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을 되돌아 보니 배가 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자는, 그런 생활을 반복했던 것 같다. 오늘 5번 문제에 등장했던 매슬로우라는 아저씨는 자기가 말한 욕구 위계에 따라 나를 가장 저급한 단계의 욕구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바보라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아무런 관계없이 삶은 내게 그렇게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아니었다. 삶의 내용에 무슨 관심을 기울일 새도 없이, 우리네 머리에 쉴 새 없이 딱딱딱 자극을 주는 것은 삶이라는 그 것 자체 아니었던가.
파블로프 아저씨는 짜릿한 꿈을 주고 내 따귀를 때리는 행동을 반복한 다음, 내게서 희망을 앗아갈 것이다. 내 따귀를 때리는 것을 UCS로, 내가 아파하는 것을 UCR로 자연스럽게 설정하고, CS로 가볍게 꿈을 주고, 그리고 UCS + CS --> 나는 저절로 아파하게 될 것이다. 꿈은 자연스레 아픈 것이 되고, 나는 꿈 없이 희망을 잃어가게 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구나. 파블로프가 사람을 죽이는 일은 이 일을 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개 머리를 똑똑똑 두드렸던 것이구나.
그만 화해하자, 서로를 이해하자, 껴안고 눈물 흘리고, 그렇게 인간애의 복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이 정당한 의지라 불리든, 원초적인 본능이라 불리든, 어떤 모습의 연합이든 그것은 불필요한 힘을 낳고, 이것은 우리들이 말하는 인간애 멀리서 우리들을 꾸짖을 텐데. 매일매일. 진정한 인간애는 화해니 이해니 사랑도 없고, 누구 머리가 딱딱딱 거리든, 어떻든, 개 대신 똑똑똑 두드리지 않아야 성립이 되는 그런 것이 아닐까. 그래야 우리들이 바라는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해방이 구원의 완성으로서 구색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중요한 건 그런 세상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란 말이다. 딱딱딱 거리는 것 보다 더 빈번히 똑똑똑 거리고 싶은 욕망이 우리에게 있는 까닭에서 말이다.
제 의지로 이곳을 찾아 온 우리 각자에게 한동은 어떤 메시지인가?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보장된 승리인가, 똑똑똑 죽음을 예고하는 인간애의 꿈인가?

이승헌(언론정보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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