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종강이 다가온다. ‘눈 깜짝할 새’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가 싶다. 새삼스레 시간의 흐름이 무섭다. 시간은 오늘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호하게 흐른다. 같은 속도로 한 학기, 일 년, 십 년이 흐를 것이다. 그리고, 같은 속도로 한동대의 역사는 쌓일 것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한 학기, 일 년, 십 년 뒤 한동대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이내 ‘궁금해할 필요 없다’고 스스로 답을 내린다. 오늘의 한동대를 살피면 미래의 한동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선택으로 현재가 결정되며, 현재의 선택은 미래를 만든다. 즉, 과거는 현재며, 현재는 곧 미래다. 이에 미래에 과거일 현재를 충실히, 현명히 보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한동대 선택은 미래의 한동대 그 자체다. 어제의 한동대가 오늘의 한동대를 만들었듯 오늘의 한동대가 내일의 한동대를 결정할 것이다.
  지난달 27일의 결정으로 보름 후부터 한동대는 변화할 예정이다. 학기 초부터 화제 한가운데에 있었던 버스 요금 인상 문제는 현금엔 1,000원, 카드엔 800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버스 요금 인상 문제는 마침표를 찍었다.
  현금과 카드 차등 요금 적용은 미래의 한동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동대는 현금과 카드의 요금 차등 적용의 이유를 “버스 기사가 동전으로 직접 거스름돈을 처리해야 하는 일을 없애 안전 및 운행의 효율성을 꾀하고자 함”이라고 말했다. 즉, 현금과 카드 차등 요금 적용이 미래의 한동대 ‘효율’과 ‘안전’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현금 1,000원은 거스름돈을 주지 않아도 되니, 일의 번거로움을 덜어 효율을 담보할 것이다. 그러나 안전이 담보될지는 의문이다. 무슨 생각을 해도 거스름돈과 안전의 연결점을 찾을 수 없다.
  ‘학생이 버스 운행의 적자를 왜 함께 감당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끝까지 답이 없었던 오늘은 미래의 한동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동대는 질문에 대한 답 대신, “어려운 여건에서 내려진 결정에 대해 깊은 이해를 바라며 국내 대학의 존립이 위협받는 암울한 현실을 인식해….”라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동대의 마지막 한마디. “한동대를 더 좋은 학교로 일구어 하나님의 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비전을 지속해 이뤄가는데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길 소망한다.” 한동대가 말하는 ‘더 좋은 학교’는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한동대 구성원 모두는 버스 요금 인상 문제에서 한마음이 되기를 소망됐다.

과거를 생각하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부끄러운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때에는 그 순간이 미래에 부끄러움이 될지 몰랐다. 부끄럽다고, 다시 그때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미래에 부끄러움이 될지 모르는 현재의 선택은 너무도 부담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현재가 미래에 부끄러움이 되지 않기 위해선 현재의 선택에 두려움을 갖고 충실히, 현명히 하는 수밖에. 그렇지 않았다면 미래의 부끄러움은 온전히 현재의 것일 테다.
  부디, 미래에 오늘이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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