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입시를 거쳐 대학에 들어와 학점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러한 대학생들에게 분노를 느끼게 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대 특혜논란. 이를 시초로 드러난 ‘최순실 게이트’는 대한민국 정세를 뒤바꿔놨다. 전국적으로 시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사실들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는 양파 같은 대한민국의 현재를 정치•심리•신학적 측면에서 한동대 교수, 목사를 통해 들어봤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귀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검찰 수사 진술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7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 1,000억 원 규모의 출연금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순실 씨, 차은택 씨, 안 전 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해졌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수사가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박 대통령에게 직면한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남은 임기를 채우거나 채우지 않는 것인데 임기를 채우게 된다면 ‘박근혜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예상된다.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난다면 하야하는 것이고 직접 물러나지 않는다면 탄핵의 가능성도 있다. 한편, 4일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분들과 종교 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해 현재 정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야당에서는 국정 운영을 버리지 않고 계속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러려고 내가 국민 했나’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로 헌정 역사상 최저 지지율이다. 박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가 있을 때도 지속적인 지지를 보였던 대구, 경북에서조차 9%로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다(11월 1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둘째 주 정례조사 기준). 서울 광화문광장에 3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대규모 촛불집회로 모인 5일, 대구에서는 시민 2천여 명이 중구 동성로 2•28공원에 모여 ‘박근혜 퇴진 1차 대구 시국대회’를 열었다. 같은 날 포항에서도 ‘박근혜 퇴진 1차 포항 시국대회’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 북포항우체국 앞 실개천 거리에서 진행된 시국대회는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포항지부 송무근 사무국장의 시국선언과 시민 자유발언으로 시작됐다. 거리는 남녀노소 250명가량 다양한 시민이 모였다. 직장인 강지우 씨는 시민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새누리당에게 너무 화가 난다. 원래 정치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이번 사태로 관심을 가져야 속지 않고 살겠다는 생각에 나왔다”라며 “박근혜는 하야하라, 하루빨리 퇴진하라”라고 외쳤다. 이후 우체국에서 시작해 육거리, 죽도시장, 오거리, 중앙상가 내 실개천에서 우체국으로 촛불 거리 행진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일제히 “박근혜는 하야하라, 물러나라”라고 외쳤다. 12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년학생 총궐기’가 열렸다. 50여 개 대학 총학생회와 청년 4,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대학로 인근을 계속해서 행진하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각 학교와 단체의 깃발을 들고 “박근혜가 몸통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광화문 인근에서는 민중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 측 추산 100만 명, 경찰 측 추산 26만 명의 참가자는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세월호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사망, 국정교과서, 사드 배치 등을 두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박 대통령 퇴진에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최순실 사태

최순실 게이트로 직면한 박 대통령과 대한민국 추후 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정치 전문가를 통해 들어봤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김준형 교수

Q 박 대통령 2선 후퇴와 거국중립내각, 하야, 탄핵 이 중 무엇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시나요?

이미 권리, 귄위를 회복할 수 없고 퇴진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고하야’. 하야를 하면 60일 내에 대선을 해야 하는데 선거 준비가 아직 안 됐고,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수권 세력을 짤려면 시간이 60일은 안 된다. 60일 안에 누가 대통령이 될지 대통령에 대한 경쟁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얘기도 나올 거고. 내년 봄쯤에 조기 대선을 하고 그동안에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아주 일상적인 일정도만 하고, 외교도 새로운 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내각은 선거를 준비하는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통령과 하야할 시기는 입 맞춰놓고 조기 대선을 준비할 수 동안에 관리할 총리를 지명하는 과도내각. 거국내각을 해서 끝까지 가는 것하고는 좀 다르다. 조기 대선을 준비할 ‘과도내각’과 ‘예고하야’. 탄핵의 경우 쉽지 않다. 국회의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 하고, 헌법재판소 결정도 기다리고. 하야를 거부하면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아주 장기간의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Q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박 대통령이 지명했고, 박 대통령이 외교를 한다고 해도 외교에서 국내 신뢰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회에서 뽑아 준 것도 아니고 지명 당한 거니까 실제 대통령이 철회 의사도 밝혔고, 이건 끝난 거다. 다른 국가에서 상대할 거냐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야도 아니고 2선도 아니라면 꼭두각시를 왜 월급 주면서 냅두냐. 또, 남은 기간 동안 외치에 아주 중요한 권력, 조약체결권이라든지 정상회담해서 타협해야 한다든지. 이런 외교권이 있는데 대통령이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Q 4일 사과문 담화에서 국정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는데, 사과문을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진정한 사과문 아니었고 책임 총리도 아니었고 미련이 남아있는 거다. 자기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겠다는 거다. 가능하면 버티고 시간을 버는 거다. 국민들이 자기에게 우호적이게 되거나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자기가 권력의 일부라도 건지겠다는 거로 보인다.

Q 박 대통령이 재단 설립에 개입한 것이 사실화되면서 대통령 수사가 11월 말쯤으로 예상되는데 교수님 생각은?
특검이 가긴 갈 텐데. 계속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느낌. 대통령이 하야를 피하려고 그러는 거다.

