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답답하긴 해도 큰 어려움은 없으나
좌우로 이동하려니
많은 사람들을 방해해야 했다.
“요새 바쁘다며?”
함께 걷고 있던 A의 질문이
불쑥
바삐 흘러가는 인파의 흐름을 헤치고 나온다.


나는 사실 자주,
바쁘다 바쁘다
말을 함으로 인하여
좋은 핑곗거리가 생기길
바랐던 것은 아닐까?

‘바쁘다’고
소중한 것들을
테두리 밖으로 밀어놓은 순간부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삶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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