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회장단, 그들이 생각하는 RC는?

 

▲ 자치회장단들이 좌담회를 하고있다. 왼쪽부터 자치회 회장 전항록, 자치회 부회장 권윤선, 자치회 총무부장 양다솜

 

RC, 방향을 묻다
자치회장단, 그들이 생각하는 RC는?


지난 9월 11일, 본지는 RC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자치회장단을 만났다. 일정이 바쁜 관계로 비교적 짧게 40분가량 진행된 좌담회의 사회는 배정훈 기자가 맡았다. 자치회장단은 평소 가지고 있던 RC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또한 RC의 이상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사회: 본지는 203호에서 ‘제 기능 못 하는 RC, 어디로 가나?’ 기사를 통해 RC 전면화 도입 후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또한, 전학대회에서는 RC 학생회장에 대한 판공비 지급 여부를 놓고 열띤 토론도 펼쳐진 바 있습니다. RC 전면화가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RC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 나은 RC를 위해 전항록 자치회장, 권유선 자치회부회장, 양다솜 자치회 총무부장을 모시고 회장단분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RC에 대한 좌담회, ‘RC, 방향을 묻다’를 진행하겠습니다.

사회: RC의 본래 취지는 무엇인가요?

양다솜: RC 취지는 한동대에서 생활관 베이스의 인성교육을 살리고 팀 활성화. 팀을 다시 한 번 회복해보자, 생활관의 영성훈련을 삶의 현장에 접목시켜보자는 것이었다고 알고 있어요.

사회: 저희가 기사에서도 다뤘듯이 시설차이로 RC의 취지가 퇴색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권유선: RC 취지와 연관이 되는 것 같은데, 제가 본 RC의 핵심 취지는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시설 차 때문에 본래 RC의 목적이 해쳐졌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시설차이 때문에 이 도입자체 전면화에 대한 반발감은 심했지만, 그렇다고 취지가 무색해졌다고는 아닌 것 같고요. 오히려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비전관이나 로뎀관 이런 곳들이 그런 공동체성이나 관계성 측면에서 높은 성취를 보인 것 같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벧엘관이나 창조관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참여도가 낮다던지, 개인주의라든지. 명분을 제공하긴 했지만 그게 본질적인 의미를 퇴색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 RC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관계라고 말씀하셨잖아요. RC의 실용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권유선: 일단은 RC의 본래 목적과 도입 취지에 관한 공감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너무 안타까웠던 게 저희도 자치회를 시작할 때 그러한 부분에 관해서, 그러니까 가치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듣지 못했고, 처음의 조준모 교수님, 현창기 교수님 그리고 많은 선배분들이 RC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지 저희가 찾아가 뵙기 전까진 알지 못했어요. 그리고 그걸 이제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는데 많은 학우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이해와 공감을 아직은 많이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해 부족에 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돼요.

사회: RC가 자치회 소속이잖아요. 자치회와 RC 학생회가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는 없나요?(층, 동장은 자치회 소속이었지만, 지금은 RC 학생회 소속이다.)

전항록: 저희는 RC들의 독자성을 추구해주는 동시에 RC들을 산하에 두고 있어야 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모여서 얘기하는 것. 기존에 있었던 민원 수렴 수준의 임원단 회의를 다채로운 민원수렴으로 강화하고, 다채로운 주제에 관해서 RC 회장단들과 얘기를 많이 하고, 합의점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권유선: 제일 충돌이 많았던 부분이 권한이나 지휘의 문제인데, 지금 RC 회장단들도 본인들의 임기가 아닐 때 개정됐던 것이라서 논의에 관한 사항을 잘 알지 못해요. 그래서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자치회 산하로 편입됐는데 인지가 부족했고.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원래 자치회 업무의 많은 부분을 층, 동장님들을 통해서 했었죠. 그 부분이 어떻게 보면 손발을 떼어진 셈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저희의 사업들이나 여러 가지 것들을 진행하기 위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그것에 관해서 조금 이해가 서로 안 돼 있으니까 반발이 조금 많았죠. 그리고 권한, 저희에게 존재하는 권한들이 있는데 그런 권한들을 넘겨 준다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들이에요. 최대한 넘겨 드리려 했지만, 그런데 사실 저희가 드릴 수 없는 부분들에서 요청들이 많이 들어 왔었고 권한 위임의 갈등들이 있었죠.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단계이고요.

양다솜: 어떤 의견이 안 맞았을 때, 어떻게 보면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비전관 지하에 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생활하는 것은 RC 학생회와 층, 동장들이란 말이에요. 그렇게 했을 때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아까 부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넘겨 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합의하는 과정이 다 있었던 것 같아요. 절충점을 찾는 데 항상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아요. 하지만 별 탈 없이 계속 서로서로 맞춰 가면서, 지금은 굉장히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는 상호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 자치회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견이 대립됐을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전항록: 지금 예전의 문제들이 던져졌으면 차근차근 풀어나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 과정을 더 지혜롭게 할 수 있는 지혜를 하나님께 더 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권유선: 진짜 제일 어려운 점은 RC를 위해서도 그렇고 자치회를 위해서도 그렇고 대화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한데, 다들 너무 바쁘다 보니까, 시간을 내기조차 너무 어려워요. 그러니까 헤드마스터 교수님과 학생회가 대화해야만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정말 아주 급하지 않으면 대화하기 어렵고. 너무 바쁘다 보니까 저희랑 학생회도 마찬가지고, 학생들도 마찬가지고, 지금 마을회의라는 것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극복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의 결과인데, 사실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거든요. 충분히 대화해야만 하고, 제때 대화를 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고 바빠서 안 된다는 것. 그것도 너무 안타까워요.

