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시 장량공원의 모습.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외부거주를 하는 A 씨는 늘어가는 살을 보며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마땅히 운동할 곳이 없어 집 근처를 둘러보던 A 씨는 생각보다 많은 공원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터라 생각하고 지나갔던 땅이 사실은 공원이었다. 공원을 둘러본 A 씨는 관리되지 않는 공원의 모습에 금세 실망감을 느꼈다.


A 씨의 사례처럼 외부거주를 하는 학생이라면 집 주변을 지나가다 한 번쯤 공원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포항시에는 총 134개의 공원이 존재하고, 현재 건축 계획이 결정된 공원까지 합하면 총 221개의 공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근린공원 55개 ▲*어린이공원 169개 ▲묘지공원 1개 ▲체육공원 2개 ▲유원지 1개 ▲군립공원 1개다. 학생들이 주로 외부거주를 하는 지역에는 ▲장성동 26곳 ▲양덕동 14곳 ▲환호동 4곳의 공원이 존재한다(2012년 기준). 포항시는 쾌적한 도시공원 환경 조성을 위해 ‘도시공원 유지관리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도시공원은 여전히 잡초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항시 공원의 현 실태에 대해 들여다보자.


도시공원, 왜 지어지는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원녹지법) 제14조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도시공원 또는 녹지의 확보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전국 도시공원 추가 건축 결정면적은 2005년 1,136㎢, 2014년 989㎢로 매년 약 1,000㎢의 도시공원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공원녹지법에 따르면 도시공원에 대해 ‘도시지역에서 도시 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 생활을 향상하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도시공원은 ▲휴식, 운동, 위락의 공간 제공 ▲도시의 안정성 확보 ▲자연환경 복원 기능 ▲스트레스 완화 ▲쾌적성 향상 등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공원 설치에 급급한 나머지 기존 공원 관리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미흡하다. 포털사이트에 ‘공원관리 부실’을 검색했을 때 다양한 공원에서 관리부실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조경학회 양홍모 회장은 제9회 조경의 날 기념식에서 “매년 정부와 지자체가 공원녹지 등 녹색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은 도로 교통 등 회색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녹색 인프라 중요성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항 공원, 제대로 관리 되고 있나

 

▲ 잡초가 우거진 포항시 장량공원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포항시 공원 사정은 어떠할까? 한동대와 가장 근접한 장성동, 양덕동 일대의 공원만 살펴봐도 포항시의 미흡한 관리 상태를 알 수 있다. 장성동 일대의 근린공원들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휑하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돼 보였다. 공원 곳곳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으며, 공원입구 벽에는 낙서가 적혀있고 장성공원에는 악취가 나는 버섯도 자라고 있었다. 어린이들의 보건과 정서 생활 향상을 위해 설치된 어린이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성5 어린이공원과 장량13 어린이공원에는 잡초가 우거져 경관을 헤칠 뿐만 아니라 어린이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를 위한 시소, 미끄럼틀 등의 놀이기구가 하나도 없었다. 현재 외부거주를 하는 이하영(공간시스템 10) 학생은 “처음에 근처에 공원이 있는 줄도 몰랐다. 외부거주자들이 편하게 가서 운동하고 쉴 수 있는 공원이 필요하다. 공원들이 주위에 있긴 하지만 접근성이 낮고 쉽게 찾기 힘들다. 공원에 가도 운동기구나 복지 시설물이 부족하여 아쉽다”라고 말했다. 현재 공원 시설물, 녹지관리 등 전반적인 공원관리는 포항시청의 공원관리과에서 자체적으로 4개 팀을 운영하여 관리하고 있지만, 대부분 업무는 공원 내에 이미 조성된 시설물과 녹지관리와 쓰레기 처리에 한정돼 있다. 공원에 있는 기존의 시설물이나 녹지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주민들의 편의와 휴양을 위한 시설물 설치와 도시경관을 위한 조경 조성에는 포항시의 사업비 투자나 예산 설정이 미흡한 실정이다. 포항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기존의 있는 것을 유지, 관리하는 예산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새로운 도시공원 사업을 하는 것은 힘들다”라며 “도시사업을 많이 했으면 좋겠지만, 세입이 따라주지 않아 지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 부족


공원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원인에 대해 포항시 공원관리 관계자들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실제로 공원 관리 예산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인건비와 일반운영비 등을 포함해 ▲놀이시설 교체 ▲편익 및 휴게 시설물 확충 및 정비 ▲녹지대 관리 등 어린이공원을 관리하는데 약 5억4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는 작년 어린이공원 관리 예산 6억2천만 원과 비교해 약 8천2백만 원 정도 예산이 감축된 것이다. 또한, 근린공원에도 ▲녹지공간관리 ▲편의시설 확충 및 보수 ▲지곡 및 장량 근린공원 편익 및 운동시설 정비 등 전반적인 근린공원 관리에 약 8억2천만 원의 예산을 받았으나, 2014년 예산은 약 9억3천만 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1억1천5백만 원 정도 줄었다.
올해 포항시 시정계획에 따르면, 공원관리과는 ‘노후화되고 훼손된 시설물을 정비하고 어린이들의 체력증진 및 정서 생활 함양’을 위해 어린이공원 118개소(남구 55, 북구 63)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항시는 올해 초 관내 산재해 있는 어린이 공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CAD 도면 전산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었다. 전문인력을 고용해 대상지 내 시설물과 수목 전수 조사를 시행하고, 전산화를 추진함으로써 어린이 공원 관리에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린이 공원 전산화 시행 여부와 운영상황에 관해 묻자 공원관리과 측은 “예산이 많이 부족하여 현재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원 관리와 복지 활성화 방안


포항시는 이외에도 부족한 예산 내에서도 공원을 관리하고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시는 34명의 일반인으로 구성된 ‘도시공원 유지관리단’을 만들어 올해 7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운영하고 있다. 도시공원 유지 관리단은 주로 ▲가로변 수목관리 ▲제초 및 잔디깎기 ▲꽃묘관리와 가로수 관리 ▲돌발 해충방제 등의 작업을 한다. 이번 달은 해도공원 외 284개소의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가로변 녹지에 34명의 인원을 투입해 관내 녹지관리 할 예정이다. 공원관리사업소 담당자 신태식 씨는 “공원은 시민과 늘 함께해야 한다. 시민들이 공원에 갔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낮이든 밤이든 편안하게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원을 만드는 게 전체 관리과 직원들의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공원은 조성에서 끝이 아닌 조성 이후 지속적인 운영 및 관리가 필요한 유기체로서 끊임없는 유형∙무형 자원의 끊임없는 투입이 요구된다. 「도시공원 이용자들을 위한 공원복지 활성화전략」을 작성한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교정 교수는 “각 개별공원에 대한 이용자의 공원 복지성 향상방안과 함께 기획단계에서부터 시민참여와 기부를 동인할 수 있는 공원 운영 매커니즘의 변화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근린공원: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 생활의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공원.

*어린이공원: 어린이의 보건 및 정서 생활의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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