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는 항상 높은 곳을 향해 기어 올라간다. 식물의 줄기를 타고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먹이를 잡아먹는 습성 때문이다. 몸길이 약 7mm의 이 작은 벌레는 올라가고, 또 올라가 결국 꼭대기에 이른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을 때, 무당벌레는 또 다른 식물을 찾아 날아간다.
무한경쟁시대의 총성 없는 전쟁터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끊임없이 올라가야 한다. 현재 한동대가 당면한 위기들을 바라볼 때, 이와 같은 촉구의 한마디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개교 12년째로 접어든 한동대는 잘 나가는 신흥지방대학으로서 그 동안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한동대는 학생들에게 기독교적 신념과 인성을 가르치고, 그 위에 학문적 전문성과 국제화라는 옷을 입혀 경쟁력 있는 인력을 만들어냈다. 실력이 갖추어진 한동대 졸업생들은 어딜 가든 칭찬받고,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한동대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않다. 지난 8월 21일 교수수련회에서 보고된 학교측 설문자료에 의하면 전공실력, 영어실력, 팀워크, 정직성, Christianity 등의 항목으로 조사된 졸업생 실력평가에서 최근 졸업한 학생들의 실력이 그 윗세대 졸업생들의 실력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번별 평균 토익 점수는 저학번으로 내려올수록 낮아져 최대 40점까지 차이가 나며, 기업에서 해외 파트에 종사하는 졸업생의 비중 또한 계속 감소하는 등 국제화성 측면에서도 최근의 졸업생들이 학교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경쟁 대학들의 움직임은 매우 빠르다. 그 동안 한동대만의 특색 있는 장점으로 생각해왔던 ‘높은 영어강의 비율’, ‘팀 제도와 인성교육’, ‘학부제를 통한 전공선택의 자율성’ 등은 이미 많은 수의 대학들에서도 시행 중이며, 영어강의 같은 경우 우리보다 더 높은 비율로 운영되는 대학도 있다. 이전까지는 우리만의 ‘주무기’였던 강점들이 이제는 모두의 ‘기본기’가 되어가고 있다.
세상은 냉정하다. 우리를 실력으로 평가한다. 위 설문자료의 응답자 중 70% 이상이 “현재 후배들을 ‘사내추천 TO’에 추천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난감한 상황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동문으로서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동문은 용납할 수 없는 현실이다.
10여년 전, 한동대가 일어설 때, 우리는 순수한 열정과 새로운 페러다임을 들고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당시에는 아무도 따라할 생각을 못했던 다양한 시도들과 끝없는 도전이 지금의 한동을 만들었다. 우리가 맞은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또 한번 새로운 무언가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실력으로 키워야 한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라’는 말처럼 한동은 이전의 성과물에 기대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롭게 품을 팔아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며 준비해야 한다.
무당벌레가 새로운 먹이를 찾아 높은 곳을 향해, 또 다른 식물을 향해 가듯, 한동도 또 다른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페러다임을 찾아 끊임없이 전진하길 기대한다.

전경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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