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플랜트 근로자 근무 실태 르포

▲ 장복환씨가 로뎀관 지하에서 온수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자 주화
 모든 교직원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학생들도 수업이 없는 공휴일과 주말에도 생활관의 온수와 냉난방은 끊이지 않는다. 모두가 당연히 여기는 사실이지만 이는 사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쉼 없이 일하는 파워플랜트 근로자들 덕분이다.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하루 평균 11시간씩 근무하는 이들의 부산한 노동 덕분에 생활관은 오늘도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주 업무는 2명이 교대로 매 3시간마다 각 생활관의 지하에 설치된 보일러와 온수탱크를 점검하는 것이다. 한 번 점검하는 데에 약 한 시간이 걸린다. 기자는 이들이 근무하는 파워플랜트로 찾아가 근로자 중 한 명인 장부환씨와 함께 점검을 돌았다.
기숙사 뒤편 큰 굴뚝이 있는 공장처럼 생긴 건물이 바로 파워플랜트다. 파워플랜트 안으로 들어가자 후덥지근한 열기가 몸을 감쌌다. 장복환씨는 환한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그가 맨 처음 점검하는 곳은 플랜트 왼쪽 뒤편에 있는 지하탱크다. 캄캄한 밤, 장씨는 플래시로 길을 비추며 탱크를 찾았다. 풀숲 사이 폭 1m 넓이의 구멍 속에는 상수도가 흐르고 있었다. 물의 압력을 점검한 후 이물질이 있나 없나를 확인했다. 그 후 수위를 확인한다. 항상 정상 수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위가 너무 낮으면 생활관이나 학교 건물에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 LPG탱크로 향한다. 탱크는 땅에 묻혀있어 너비 10m의 파이프와 계량기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곳에서는 생활관 보일러에 공급되는 가스를 저장한다. 장씨는 탱크의 압력과 남은 가스량을 확인했다. 겨울에는 일주일에 가스비가 3천만원이 든다. “겨울에 문을 열어놓고 춥다든지 그런 경우가 있으니까. 학생들이 참여해서 자원을 조금 아껴줬으면 좋겠어. 남에 걸 봐도 과소비 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 장씨는 학생들이 에너지를 절약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 후 각 생활관 지하에 있는 온수탱크와 보일러를 점검했다. 생활관 지하에는 가로 3미터, 세로 6미터 정도의 온수탱크가 있다. 탱크 주변에는 파이프와 물을 데우는 보일러기가 설치돼있다. 창조관에서 비전관, 비전관에서 샬롬관, 샬롬관에서 에벤에셀관까지 한 곳 한 곳 온수탱크의 온도와 압력을 확인한다. 파이프가 누수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퍽…’ 하필 함께 점검하는 도중 파이프가 터졌다. 항상 있는 일인 듯 장씨는 검사지에 ‘누수’를 기록했다. “내일 아침에 메꿔야겠네.” 장씨는 태연하게 말했다.
에벤에셀관의 점검이 끝나고 조그맣게 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습하고 어두운 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 300미터 길이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는 수도관과 전선이 설치돼 각 생활관에 상수와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지하 터널은 한동대에 전기와 수도가 필요한 모든 곳에 구석구석까지 연결돼있어. 지금은 난방 시스템이 바뀌어서 생활관에만 터널을 통해 상수가 공급돼 이제는 여기만 점검하지” 장씨는 긴 터널을 따라 수도관의 압력을 점검했다.
1시간 20분 동안의 점검이 모두 끝났다. 장씨는 지하 터널을 따라 플랜트로 돌아갔다. 장씨를 비롯한 플랜트 근로자는 한 사람당 매일 3번에서 4번정도 점검을 돈다. 점검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학교 내 민원을 처리한다.
하루 평균 11시간, 플랜트 근로자가 쉴 수 있는 시간은 주중 하루밖에 없다. 하지만 장씨는 이 일에 만족한다. “우리는 회사에서 정년을 마치고 왔으니까. 일이 없는 게 참 힘들더라고. 회사 다닐 때는 노는 게 좋았지만 한 일년 놀아보니까 일하는 즐거움이 뭔지를 깨달은 거야. 그 후에 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얼마나 즐겁고 성실하게 일하는지 몰라. 일 자체를 즐겁게 생각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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