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잘 먹고 지냅니다. 구워 먹는 생선이 일본 어디에서 왔는지 걱정하지만, 사실 지난날의 기억까지 씩씩하게 구워 먹고 있습니다. 잘만 요리하면 비린내 없이 맛만 좋습니다.가까운 행복에 익숙해지면 나도 당신 잊을 수 있을 겁니다.

빈말이 돼버린 약속들을 나와 내가 주고받습니다. 언젠가 당신 없이도
나만의 집 한 채 지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온 땅을 뒤흔드는 밤이 오면,
왜 나는 경악하듯 뛰쳐나가 당신을 찾습니까.

밥은 잘 먹고 지내지요. 구워 먹는 생선이 포항 어디에서 왔는지 걱정하지만,
이미 지난날의 기억까지 씩씩하게 구워 먹었으리라 믿습니다. 포항 바다의 그윽한
비린내라도 맡는 날엔 나를 생각해줄 것만 같지만,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