Q 한동대가 정직과 성실로 세상을 바꾸자 하는 모토를 가지고 있잖아요. 한동대 학생들이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할까요?
자기 주권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금부터 그런 거를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다시 재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학생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으면 좋겠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이상하리만큼 강한 의존을 보인 박 대통령. 박 대통령에게 최 씨는 어떤 존재이며, 박 대통령은 어떤 심리 상태인지 살펴봤다.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신성만 교수

Q 박 대통령의 심리적 상태를 어떻게 분석하시나요?
증거가 없으니 전반적인 상황을 봐서 유추하건대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암살로 심리적 트라우마가 있었을 거다. 이런 트라우마로 인간관계에 신뢰를 상실한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면 부적절한 의존관계가 생기게 되는데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그로 보인다. 그 주변 측근들도 그렇고. 또한 트라우마에 대한 해결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대면 보고도 안 받는다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하는 거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고나 말 기능이 잘 안 되게 된다. 대통령 말하는 거 보면 말도 안 되게 하는데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질문하니까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 하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완전 동문서답하고. 신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에도 문제가 생겨 자기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잘 못 하고 충동적 의사결정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가치판단이 잘 안 된다. 신뢰를 못 하면 의사결정이 안되고 의사결정이 안되면 그 근간 대한 가치판단이 사라진다. 이러면 자신의 책임 문제를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지 않게 된다. 자신과 연관된 일은 남의 일 얘기하듯 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Q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보시는 건가요?
국정을 다루기 어려운 상태다. 이미 국정을 잘 다루지 못해왔다. 실질적으로. 신뢰의 부재로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되어 사람의 능력이나 자질을 보고 일을 맡기지 못하고 자기가 의존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에게 일을 맡겨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좋다, 싫다 정도의 판단. 흑백의 인간관계를 하게 되는 것이다.

Q 대구•경북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대구와경북 국민들의 심리를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묻지마 괜찮아 지지층 30% 노년층은 옛날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박정희 대통령 때의 느낌을 일으키는 매개체로 이유 없이 좋아하는 가족 같은 개인적 친밀감인데. 알고 보니 다른 놈 수천억을 배를 불리게 했어. 거기에서 느끼는 배신감이다. 대구, 경북은. 그래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9%는 어버이연합 이런 사람들, 월남 참전하고 자기 희생한 것 자체가 박정희 대통령의 행적이 옳아야 하거든. 박 정희대통령이 틀렸다 하면 그 순간 자기 인생이 부정되거든. 그래서 그 사람들은 박근혜가 어떤 일을 해도 지지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내 인생이니까. 그런 측면에서 자기 삶을 부정할 수 없는 입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과오는 결국 나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라 느끼는 사람들은 어떤 수가 있어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리적 용어로 ‘인지 부조화', 생각과 행동이 다를 때 생각을 다른 쪽으로 바꿔버리는 거다.

 

국민들이 이번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사건에 더 분노한 이유는 그저 사이비 종교인으로 보이는 일반인에게 국가가 통치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이단 문제와 더불어 기독교적 관점에서 이번 최순실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동대 교목실 김완진 목사

Q 기독교적 관점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기독교 계열에서도 보수계열과 진보계열이 첨예한 대립을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고 반대편에서는 하야로 혼란을 우려하고. 하지만 지금 대통령의 무능이 드러난 상황에서 앞으로 국정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나 하면 단순히 능력이 아니라 도덕•윤리적 가치에서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최순실 사태는 한국사회가 얼마나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어졌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하나님의 나라는 주의 주되심 언제나 섬김과 낮아짐, 경청, 공의와 정의로 구성이 되는데 이번은 특별히 공의와 정의가 무너진 것에 대한 문제이다. 성경에는 무엇을 정의롭다고 말하냐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응에 대해 정의롭다 정의롭지 못하다 이렇게 말한다. 그 사회의 가장 약자들 부모가 없는 고아, 남편이 없는 과부 자기 땅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 나그네라고 번역하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억압하고 착취하고 돈과 힘과 권력과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멸시받는 사회를 공의가 무너졌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고 선지자들이 계속 외치거든. 사회에 공의와 정의가 무너졌다면 하나님 나라가 무너진 거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하고, 또 그 안에서 영적인 문제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참회, 회개 기도. 하지만 하나님 저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주세요가 아닌 저들의 권력을 향한 욕망과 힘을 향한 저 무너진 저들의 공의와 정의를 무너뜨린 저 힘과 권력이 사실은 우리의 욕망입니다. 우리의 죄입니다. 그 사람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끌어안고 기도하는 참회의 기도가 필요하다.

Q 최태민, 최순실 씨 종교 관련해서 이단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권력을 등에 업고 국가라는 권력에 시녀가 된 것. 종교가 권력이라는 집단을 등에 업고 세력화하려고 하면 늘 부패해. 왜 신학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이상한 사이비 교주 최태민에게 목사라는 안수를 줬을까. 이름 없는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주었지만, 답은 딱 하나밖에 없어. 그 사람이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일부 목회자와 교단에서 한 거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당시 한국교회가 얼마나 돈과 권력을 향해 취해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걸 박근혜 대통령도 잘 이용하는 것 같다.

Q 박 대통령이 어떻게 이용하는 건가요?
엊그제(7일) 가톨릭, 개신교, 어제(9일) 불교 주요 종단 대표들을 만나 회찬을 대동했는데 그건 종교를 등에 업으려는 거다. 종교인들은 국가 비판하는 일이 떨어지고 사회참여 잘 안 한거든. 보수적이고.

Q 한동대 학생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다면?
제발 하나님의 나라를 죽어서 가는 곳이라 생각하지 말고, 내가 발 딛고 있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다스리기 합당한 곳. 대한민국의 삶의 현실 가운데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다스림이 합당한 곳이 될까 고민하고. 그 방법은 언제나 높아짐보다는 낮아짐이었고 힘보다는 겸손이었고 예언자의 목소리를 내고 살아갔으면. 외칠 줄 아는 외쳐야 할 시간에 외쳐야지 외쳐야 할 시간에 침묵하는 것을 죄라고 하더라고.

정리 최은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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