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협력회(이하 학협)의 존재에 대한 논의는 2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15년도와 16년도 총학생회 회칙개정 TFT(이하 회칙개정TFT)는 공통으로 학협 존재 여부를 학생정치 구조 개편의 주요 골자로 다뤘다. 이번 학기 발족한 회칙개정TFT에서도 어김없이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학생사회가 2년간 학협의 존재를 고민해야 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부 간 협력 도모하는 학부협력회

학협은 각 학부 간 협력을 추구하는 기구다.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학협은 모든 학부 학생회를 대표하는 기구로 각 학부 학생회 간 교류를 위해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학협은 ▲대학문화의 건설 ▲각 학부의 다양성 존중 ▲학부 간 협력 도모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17-1학기 학협 김하민 의장은 “학부 간 연합을 이루기 위해 신앙적인 부분에서, 문화적인 부분에서 또 학술적인 부분에서, 이 세 개의 큰 축을 가지고 학부협력회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협은 각 학부에서 선출한 학부 대표 및 부대표로 구성된다. 현재 학협에 소속된 학부는 15년도 신설된 창의융합교육원과 16년도 신설된 ICT창업학부를 포함 총 13개며, 학협의 공식 인원수는 27명이다.

회칙이 낳은 이중적 지위•불균형

학협의 존재 여부는 15년도부터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문제다. 15년도 제11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는 학협 단위의 전학대회 참석에 대한 전학대회 의원들의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16년도 제6차 전학대회에서 발표된 총학생회 회칙개정안에 학협 해체가 명시되면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기도 했다.
학생사회에서 학협의 존재 여부가 논의된 이유는 총학생회 회칙상 ▲전학대회 의원과 운영위원회 위원의 지위가 다른 모순점 ▲전학대회의 불균형적 구조 때문이다. 학부 대표 혹은 학부 부대표는 각 학부를 대표해 전학대회에 참석한다. 반면, 상설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에는 학협 의장단이 학협의 일원으로 참석한다. 즉 운영위원회는 학협 단위, 전학대회는 학부 학생회 단위로 참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회칙개정TFT는 학부 대표 혹은 부대표가 학부 대표의 자격이 아닌 학협 의원의 자격으로 전학대회에 참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학협 김 의장은 “회칙상으로는 이중적인 지위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 것 같다. 회칙상으로 걸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정책국 김현수 국장은 “지금 구조상 의결을 할 수 있는 인원수나 이런 것들이 학부 대표와 학부협력회의 이중적인 지위를 가지고 전학대회에 들어왔을 때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학부 학생회는 전학대회 의결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학대회 의결 의석은 ▲총학생회 집행부 5석 ▲총동아리연합회 3석 ▲자치회 3석 ▲각 학부 학생회 12석으로 구성된다. 전체 의결 의석 23석 중 과반인 12석을 학부 학생회가 차지하는 것이다. 이에 15년도와 16년도 회칙개정TFT는 전학대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학부 학생회의 연합 가능성 및 전학대회의 불균형적 구조를 지적했다. 16년도 회칙개정TFT 강상욱 전 위원장은 “본래의 취지에 따르면 (전학대회에) 학부 대표로서 들어온 거다. 그런데 학부협력회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학부 대표들 간의 연합 가능성, 당파 가능성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라며 “반수를 차지하는 학부 대표들이 당파를 지어버리면 의결의 진행에 있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16년도 ICT창업학부가 신설되고 이번 학기 창의융합교육원까지 학협에 참여 의사를 밝혀 학협 인원수는 4명 더 늘어났다.

기로에 선 학협, 해체냐 존속이냐

학협으로 인한 학생정치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학협과 학부 학생회 간의 지위 통일 및 학협 해체 등 방안이 거론됐다. 15년도 회칙개정TFT는 전학대회와 운영위원회에 참석하는 학부 대표 혹은 학부 부대표를 학협의 지위로 통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5년도 회칙개정TFT 보고서에는 ‘현행 회칙에서 학부협력회 의장의 직책이 의장이지만 이미 회칙상으로 학부협력회를 대표하게 되어 있으며, 이를 의장이 아닌 회장으로 명하고 실질적으로 학부협력회를 대표하여 학부협력회장단이 전학대회에 들어오게 하였다’라고 개정 이유가 명시됐다. 15년도 회칙개정TFT는 학협 회장단이 운영위원회와 전학대회에 참석하도록 하는 총학생회 회칙개정안을 제시했다. 15년도 회칙개정TFT 이경엽 위원은 “(전학대회에) 학협으로 들어갈 거냐 학부 대표로 들어갈 거냐는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했기 때문에 학협으로 들어가자는 결정이 났었다”라고 말했다.
16년도 회칙개정TFT는 15년도 회칙개정TFT와 달리 학협을 해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협을 해체해 각 학부 학생회를 포함한 각 학생 기구의 회장 및 대표를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다. 학협이 해체될 경우 학부 대표들의 이중적 지위는 자연스레 해소된다. 강 전 위원장은 “전학대회에서 각 학부 대표들이 각 학부의 대표성을 지니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에 제시한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학기 구성된 회칙개정TFT에서도 학협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달 9일 총학생회 회칙개정을 위해 회칙개정TFT가 발족했다. 총학 김기찬 회장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학부 대표들이) 학부 대표로 들어오고 학부협력회라는 한 단체에 소속될 때 당파성 등의 위험성이 있는지. 각 학부를 대표하기보다는 학부협력회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그 부분에 있어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회칙개정TFT에서) 충분히 이루어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김정은 일러스트 기자 kimje@hgupress.com

*총학생회 회칙 제42조(지위): 학부협력회는 모든 주간 학부 학생회를 대표하며, 각 학생회 간의 교류를 위한 자치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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