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편내기’로 한동에 편입해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공부하기를 바래왔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쁨이며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하는 하나님의 대학” 한동에 면접을 보러 오던 날, 교문 앞에 붙어있던 현수막이 참 인상적이었다. 거룩함이 ‘듬뿍’ 담긴 이 슬로건은 한국사회에서 기독교대학으로써 타 기독교대학에 모범이 되는 한동대학교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현수막이었다.
  최소한 한국교회 내에서 본교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주일학교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본교는 선망의 대상이며 누구나 한 번쯤 입학을 꿈꾸는 학교다. 그만큼 한동대학교는 20년이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한국교회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한동에서 생활하면서 가끔은 이곳이 교회로 느껴질 때도 있다. 마치 거대한 청년부처럼 말이다. 함께 채플을 드리고, 청년부 모임과 비슷한 팀 모임도 있고, 새벽예배, 강물예배, 제자훈련 과정들도 있다. 학교를 지나다 보면 기타를 치며 찬양하는 학우들도 만날 수 있고 강의실을 지나다 보면 기도회를 하는지 복도 전체가 쩌렁쩌렁 울리는 통성기도도 쉽게 들을 수 있다.
  다양한 공동체가 있는 모습이 마치 교회를 보는 것 같다. 가끔은 너무 교회와 같은 분위기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대학’이란 이름으로 세워진 한동이기에, 하나님의 은혜로 여태껏 이어져 온 한동이기에 참 감사하고 은혜롭다.
  그런데 교회 같은 한동이 한국교회의 모습처럼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한국교회가 많이 부패했다, 타락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많이 들어 왔다. 교회 내 각종 비리와 윤리적인 문제로 뉴스에 오르내릴 때가 많다. 처음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는 단지 1%의 기독교인들이 암울한 현실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했다. 하지만 전 국민의 20%가 기독교인 지금은 세상에서 더 이상 본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님만 의지하기보다는 규모가 커지면서 부정이 만연했고 성공에 목마른 나머지 본질을 잃고 세상의 시스템과 사상들로 교회를 채우려 했다. 또한,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름을 이용해서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 그리고 너무 배타적이었다. 그래서 믿지 않는 이들에게 상처를 줬고, 거부감을 갖게끔 했다.
  성공과 세상의 시스템을 추구하느라 본질과 정직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거룩함이 듬뿍 담긴 현수막’처럼 정말로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논란이 되는 청소노동자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은 그들을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먼저 인사하고, 행사도 진행하는데 그런 처우 문제가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분들도 교문을 지나시면서 현수막을 보셨을 텐데 과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이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실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아직은 한동을 ‘우리 학교’라고 말하기 어색하지만, 우리 학교가 개교했을 때의 정신을 잊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소외된 자들을 사랑하길 바란다. 정말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기억하여 정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감당하길 소망한다.
 
언론정보문화학부 14학번 박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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