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총무인사팀의 버스 요금 인상안이 연기된 후, 학생자치단체의 공동결의안 채택과 총학생회가 주체한 소통마당 등을 통해 학생들이 버스 사업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자치단체들은 지난 20일 열린 제2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학생자치단체의 버스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요구 결의안’(이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 버스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지난 23일 열린 ‘버스 요금 소통마당’에 한동대 버스 관련 부서 담당자와 일반학생들이 참여해 ▲버스 관련 구체적인 재정 상황 ▲저소득층과 외부거주자 대상 지원 방안 ▲버스 관련 소통 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 소통마당에 참여한 패널들이 한동대 셔틀 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총무인사팀 최규학 팀장, 학생처 조원철 처장, 기획처 김대식 처장. 사진기자 김남균


학생 의견 대변하는 학생자치단체
4월 1일로 예정됐던 버스 요금 800원 인상안은 총학의 요청으로 지난 18일 연기됐다. 총학이 버스 요금 인상안 설문결과를 비롯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다. 총학 여론수렴국이 실시한 ‘버스 요금 800원 인상안 학생사회 여론조사’ 결과, 4회 증편을 위한 버스 요금 인상 찬성 여부에 대해 설문에 응답한 1,779명 중 746명(41.9%)이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총학 백이삭 회장은 “설문결과를 확인하고 학우 분들이 우려해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듣고 난 후 연기를 요청했다”라며 “현재 인상안 연기의 최종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총학은 제2차 임시 전학대회를 통해 채택된 결의안을 지난 23일 교내정보사이트 히즈넷(HISNet)에 공지했다. 결의안은 ▲버스비 인상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유감 표명 ▲학생과의 적극적인 소통 요구 ▲학생 위원을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버스 운영 관련 구속력 있는 결정을 할 것 요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자치회 이유준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단체가 다 같이 연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수면 밑에 있던 버스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낸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버스 운영 전반에 학생들의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순히 학생 위원이 참여하는 데 그치는 위원회가 아닌 ‘구속력 있는 결정’을 하는 위원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원회에 절반의 학생 위원을 참여시키도록 요구한 것은 학생과 학교가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나누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치회 김기찬 총무는 제2차 임시 전학대회에서 “사실상 학생 위원이 포함될지라도 학생 위원 한 명과 교직원 아홉 명, 이렇게 구성이 되면 (버스)운영위원회가 학생들의 의견 정말 잘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한다”라며 “(학생 위원을 동수로 구성할 경우) 의결 시 학생들의 의견이 더 잘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사무처를 비롯한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결의안을 전달할 예정이나 그 시기를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일단은 사무처와 학생처에 본 결의안을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 회장은 “이 (결의안) 내용에 대해 (한동대 측과) 충분히 사전에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그 다음에 다함께 모여 앞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찾아 뵙고 논의를 거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정∙시행 관련 논의 이어진 소통마당
지난 23일 오석관 305호에서 버스 요금 정책과 관련된 소통마당이 열렸다. ▲학생처 조원철 처장 ▲기획처 김대식 처장 ▲예산팀 편동국 팀장 ▲총무인사팀 최규학 팀장이 패널로 참가했으며, 학생들이 발언권을 얻어 질문하면 패널들이 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소통마당에 참여한 학생들은 실제 운영에 관한 부분보다 버스 구매에 소모될 비용과 인상 후 버스 운영 적자 해소 여부 등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 주로 질문했다. 이에 한동대 측 패널은 버스 구매에 3년간 연 7천만 원 할부로 약 2억 정도 금액이 소모된다고 답했다. 이어 ▲학교 소유 버스에 대한 *감가상각비 연 6천만 원 ▲요금을 800원으로 인상할 때 20% 내외의 수요 감소 예상 ▲물가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버스 구매 비용 할부가 끝난 후에도 버스에 투입되는 비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 팀장은 “(버스 예산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안전화 비용에 더 투입할 계획이다”라며 “증차를 더 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스 요금 인상안에 대해 취약한 외부거주자와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외부거주자들의 통학을 위한 등하교 시간 요금 할인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버스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조 처장은 “(저소득층 학생 중) 사람에 따라서 버스를 자주 타는 학생들도 있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고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버스비 명목의 일정 금액을)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동대 측의 태도를 지적한 의견도 있었다. 석지민(전산전자 11) 씨는 “(한동대는) 기숙사 100% 수용률도 되지 않고, 학교 안에서 모든 생활을 다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버스는 의식주만큼이나 (학생들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버스가 과연 학생들만의 문제인지 논의가 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석 씨는 “시골학교의 여러 특성을 고려해봤을 때, 버스는 곧 우리 삶의 일부이고 학교는 이를 응당 제공해야 할 영역이지 않느냐는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 처장은 “학교가 학생들의 복지를 간과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애초에 스쿨버스는 학생들의 시내 왕래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이다”라며 “학교의 재정 부담이 있었음에도 학생들의 기본적인 복지를 위해 애써 왔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통마당에서 한동대 측의 추후 소통 방안과 육거리 차편 축소로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안 등이 논의됐다.
 한편, 소통마당에서 결의안에 포함된 버스 관련 위원회 구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나, 소통마당에 참석한 패널은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김기찬(경영경제 10) 씨는 “비록 나름대로 여러 방식으로 소통되고 있지만, 시행 기간 자체가 유보된 만큼 좀 더 실질적인, (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위원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계신 부분이 있는지”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처 조 처장은 “소통회를 시작하면서 언급한 것처럼 이 문제는 학생들의 '안전과 편익'의 문제이므로 뒤로 미루어서만은 안될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학생들과의 예민한 부분이 있을 때 대화의 창구를 더 폭넓게 하는 것들 우리가 고민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지금 이 이슈를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서 위원회를 만든다,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맘이 선뜻 내키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통마당이 끝난 후 조 처장은 “전에도 학교의 보직교수들과 학생대표들의 대화 시스템이 ‘한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있었다. 학교와 학생의 소통을 위해 이런 것이 다시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감가상각비: 재화 구매비용을 사용 기간으로 나눈 비용. 재화를 구매했을 때 회계상 한꺼번에 현금이 유출된 것이 아닌, 해당 재화의 사용 기간 동안 감가상각비가 계속 나가는 것으로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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