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일 오후 1시 30분, 1열람실 노트북 전용 좌석 중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있고 책과 노트북만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사진기자 주화
 
▲ 그래픽 채윤희
Why not Change the 오석관?
 
외부거주를 하는 한 기자는 전공수업이 많아 노트북과 무거운 책을 잔뜩 들고 학교 버스를 탔다. 그나마 배정된 오석관 사물함이 있어 다행히 책 한 권 정도 덜 수 있었다. 2교시가 끝난 후 친구와 일찍 점심을 먹고 수업 참고자료를 찾으러 오석관 1층 자료실로 향했다. ‘종교다원주의와 타 종교 선교전략’이라는 자료를 검색했지만 돌아오는 건 ‘검색자료가 없으니 네이버 희망도서 신청으로 할까요?’라는 알림뿐. 자료검색을 포기하고 공부하러 2층으로 올라와 1열람실에 갔지만, 사람이 없는 빈자리엔 책과 공책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아직 시험기간도 아닌데 지난 학기에 비해 자리 잡기는 더 힘들다. 다음 수업까지는 한 시간 삼십 분이 남았는데 어디 가서 뭘 할지 고민이다.
 
열람실 사석화, 학생 탓? 열람실 탓?
열람실 부족이 1차 원인
 
1면에 실린 기자의 예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오석관 열람실을 이용해본 학생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불만이다. 특히 팀 카톡방에선 시험기간도 아닌데 오석관 열람실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학생들이 아우성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1열람실만 좌석이 부족하고 2열람실은 좌석이 남아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석화가 심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으며 학생 의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교내인트라넷(i7)에도 종종 등장했다. 2009년 제14대 총학생회 ‘유 퍼스트’는 시험기간에 사석화 방지 운동도 진행했지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좌석 수, 자체평가는 A, 실제론 B
한동대가 펴낸 ‘2013년 자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3월 1일 기준, 열람 좌석당 학생 수는 3.99명이었다. ▲4명 이하는 A ▲5명 이하는 B ▲6명 이하는 C ▲7명 이하는 D ▲8명 이상은 E를 받는 평가척도에서 한동대는 A를 받았다. 이 지표 값은 열람실 총 좌석 수 1,088석(▲1~5열람실 936석 ▲단체열람실(상상랩) 104석 ▲자료실 내 열람석 48석)을 기준으로 한 값이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모두 합친 4,343명(2013년 3월 기준)에 총 열람실 좌석 수를 나누면 열람 좌석당 학생 수는 3.99명이다. 보고서를 보면 열람실은 여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좌석이 없다고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좌석을 집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열람실 좌석 집계에는 자료실 내 열람석과 상상랩이 포함된다. 하지만 ▲자료실 폐관으로 오후 6시 50분 이후에는 자료실 내 열람석을 사용할 수 없고 ▲상상랩은 회의나 팀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으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열람실로 보기 어렵다. 자료실 내 열람석과 단체열람실 좌석을 제외할 경우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열람실 총 좌석 수는 지난해 936석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좌석당 학생 수는 지난해 재학생 수 기준으로 4.64명까지 증가한다.
올해는 더 악화했다. 현재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모두 합친 재학생 수는 4,307명(2014년 4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6명이 줄었다. 하지만 단체열람실과 자료실 내 열람석을 포함한 열람 좌석당 학생 수는 4.71명으로 지난해 3.99명보다 훨씬 높다. 또한, 1~5열람실을 기준으로 한 열람 좌석당 학생 수는 5.65명으로 지난해 4.64명에 비해 1명 가까이 치솟는다. 즉, 지난해에는 4.64명이 한 좌석을 사용했다면 올해는 5.65명이 한 좌석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5.65명은 ‘대학설립∙운영 규정’에서 교사(校舍)시설이 둬야 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도서관은 ‘대학설립∙운영 규정’ 제4조 1항에서 교사시설 중 교육 기본시설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대학은 열람실, 자료실 등을 둬야 한다. 이 중 열람실에는 학생정원의 20% 이상, 즉, 열람 좌석당 5명까지 수용할 수 있게 좌석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한동대는 5.65명으로 전체 학생의 약 18%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174석이나 줄어든 좌석 수
학생 수가 줄었지만 열람 좌석당 학생 수는 왜 이렇게 올랐을까? 가장 큰 이유는 학생경력개발실이 기존 노트북 열람실이었던 3열람실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총 97석이 사라지게 됐다.
1열람실이 리모델링돼 좌석이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기존 1열람실에 있던 총 421석은 리모델링을 통해 ▲일반 좌석 224석 ▲노트북 좌석 120석으로 변경됐다. 그 결과 77석이 사라졌다. 전체 열람실 좌석 수를 살펴보면 ▲3열람실 97석 감소 ▲1열람실 77석 감소로 총 174석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개개인의 열람실 이용 방법에 따른 사석화 이전에 열람실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선행하고 있다.
학술정보처 안운섭 과장은 “실질적으로 지난해에도 열람실 좌석 이용률은 100%가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실질적으로 좌석 수가 줄어 사석화가 문제 될 가능성이 있어 수단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과장은 “사석 정리는 매일 오전 6시에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원이 4명밖에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주기적인 관심을 쏟기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또한, NFC가 설치되어 있지만, 학생이 사용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로 변했는데 이에 안 과장은 “학교 차원에서 NFC를 더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직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며 “또한 NFC를 꼭 사용해 좌석을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빈자리가 많은 때는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어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총학은 오석관 사석화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학생 대상으로 5~6주차에 걸쳐 설문조사를 했다. 김기찬 여론수렴국장은 “설문조사 결과는 사석화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것으로 분석 중이다”며 “강제적인 사석 정리는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부족하고, 사석 정리한 물건에 대한 책임 소재도 아직 불분명하기에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국장은 “한동의 아너코드를 강조해 학생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명예제도위원회와 함께 캠페인을 기획 중이며 7주차부터 진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 그래픽 채윤희
 
