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들의 어머니, 최복자 원장을 만나다

▲ 최복자 원장은 흥해에서 27년간 건강 온누리 약국을 운영했단고 했다. 사진은 약국 앞에서 강아지와 직은 것이다.

Q 본업은 약사이신데, 유기동물 보호소를 만들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컨테이너 밑에서 강아지 7가족이 살았어요. 그런데 여름에 창문 열고 주무시는 분이 강아지들이 짖는 게 시끄럽다고 강아지들에게 총을 쏜 거에요. 그때 7마리 중의 2마리만 살았는데, 그 2마리를 제가 데리고 오면서, ‘어느 누구도 너희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나’ 깨닫고, ‘내 제2의 인생은 너희를 위해 바치겠다’ 약속을 했어요. 그 일이 있은 직후부터, 포항시 유기견 보호소 가서 봉사활동을 1년간 했는데, 그 유기견 보호소에 문제점이 너무 많은 거에요. 보호소가 개고기를 파는 것을 발견해서 검찰청에 고발하고, 시청에도 건의하고. 제가 거기서 1년간 봉사 열심히 한 것을 알고 축산과 과장님이 와서 나한테 보호소를 맡아달라고 간곡히 말씀하셔서 정식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이후 길 위의 유기동물에게는 엄마가 생겼지만, 최 원장에겐 고생길이 시작됐다. 처음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 축사를 빌려 시작한 보호소는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 봉사자들이 하나둘 떠나가기 시작하고 이후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만큼 최 원장 혼자서 감내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후에 한국동물테마파크를 설립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이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져야,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직원도 수월하게 일할 수 있고, 일거리도 준다는 것. 그래서 이제 ‘시설을 지어야 되겠다’ 싶더라고요.”

Q 현재 한국동물테마파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저희가 포항시 위탁 동물보호소이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포항시 관내 오천, 구룡포, 청하 지역의 유기견을 구조해요. 그렇게 데리고 와서 열흘간 공고를 해서 주인을 찾아주고, 주인이 없으면 입양 기회를 20일간 더 줘서 우리가 데리고 있죠. 그래도 주인이 없으면 한 달 뒤엔 안락사시키는 것으로 포항시와 계약을 하고 있어요. 법적으로 원래는 열흘인데, 저흰 한 달의 위탁금을 받는 것이죠.”


Q 보통 버려지는 경우가 많나요?
“버려지는 경우가 70%고, 분실되는 경우가 나머지에요. 분실 후에 찾는 경우가 10% 미만이고요. 버려지는 경우는 보호소에 와서 직접 견주 포기를 하거나, 공고 게시판에서 봐도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경우, 이 경우도 상당수고, 보호소 대문 입구, 마당에 버리는 경우도 하루 평균 한 건 이상씩 있어요. 버리는 경우 이유는 대체로 결혼, 출산, 유학, 진학, 군대, 동물이 나이가 많아서, 아니면 동물이 아픈데 치료비가 없을 때죠.”

Q 동물등록제가 시행되고 있잖아요. 그래도 버려지는 동물이 많나요?
“동물등록제가 사실 유기 동물을 줄이기 위해 시작이 됐지만, 편파적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소용이 없는 걸로 나타났어요. 칩이 등록돼 있어도 ‘내 개가 아니라고, 누구 줬다’고 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현재 버리는 손길이 줄진 않고 있고, 매년 늘고 있어요. 일 년 동안 전국 450여 개의 보호소에 들어오는 강아지만 10만 마리가 넘어요.”

이렇게 수많은 강아지는 어디서 태어나는 것인가. 이에 대한 최 원장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애견 샵에 가면 아이들이 어떻게 출생되어 오는지 모르죠? 공장 같은 데서 똥을 쌓아놓고, 똥 위에서 새끼를 낳게 해요. 그리고 5년간 한 달에 2번씩 새끼를 낳게 해요. 사람들이 작고 예쁜 것을 찾기 때문에, 작은 강아지를 낳게 하려고 먹이지도 않아요. 새끼를 낳으면 한 달에서 두 달간 젖을 충분히 먹여야 하는데, 젖을 먹고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10일 정도 초유만 먹이고 끝내고요. 그래서 현재 유기견 발생 원인 중 50% 이상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에 최 원장은 동물을 정말 키우고 싶은 사람에겐 보호소를 통한 입양, 가정 분양을 권하며 동물 판매업을 국가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선진국, 유럽에서 동물 판매는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됐다고 한다. 보호소에서 입양하던지, 지인을 통하는 방법으로만 반려 동물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Q 동물 판매 이외에도 수많은 동물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책임 의식이 부족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어요. 준비돼 있을 때 행동하는 것이 책임감이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마음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동물에 대한 인식이 나아져야 해요. 아무리 제도적 시스템을 발달시키려 해도 인간들의 인식이 이게 향상되지 않는 이상 늘 그 자리거든요. 지금은 동물 보호가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어서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생각해요.”

동물 보호소 단체 중에 가장 유명한 ‘카라’나 ‘동물사랑실천연대’에서 한해 400마리를 입양 보낸다고 하면 한국동물테마파크에선 600-700마리를 보내고 있다. 자원봉사자 수는 한 달에 200명에 이른다. 최 원장은 테마파크가 유달리 자원봉사와 입양이 활발한 ‘비결’을 좋은 시설과 함께 홍보를 꼽았다. 11월엔 유기동물 보호소 최초로 위령제를 지내고, 4월에는 애견 달리기, 6월에는 얼짱 대회 등 많은 행사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개 식용 금지 캠페인, 입양 캠페인 등의 캠페인을 벌이며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Q 끝으로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시에 동물 복지과가 신설되는 거에요. 동물 복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늘어나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동물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거든요. 둘째는 포항시 내에 동물 공원이 신설되는 거에요. 미국에 올해 1월에 관찰하러 갔는데, 우리나라는 국립공원, 산, 일반 공원에 애완동물 출입이 다 금지된 것에 비해, 미국은 공원에 돗자리 깔면 개도 엎드리고 그 옆에서 책을 보는 게 자연스러워요.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이 생기는 게 꿈이에요. 마지막으로, 동물 테마파크가 시설이나 규모가 더 큰, 시 직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시 직영 시설은 수의사, 미용사가 다 있거든요. 모두 시에다가 요청해 놓은 것인데, 조만간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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