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탄받을 일이다. 점점, 한동문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한동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주 팀모임 시간에는 일괄적으로 ‘한동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 부끄럽다. 오늘도 한동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스스로 우리 문화 하나 지키지 못했단 말인가.
학생대표들의 한동스러움을 보라. 이들은 배려와 정직의 한동문화를 지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도 서로에게 곤란함은 주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몇 해에 걸쳐 전학대회 의원들의 숙명처럼 자리 잡은 ‘총학생회 회칙개정’에 관해서 궁금한 게 많을 텐데도, 안건이 아닌 ‘기타 토의’로 상정해 기타 토의라는 이름에 걸맞게 깊은 논의 없이 넘어간 그 배려를 보라. 여전히 회칙에 구멍이 있어도, 나중에 다시 정립하면 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관대할 수 있는 아량도 보여준다. ▲집행부 ▲각 학부 학생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열 개 단체와 특별위원회를 규정하는 총학생회 회칙을 무려 6년 만에 개정하지만 합숙은 7일이면 충분할 거라는 느긋함 속에서도, 구성원 서로를 위한 배려가 숨어있다. 심지어 합숙기간 동안 총학생회 회칙개정TFT 위원 중 외부거주를 하는 인원에게 합숙비를 지급했다. ‘외부거주자에게 어떤 기준으로 지급했다는 말인가?’ 의문이 들지만, 전학대회 의원들은 이를 다 같이 논의하지 않았다. 이는 어쩌면 학생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또한 걱정한 것이 아닐까. 속기록을 읽은 학생이 이후 논의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한동의 고유성을 두고 전학대회 의원만큼이나 많은 고민을 하는 이사회도 있다. 지난 2월 열렸던 16년도 제1차 이사회 회의에서 총장인선규정(안)(이하 규정안)이 반려된 것은 ‘타 대학과 다른 한동대만의 고유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 고유성이 어떻게 개선된 것인지, 드디어 총장인선정관이 개정됐다. 하지만 총장인선절차 제정 TFT(이하 총장인선TFT)가 제출한 보고서의 16항 중 4개 항만이 개정됐고 오히려 이사회에서 세 개 항을 신설했다. ▲총장자격에 대한 공동체 의견수렴 ▲인선위원회 구성 ▲인선위원회의 과반수 결의 부분이 아예 반영되지 않은 것, 이것이 이사회가 반려했던 총장인선TFT 안과의 차이점이다. 본래 ‘이사 5인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인선위원회가 ‘이사 5인과 총장 경험이 있는 외부인사 2인’으로 개정됐다. ▲교직원 ▲동문 ▲학생으로 다양하게 구성하자고 한 총장인선TFT의 의견이 미반영 된 데에는, 힘들고 지치는 업무는 이사회에서 담당하겠다는 책임의식이 느껴진다. 정관을 이미 바꿔놓고 전달하는 것도 역시, 21개월을 작업해 온 총장인선TFT에게 더 업무를 맡길 수 없어 행한 배려라고 믿자. 그렇지 않으면 왜 열 차례가 넘는 회의를 통해 만들어놓은 규정안을 제쳐두고 이렇게, 자칫 독자적인 느낌을 주는 개정을 했겠는가.
잘못된 것이나 부족한 것, 나쁜 것 따위를 고쳐 더 좋게 만듦. ‘개선’의 정의다. 한동문화와 관련해 공동체적인 논의가 나온 시기에 위 두 가지 일이 일어났다. 배려이고 희생일 거라 믿는 저 믿음이 사실 착각이면 어쩌나 고민이 된다. 그것은 어쩌면, 각자의 방법으로 한동문화 개선을 다짐한 혹자를 ‘힘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 개선은 학생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한동에 있는 한, 어느 하나도 한동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은 없다. 개선에 대한 논의가 팀모임에서만 이뤄질 것이 아닌 이유이다.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곳에서 또한 이뤄지기를. 그래서 각자의 결정과 행보를 서로가 진실로 ‘믿을 수’ 있게 되기를. 한동문화의 위기 속, 이것이 하나의 개선방안일 거라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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