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어떠한지에 따라 크든 작든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염리동 소금길의 범죄예방디자인(CPTED)은 으슥한 골목을 아이들도 뛰놀 수 있는 안전지대로 만들었다. 그 방법은 골목의 환경을 바꾸는데 있었다. 좁고 어둡던 골목에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됐으며, 칙칙했던 벽은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가로등이 곳곳에 세워졌으며, CCTV와 LED 비상벨은 밤에도 사람들이 안심하고 골목을 다닐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효과는 자연스레 사람들이 떠나 쇠퇴한 염리동에 사람을 다시 이끄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변화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지역의 주민들의 협조와 지역 당국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범죄예방디자인은 주민들의 거주공간과 해당 지역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범죄가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 주민들과 끊임 없는 소통과 대화를 통해 지역 스스로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해 냈다고 볼 수 있다. 환경을 바꾸는데 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긍정정인 방향으로 환경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량동 원룸촌은 지역 사회와 주민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보인다. 이에 포항시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해 둠으로써 주민들에게 불편을 직접 겪게 하고자 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방법에도 불구하고 단지 ‘귀찮다’라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규칙을 지키지 않고 분리 배출하지 않은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있다. 이 같이 매끄럽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는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원룸촌을 악취가 나는 더러운 길거리로 만들었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 환경은 사람이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그 선택의 몫은 사람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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