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주변의 다양한 색 중 각자 좋아하는 색깔이 있다. 단순히 좋아하는 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선택한 색깔은 당신의 몸과 마음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색깔을 통해 현재 자신을 알고 상담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컬러테라피가 스트레스와 피로로 지친 현대인에게 주목받고 있다. 색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한다는 컬러테라피, 어떻게 사람들을 힐링해준다는 걸까?
 

 

살아가면서 우리가 매일 보는 다양한 색깔. 이런 색깔이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Golden Gate) 다리는 본래 붉은색이었을 때, 자살 명소라 불릴 만큼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다리의 색을 초록색으로 바꾼 후 자살률이 34% 감소했다. 영국 듀햄대학교(Durham University) 러셀 힐(Russell Hill) 교수가 2005년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한 팀이 경기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두 사례 모두 행동력을 자극하는 붉은색의 성질 때문이다. 이렇듯 색깔이 가지고 있는 힘은 강력하다. 작년 한국에서 ‘비밀의 정원’이라는 컬러링 북이 인기를 끌면서, 색깔을 이용해 정서적 안정을 찾는 컬러테라피가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알면 알수록 신기한 컬러테라피의 세계를 함께 알아보자.
 

우리 생활 속 색깔

색깔을 보면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다. 따뜻한 느낌의 노란색, 시원한 느낌의 파란색 등이 그렇다. 이에 마케팅, 패션, 심리 등 많은 분야에서 색깔이 주는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 마케팅 연구원’ 의 오수연 연구원이 쓴 책 ‘색의 유혹, 색채심리와 컬러마케팅’에 따르면 기업에서 컬러마케팅은 적극 활용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가게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컬러마케팅은 두드러진다. ‘롯데리아’, ‘버거킹’, ‘아웃백’, ‘빕스’ 모두 빨간색의 로고를 사용한다. 시리얼을 판매하는 ‘켈로그’와 ‘포스트’도 모두 빨간색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식욕을 돋우는 빨간색의 성질을 로고에 이용한 사례다. 색깔을 활용한 마케팅은 요식업계뿐 아니라 약품에서도 사용된다. 차의과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김선현 원장이 쓴 책 ‘색채심리학’에 따르면 상처 부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 촉진에 효과가 있는 빨간색은 소독약, 빈혈약에 쓰이고 있다. 노란색은 운동신경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인 색깔로 관절염 패치에 주로 쓰인다. 단순히 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색깔을 통한 환자의 심리까지 고려한 것이다. 세계적인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에서는 매해 올해의 색깔을 선정한다. 팬톤의 색깔 발표와 동시에 수많은 업계에서는 올해의 색깔을 이용한 제품을 출시한다. 패션사업에서는 올해의 색깔을 지갑, 모자 같은 소품에서부터 매니큐어, 화장품까지 다양하게 적용한다. 오 연구원은 “컬러가 가장 강한 시각언어인 점을 인식해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것이) 컬러마케팅이다”라며 “컬러는 바로 그 제품이자 이미지로 소비자는 컬러를 제품을 수식하거나, 임시로 눈을 끌기 위한 장식이 아닌 제품 그 자체나 이미지로 지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 삶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색깔은 컬러테라피라는 이름으로 심리치료의 영역까지 뻗어 나갔다.

▲ 섬세함, 창의력, 잠재성을 뜻하는 더콰이즈색.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컬러테라피

