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의 온도는 의외로 차갑다. 어린아이가 주로 가지는 감정이라 뜨거우리라 지레짐작하지만, 투정은 차갑다. 너무도 차가워서 화상을 입고는 뜨겁다고 착각한다. 투정은 길고 긴 산문만큼이나 차갑다. 언젠가부터 나 진지해, 라는 서두 없이는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없게 돼버린 우리만큼이나 차갑다. 소문에 추론과 상상을 더해서 너의 일상과 아무도 모를 단점을 생각한다. 그리고는 내가 너보다 나은 점들을 헤아리며 기뻐하다가도 정방형 사진 속 보이는 너의 말간 웃음. 행복한 문장. 쌓이는 댓글의 숫자. 우리 만나야지, 하며 약속을 잡는 끔찍이도 완벽해 보이는 주변인들을 못내 무심한 척 들여다보면서, 나는 왜 푹 꺼진 매트리스 위에 누워, 이끼 같은 이불을 덮고, 불쾌하게 부른 배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우울 같은 단어는 생각지도 않아본 사람처럼 행복할 수 있는지. 대체 우리 사이엔 그 어떤 대단한 차이가 있기에.

그리고 나에겐
이런 당신들이 너무, 너무나도

투정은 결국, 내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에 대한, 차갑고 저열한 복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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