사회: 이제 더 나은 RC의 방향이란 주제인데요. 학생들이 RC 자치에 관해서 얼마나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권유선: RC에 관한 관심은 많지만, RC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흠을 찾는 데에는 사실 조금 많이들 하시는데,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고민하는 데에는 별로 열의가 있어 보이진 않아요. 그 부분이 사실 굉장히 힘들고, 모두가 함께 좋자고 시작한 거고, 그게 여러 가지 의미들이 있거든요. 또 저는 어떤 얘기를 들었느냐면, 우리 학교가 정말 애교심이 뛰어난 것 같지만 졸업하고 나면 총동문회에 대한 활동이 굉장히 약하데요. 그런 부분에서 서로 간의 연결고리가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부분을 좀 살려보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서로에 관해서 끈끈하고 졸업 후에도 그 유대가 지속할 수 있고, 정말로 평생 동안 연결될 수 있는 공동체성을 꿈꿨는데, 모두가 좋자고 하는 건데, 어느 누구도 사실 자기 좋자고 하지 않거든요. 힘들어요. 같이 고민하고, 같이 모색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딱히 반응이라고 해야 하나, 열의를 찾기가 어려워요. 이제 조금 학생회 측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전항록: 케임브리지 RC의 사례를 보면 저희랑 되게 똑같거든요. 모든 문제 안건들에 관해서 학생들이 고민 후 안건을 제출해서 그대로 운영되는…. 그런데 한동대 RC는 예전부터 그걸 많이 해왔어요. RC를 좀 더 세분화해서 많은 학생이 RC에 직접 참석할 수 있도록 장이 열렸어요. 이 장은 한동 전체 공동체성 회복 이전에 각자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의 문제에 관해서 직접 뛰어들고 책임져보고 권한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보면서 스스로 사회의 리더십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그런데 그 기회에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은 게 아쉽죠.

사회: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논의를 하고 있나요?

전항록: 일단, 매주 동장회의와 임원단 회의를 격상해서, 각 층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층장들과 동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동장, 즉 지금의 RC 학생회들이라도 격주로 모아 회의를 하고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해서 좀 더 심화된 문제들을 다루게 될 텐데, 결국에는 RC 학생회도 팀장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는 것 같고, 팀장들은 구성원 한 명 한 명 에게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 같이 고민해서 모두 같이 해결을 내놓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데, 저희는 그런 과정에 있는 거죠.

양다솜: 같은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자치회는 RC 학생회의 방향에 따라서 동역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만 다른 것은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대학생인 만큼 수동적일 수 있지만 히즈넷 공지는 찾아보고, 채용 관련은 직접 찾아보잖아요. 그런 것처럼 본인이 거주하는 곳에 관해서 본인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 대해서 알아서 찾아봤으면 좋겠고요. 저희도 좀 더 다가올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열어 놓고 있습니다.

권유선: 실질적으로 하는 것은 공지 채널의 다양화, 게시판 활성화, 문자, 인터넷 커뮤니티 활성화, 페이스북 등 최대한 많이 접할 수 있게 저희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벧엘관 매점 옆에 게시판도 활용하는 방안으로 얘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회: 마지막 질문인데요. RC의 이상적인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권유선: 스스로 고민하고, 다 같이 고민하고 다 같이 참여하고, 다 같이 결정하는 방향으로…. 방향성을 저희가 제시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지금처럼 자치회 산하로서 힘을 갖고 정말 뿌리 내려서 갈 수도 있고, 정말 독립해서 갈 수도 있는데, 어쨌거나 학생들이 고민하는 방향이 가장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RC를 포괄적으로 얘기하자면 교수님들, 학생회, 소속 목사님, 간사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서 함께 논의하고, 문제도 해결하고, 가치도 창출하는 거죠.

양다솜: 저는 좀 거시적으로 봐서, 자치회장님이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예수 제자 공동체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한동대학교는 사실 예수제자 공동체에요. 하나님의 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였다. 그렇게 봤을 때, 예수 제자 공동체가 어떻게 말하면 교회거든요. 교회를 말하자면, 예수님의 머리로 각 지체들이 모여서 하나의 교회를 형성하고 있는데, 교회라는 것은 연합됨이고(unity), RC는 다양성인거죠. 다양성이 공존하는 RC의 연합됨이 RC의 가장 이상적인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전항록: 저희는 방향성을 애써 주입하지 않고, 학생사회에 맡겨 계속 설득하고, 그들이 알 때까지 맡기려 해요.

사회: 이상으로 RC에 관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리 배정훈 기자 baejh@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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