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만이 참여해 만드는 학생정치는 지속가능한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우리는 지난 4개월 간 똑똑히 느꼈다. 지난 학기 제20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의 단일후보 등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장악력 부족. 선거 무산과 임시총학생회의 출범. 이번 학기에 들어서는 미뤄진 입후보 기간과 급박하게 출마한 ‘더:하기’까지. 소수만이 참여해 운영되는 학생정치는 그 동력을 급속하게 잃어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학생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높아 보인다.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주관적인 자신감’, ‘정치적 과제 난이도 선호’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즉, 한동대 학생들의 대다수는 직접 학생정치에 몸 담글 생각은 하지 않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는 관심 갖고 학생정치를 지켜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밀실에서 이뤄지는 학생정치를 지적하고 싶다. ‘밀실’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다. 전학대회는 ▲각 학생자치기구의 예결산 심의∙의결 ▲회칙 및 세칙 재•개정 및 해석의 권한 등 학생 사회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기에 총학생회 회칙은 전학대회 회의록을 공지하도록 강제하고, 한동대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전학대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이것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학대회 회의록은 회의 후 보통 한 달 정도가 지나서야 공지된다. 일반 학생이 전학대회에 참석하는 것 또한 가뭄에 콩 나듯 흔치 않은 일이다.
전학대회에 앞서 열리는 상임위원회는 더하다. 예•결산을 미리 검토하는 재정위원회와 각종 회칙 및 세칙을 재•개정하고 해석하는 규정위원회 회의는 회의록도 공개되지 않는다.
학생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 관심은 있어도 다가갈 수 없다. 먼발치에서 그저 알아서 잘 하겠거니 지켜볼 뿐이다. 대안으로 만들어진 평의회도 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을 충족시키기지는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참여하는 학생정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선 학생정치가 허리를 굽히고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가야 한다. 쉽게 다가가야 학생들이 학생정치를 이해할 수 있고, 그 이해야말로 학생들이 학생정치에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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