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겐 지겹고 진부한, 또 누구에게는 몇 번을 봐도 도무지 관심이 안 가져지는 일이 있다. 본지 기사에선 아마 총학생회 회칙개정(이하 회칙개정)이 아닐까 싶다. 회칙개정 관련 소식이 꽤 오랜만에 얼굴을 비쳤다. 간만의 등장이긴 해도, 수년간 본지를 들락거린 단골손님이다.
지난해 회칙개정 TFT는 약 160만 원의 지출 내역과 70여 명만이 기억하는 학생총회로 마무리됐다. 그보다 한 해 전 발행된 ‘회칙개정 백지화, 멈춰선 TFT’ 기사는 학부협력회(이하 학협)의 단체 보이콧 기록으로 끝이 났다. 쓰라린 실패를 딛고, 지난 2월 또다시 회칙개정이란 단어가 학생사회에 오르내렸다. 17년도 첫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보란 듯이 등장한 회칙개정은 그로부터 두 달 하고도 반이 지난 4월 9일 첫발을 뗐다.
두 달 반의 기다림에 얼마나 걸맞은진 몰라도, 나름의 진전이 있었다. 두 번의 실패를 겪은 만큼 원인을 찾고, 바꾸고자 한 흔적이 보였다. 지난해 TFT 구성에 변화를 준 데 이어, 이번엔 TFT의 형태와 위치까지 모두 바꿨다. 이제는 바꿀 만큼 다 바꿨다 싶은데, 한결같이 그대로인 것이 있다. 다름 아닌 학생 ‘대표’다. 학협 소속의 학부 학생회 대표들은 회칙개정의 키인 동시에 첫 전학대회에서 회칙개정 논의가 미뤄진 원인이 됐다. 당시 기타토의 안건으로 올라온 ‘총학생회칙개정 TFT 구성 방안’에 대해 전체 학부 대표 12명 중 두 명만이 입을 뗐다. ‘학협 안에서 아직 추가적으로 논의된 부분은 없다’는 학협 의장의 발언과 ‘TFT가 이뤄져 활동하게 되면 주로 방학 때 하는 거냐’는 어느 대표의 질문이 그것이다. 2월 17일 운영위원회 당시 학협 합숙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 전학대회로 넘어갔던 이 논의는 학협의 ‘정기회의에서 한 번 더 논의 후 운영위를 통해 안건으로 재상정해도 괜찮을지 요청’에 따라 허무하게 종료됐다.
두 달 반이 미뤄진 이번 회칙개정의 첫발은 어쩌면 신중을 기한 것일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그저 살짝 삐끗한 것이리라. 지난해 회칙개정 TFT 발족이 5월이었으니, 그래도 한 달은 빨리 시작했다 위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두 달 반이 또다시 1년, 2년 그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을 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두 번의 실패가 주는 긴장감을 놓쳐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총학생회 회칙만큼이나 바꿔야 할 것이 있다. 학생 대표들의 느긋함, 단체끼리 이권 싸움, 무관심에 대한 관대함 등이다. 이번의 이 변화가 진짜 바꿔야 할 것을 바꾸는 것이기 바란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바꿔야 할 우리 학생사회 회칙을 바꿀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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