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다. 창조력을 보여준 제20대 총학생회 ‘더하기’의 백지공약. 공약이 없는 게 공약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한국, ‘창조력 교육정책’의 한동대에 알맞은 공약이 아닌가. 학생회관 앞과 오석관 입구, 더하기를 닮은 넓은 백지장. 학생들은 거기에 자신의 소원을 적는다. 한번 잘 보자.



위 빈칸, 이게 더하기의 공약이다. 램프의 요정 지니도, 준비가 없으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그렇다. 더하기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니다. 앞으로 더하기는 위 넓은 백지를 알차게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하기의 ‘백지공약’은 지금까지 총학생회가 보여줬던, 고전적 리더십에서 조금은 ‘의사소통의 구조를 유연화’한 창조적인 방식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더하기의 모든 공약을 봤을 때, ‘백지공약’ 자체는 자신들의 한계를 부각하는 모습밖에 되지 않는다. 공약을 부실하게 준비한 점은 총학생회 후보 준비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용서받을 수는 없다.
후보 공청회에서 김필기 부총학생회장은 “판단하는 주체는 저희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을 하고, 학생들이 정말 원한다면 저희는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받아 정책을 실행한다고 한다.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최근 시사인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리더도 마찬가지’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세심하게 배려하면 좋은 리더라는 평을 받을지는 몰라도 리더의 작업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대의 기구다. 그런 총학생회의 의사결정 방향이 학생들의 의견‘만’으로 이뤄진다면, 책임은 누가 진다는 것인가. 제17대 총학생회 ‘따스한 부름’의 박주로 회장은 리더십의 의사결정에 대해 “행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론과 법치의 균형이 있어야 한다”라며 “대의제에서 대표한테 일정한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입장정리를 하라는 것도 선거할 때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선이 확정되기 전날, 저녁 8시 4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제4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진행됐다. 전학대회를 소집하게 된 문제를 제기한 권여항(국제어문 09) 씨는 이틀 전, 투표소 앞에서 투표 반대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권 씨는 “문제가 있어도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곳에 발전이 있을까 생각했기에 (1인 시위를)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하기, ‘말 한마디’ 했다.
당시 신재호 총학생회장은 전학대회에서 첫 마디로 “당선공고가 난 후, 후보자 본인과 선거본부장만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학대회 정당성은 보장된다. 당시 전학대회는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이었던 이수진 직무대행의 직권으로 열린 전학대회였다. 그러므로 더하기 측에서 주장한 논의는 사실상 이번 회의에서 다루지 않아도 될 논의였다. 역시 더하기답게 창조적인 논의를 보여줬다. 제20대 총학생회장단 ‘더하기’는 당선됐다. 우리 앞으로 그들의 창조적인 활동을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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