오석관 A to Z
대학의 심장, 오석관 자료실의 모든 것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드나드는 도서관. 그 안에 구비 돼 있는 수많은 책들. 대학교육연구소
(이하 대교연) 통계 7호의 ‘도서관 현황’에 따르면 도서관은 대학교에 학생과 교수의 교육 및 연구 활동도구로써 꼭 갖춰져야 할 공간이어야 한다. 도서와 열람실은 학생과 교수가 이용하는 데 있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통계, 처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학도서관 관련 규정은 대통령령인 ‘대학설립운영규정’에 시설 종류와 열람석 기준만 간단히 언급된 정도다. 한동대의 심장인 오석관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책, 어떻게 구비되나요
오석관의 모든 자료는 일반 이용자인 교수와 학생이 신청하는 자료 위주로 우선 구매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대로 구매되거나 요청 이외에 남은 예산이 있다면 대체로 단행본 구매에 다시 쓰인다. 2013년 기준 약 4,300여 권의 신청도서를 구매하는 비용도 약 1억 9천여만원의 예산을 밑돌아 구매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장서 구매의 경우, 국내 도서와 해외도서 절차에 차이가 있다. 먼저 온라인으로 신청된 도서 리스트의 구입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평균 2~3일 간격으로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책을 주문한다. 구매의 결격 사유가 되는 종류의 도서로는 간행물과 고가의 장서, 복본자료 등이 있다. 구매한 책이 학교에 오기까지 4~5일 정도가 소요된다. 도착 후에는 데이터베이스화 과정과 태그 부착 작업이 약 7~10일 정도 이뤄진다. 따라서 신청 후 평균적으로 2~3주 후에 신청도서를 받아 볼 수 있다. 해외도서의 경우에는 도서업체에서 해외도서를 잘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60일의 납기일이 소요된다.
 
책, 더 읽고 싶어요
1996년 폐지된 대학설치기준령에 따르면 대학도서관에는 기본적으로 ‘총학생정원 1인당 30권 또는 학과당 5,000권 중 많은 수 이상의 도서와 매년 총학생정원 1인당 3권 이상을 추가한 도서를 구매하도록 하고, 학과별로 10종 이상(자연계열 학과는 15종 이상)의 전문분야 정기간행물을 비치’해야 한다. 대학들이 도서관에 비치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자료에는 단행본과 연속간행물, 비도서자료, 전자자료 등이 있다. 대교연은 매년 대학의 ▲재학생 1인당 도서 수 ▲재학생 1인당 대출 도서 수 ▲재학생 1인당 연간자료 구입비 등 도서관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평가하고 있다. 2012년 일반대학 도서관별 지표 현황을 보면 학생 1인당 도서 수 분포로 55권 미만인 대학도서관은 33.2%이고, 100권 이상인 대학도서관은 전체의 11.2%인 23곳에 불과하다.
2012년 오석관의 재학생 1인당 도서 수는 45.2권으로, 전체 대학 평균 91.86권의 절반 수준이다. 2013년은 재작년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45.7권으로, 대학자체평가보고서 기준 A~E 등급 중 C등급에 속한다. 총 장서 수는 25,322권인 법률대학원 장서를 포함한 값이라 실질적으로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173,061권인 오석관 자료만 가지고 평가한다면 값은 39.8권으로 더 낮아질 것이다. 또한 한동대 재학생 1인당 대출도서 수는 전체 대학 평균의 11.59권 보다 높은 21.1권으로 부족한 장서에 비해 학생들의 수요는 높은 편이다.
2012년 전국 대학 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 현황을 살펴보면, 1인당 자료구입비로 연간 15만 원 이상 지출한 대학은 21.0%이었고, 55.6%는 10만 원도 채 지출하지 않았다. 1인당 자료구입비로 98,917원을 지출하는 한동대는 55.6%에 해당한다.
 
책, 공간이 부족해요
오석관의 장서 수는 1년에 평균 7,000권씩 늘어가고 있다. 학교 초창기에는 장서 수를 더 많이 늘렸었지만 지금은 공간부족과 도서관리에 대한 인력부족으로 인해 그 증가 폭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장서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쉽게 버릴 수 없는 장서의 특징과 제한적인 수납공간 안에서 계속해서 구입되는 새로운 책으로 오석관은 예전부터 포화상태다. 그러나 공간 확충 또한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문제는 재정이다. 많은 장서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도서관의 특성 상 생활관에 비해 평당 2배가량 높은 건축 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오석관은 본래 도서관 용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다. 도서관이 없는 학교 초기, 오석관은 임시 도서관 용으로 쓰였고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지금까지도 확충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술정보팀 안운섭 과장은 “학교의 짧은 역사로 인해 다른 대학에 비해 도서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서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빠른 시간 내에 서고 공간을 확보하고, 노후화된 열람실의 환경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울러 장서는 한동대의 재정적인 여건 등을 고려하여 양보다 질로 평가하여 가치 있는 도서를 구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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