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들의 인기 과목 선점 논란
수업 맡아주기∙교환 문제 여전해

새내기 Y 씨는 선배에게 부탁 하나를 건넸다. 전공기초 과목인 드로잉기초2 과목을 ‘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수업 ‘맡아주기’는 고학년 선배가 강의를 먼저 신청하고, 수강정정 기간에 선배가 수강을 포기하자마자 후배가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동대는 오래전부터 수강신청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가장 최근인 12-2학기에 ▲학생 수요 파악 부족 ▲*매크로 사용 ▲*멀티로그인 등의 문제를 파악해 ▲예비수강신청제도 도입 ▲매크로 차단 ▲멀티 로그인 차단 등을 실시했다. 그러나 상당수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고학년 학생의 인기 과목 선점은 여전하다. ‘국제기구론’은 커리큘럼 상 2학년 대상 과목이지만 4학년 수강신청 날에 신청이 완료됐다. ‘비교정치학’은 2학년 과목이지만 정작 2학년이 신청할 때는 다섯 자리 정도만 남아있었다. 윤인혁(언론정보 14) 씨는 “2학년 대상이라 말은 하지만, 절반 이상이 3학년들이 신청한다"라고 말했다.
수업 맡아주기나 수업 교환∙양도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교환∙양도 글은 교내 인트라넷(i7)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내 인트라넷에 수업 양도 요청 글을 올린 4학년 이 모씨는 “필수과목인 전산 두 과목이 남았다”라며 “이번 학기 하나(신청)에 실패해 (양도 글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한동대 일부 강의와 타 대학에서는 수강신청 관련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동대 전공기초과목인 ‘심리학개론(01분반)’과 교양과목인 ‘철학개론’, ‘음악의 이해’ 등은 학년별로 일정 인원을 할당한다. 저학년 학생에게 수강신청 기회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타 대학의 경우, 수업 양도∙교환 방지를 위해 여러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대기순번제’를 시행한다. ‘대기순번제’는 수강정정 기간에 대기신청을 할 경우 순서대로 순번을 부여하는 제도다. 수강자가 빠져나가면 차례로 자동 수강신청이 되기 때문에 수업 맡아주기도 막을 수 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신태욱(치의예과, 18) 씨는 “원래 15학번 커뮤니티에 ‘수업을 양도하겠으니 밥을 사달라’는 등의 글이 많았으나 (제도 개선 후) 현재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매크로: 마우스∙키보드를 입력한 대로 자동 제어해주는 프로그램. 서버 과부하를 일으켰다.
*멀티로그인: 두 개 이상의 기기에서 하나의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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