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창문을 열어놓고 있노라면, 봄바람이 방 안에 가득히 아카시아 꽃 향기를 흩어놓고 간다. 들판에 자라나는 푸른 초목들도 그와 더불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우리에게 내려주신 은혜를 느끼게 하기 부족함이 없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는 모든 한동인을 향하여 흐르고 있지만, 우리는 그 은혜를 우리의 것으로만 향유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는 형이 어느 날 나에게 아무도 자신에게 채플같이 가자 하는 선배나 친구가 없다고 하면서 섭섭함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것은 나에 대한 예수님의 질책이나 다름 없었다. 또한 그 형이 우리에게 원하던 그것은 예수님께서 우리가 하길 바라시던 것임에 틀림없다.
한동에서 열리는 수많은 선교축제와 집회,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과 교회를 향한 봉사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것은 우리들끼리의 잔치인가. 우리는 우리라는 틀 안에서만 개방적이고 그 안에서만 교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속한 삶의 터전에서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의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삶을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하라고 몸소 보여주신 삶이 아니었던가.
우리는 교회 공동체와 그 안에 속한 각 지체들이 자아도취 신앙에 빠지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동 공동체라는 공간이 우리로 하여금 영적으로 방심하게 만들어 우리의 사명의식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라는 점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종호(글로벌리더십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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