물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한동대는 서로의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인가. 한동대는 직책과 관계없이, 어떤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로 목소리를 내기에 거리낌 없는 사회인가. 거리로 나와 무기한 총파업을 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기에, 한동대 사회는 저곳과 다른 모습인가. 답이 뱉을 수 있기 때문에 던지는 물음이 아니다. 다만, ‘한동대는 민주 사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있다면 한동신문사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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