컬러테라피(color therapy)는 색깔을 의미하는 ‘컬러’와 치료법을 의미하는 ‘테라피’의 합성어로 색깔을 이용해 신체와 마음의 안정을 주는 색채심리치료다. 과거 고대 문명에서는 종교적인 측면이나 주술적인 측면으로 색깔을 이용했다. 20세기에 이르러 딘샤 P. 가디엘(Dinshah P. Ghadiale) 박사가 ‘스펙트럼 색채 측정법’을 통해 색채를 이용한 치료를 처음 시작했다. 1903년, 덴마크의 네일스 핀센(Neils Finsen)은 빛과 색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한 업적으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색깔을 이용한 치료는 현대에 이르러 미술치료, 색채심리로 발달했다. 컬러테라피는 색채심리를 기반으로 한 상담치료로 미국, 일본에서는 대체의학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차가운 계열의 색인 파란색과 초록색이 좋다. 2009년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향장학과 홍근주 씨가 발표한 논문『컬러테라피가 스트레스와 뇌파변화에 미치는 영향』에서 실행한 연구에 따르면 파란색과 초록색에서 *알파파가 상승하고 *고베타파가 감소해 스트레스완화에 효과가 있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흥분과 긴장상태가 높아져 혈압은 상승하고 알파파는 감소한다. 산과 바다를 보고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 이와 같은 이치이다. 우울증에는 따뜻한 계열의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이 도움이 된다. 사람 몸에 행복과 안정감과 같은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따뜻한 계열의 색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 색깔들이 갖는 고유한 성질을 설명하는 컬러테라피스트 김옥기 씨. 김운영 사진기자.

색깔상담가, 컬러테라피스트

컬러테라피스트는 영국과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국에선 3~4년 전 컬러테라피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컬러테라피스트가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본 유학 중, 자신의 심리를 읽어내던 색채심리에 흥미를 느껴 2000년 초반에 컬러테라피스트가 됐다는 김옥기 씨를 만나 컬러테라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씨는 PIB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PIB연구소의 PIB는 ‘Personal Image Branding’이라는 뜻으로 색을 통한 내·외적인 컨설팅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색깔을 통한 내적 컨설팅으로 컬러테라피 상담이 있다. 컬러테라피는 빛의 일부인 색깔의 고유 파장과 에너지를 이용한다. 시신경 자극을 통해 신체로 들어온 색깔의 파장은 교감 신경을 자극해 신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자극은 다양한 심리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원으로 무심코 선택한 색깔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신체장기의 반응과 정신적 심리상태에 의해서 선택된 것이다. 김 씨는 “컬러테라피 상담은 색깔이 가지는 각 에너지로, 각자 체질과 현재 상태의 색을 찾아 상담자의 문제를 함께 나누고 신체의 균형을 잡아줌으로 현대인에게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효과적인 심리치료의 한 분야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한 컬러테라피 상담은 자신이 원하는 색을 하나 고름으로써 시작된다. 일곱가지 무지개색에 분홍색, 흰색, 금색, 마젠타색, 더콰이즈색을 추가한 총 12색깔의 오일이 들어있는 ‘컬러바틀(color bottle)’중 자신이 끌리는 색깔의 컬러바틀 하나를 고른다. 이후 컬러테라피스트가 그 색깔이 뜻하는 자신의 몸과 심리상태, 그리고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상태를 알려줌으로 현재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컬러테라피스트는 상담자의 문제를 함께 나눈다. 이후 상담자에게 필요한 색을 이용해 적외선 치료나 컬러바틀을 이용한 마사지를 통해 신체의 균형을 잡아줌으로써 스트레스와 우울 등 으로 지친 몸과 마음이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담 이후 자신이 고른 색의 옷을 입거나 주변 소품을 그 색으로 꾸미며 집을 인테리어하는 셀프컬러테라피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 씨는 “컬러테라피는 심리상담의 일부로 너무 의존하거나 맹신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며 “컬러테라피는 색을 통해 자신에 대해 자각하고 긍정성을 이끌어내고 현실을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마다 개인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든지, 게임이나 운동을 한다든지.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예쁘고 다양한 색깔을 이용한 컬러테라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해보는 것은 어떨까? 색다른 방법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알파파, 고베타파: 뇌파의 한 종류. 알파파는 이완상태를, 고베타파는 각성과 긴장 및 스트레스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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