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인간은 고민하고 그리고 결정한다. 여기, 한동대 총학생회 집행부(이하 집행부) 회장단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섬김 장학금 성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국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것인가 아니면 섬김 장학금 성적 기준의 원칙을 밀고 나갈 것인가. 집행부 회장단의 선택은 전자였다. 자신과 함께 밤을 지새워가며 일한 국원들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다. 인간은 부족한 동물이기에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선택에 있어서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발생한다. 첫째,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때. 둘째,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을 때. 셋째, 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 놀랍게도 이번 집행부 섬김 장학금 명단 허위 작성은 위의 세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한다.
첫째, 집행부 회장단은 장학금 지급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허위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국원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국원들이 이미 받은 돈을 다시 한동대 당국으로 반환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매우 또렷하다.
둘째, 집행부 회장단은 ‘허위’로 명단을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허위 명단 작성’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부정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를 ‘그렇다’고 인정한 것은 부정적 의미를 받아들인 것, 즉 잘못을 인식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집행부 회장단은 반성하지 않았다.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학생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셋째, 집행부 회장단은 전대 집행부가 해오던 허위 명단 작성을 그대로 답습했다. 잘못된 것을 인식했다면 이것을 끊어야 옳은 행위 이건만, 그대로 반복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만약,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집행부 회장단은 “그렇다. 똑같이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한 번 더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같았다. 과연, 놀랍다.
회장단은 전체 학생의 투표에 의해 뽑힌 사람들이다. 이에 회장단은 본질적으로 전체 학생을 위해 일해야 하며, 전체 학생을 위해 일할 때 존재할 가치가 있다. 국원을 관리하는 것도 회장단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업무 중 하나이지만 이것이 회장단의 존재 가치가 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원칙을 어겨가며 국원을 관리했다면, 이것은 관리가 아닌 방종이 된다. 이미 방종임이 드러난 자신의 선택에 책임도, 반성도 하지 않으며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말하는 회장단에게 다음의 문장을 선물하고 싶다. 최근 상영된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는 맷돌을 힘차게 돌리다가 어이가 빠져버려 일을 못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설명하며 명대사를 뱉는다. “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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