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고령화 사회다. 1980년대 3.8%에 머물던 노인 인구는 1990년대 5.0%, 2000년에는 7.3%를 기록하며 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의 인구가 7% 이상)에 도달했다. 상승세는 계속돼 2026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늘어나는 노인들의 수와 함께, 그들이 처한 사회문제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질병, 빈곤, 고독 등을 들 수 있겠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하는 노동리뷰 2015년 3월 호에 실린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과 연금의 소득대체율 국제비교’ 보고서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48.6%(2011년 기준)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용률은 OECD 평균 13.4%의 두 배가 넘는 31.3%로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특히 75세 이상 고용률은 19.2%로 비교 가능한 국가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4.8%의 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노후 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고령층이 나이가 들어도 은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일자리의 질도 높지 않다. 전문성을 살린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경비 업무를 포함해 박봉에 시달리는 임시직이 대부분이다. 빈곤에 더하여 ‘고독’ 또한 노인들을 힘들게 한다. 전체 노인 인구의 21%가 독거노인이라는 사실과 숨진 지 몇 달이나 지나서야 발견되는 노인 고독사 보도는 이러한 사실을 대변해준다.
농경이 주업이던 시절 우리는 노인들의 경험과 지식을 존경해 받들었고, 노인들의 가정이나 사회에서 존경받아 왔다. 급속한 산업사회, 자본주의 사회를 맞으면서 노인들은 더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 심할 경우 짐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고 말 것인가.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고령화 사회는 진행되고 있고 독거노인의 수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에 독거노인이 설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무관심과 제도적 그늘에 가려진 독거노인은 사회에 자립할 수 없다. 144만 명에 달하는 독거노인, 더 이상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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